30일 전주시내가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변했다. 2010년 한 해가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 8일부터 시작된 전북 버스 7개지회 총파업 23일째. 덕진구청이 전북고속지회 천막농성장 철거를 명령한 계고장 만기일인 30일 오전 현장을 찾았다.
이 날도 조합원들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이른 아침부터 천막농성장으로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조합원 40여명은 용역이 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전북고속 사무실 입구에서 항의농성을 벌였다.
자칭 사설경비업체 직원이라고 하는 이 용역들은 이 업체 사장을 불철주야 따라다니며 경호를 하고 있다. 지난 29일 항의농성을 벌이는 조합원들을 향해 소화액을 뿌려댄 장본인들이다.
남상훈 전북고속지회장의 말을 빌면 다른 6개 버스회사는 대표들이 자신의 돈을 써야되기 때문에 용역을 못쓰지만, 전북고속 대표 만큼은 소유 지분(2대 반)이 적기 때문에 용역들에게 주는 돈을 회사 돈으로 줄 수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용역들에게 들어간 돈은 1인당 30만원 정도, 하루평균 2천여만원, 20일 이상이 경과했으니 대충 잡아도 4억원은 족히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지나간 일이긴 하지만 파업 기간이 더 길어진다고 보면 어차피 지출될 막대한 용역비로 파업 전에 노조와 협상을 벌일 수 도 있었지 않을까. 쓸데없이 돈이 나간다고 하니 아쉬움만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