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획

[인터뷰] 다치고 나니 더 단단해져

편집팀( 1) 2010.12.06 12:14 추천:1

지난 1일 현대차 전주비정규직지회(전주지회)가 부분파업을 하는 와중에 사측 300명이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지난달 22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한 이래로 사측과 격렬하게 싸우기는 처음이었고 여러 조합원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안정수(가명) 조합원은 안경을 쓰고 있는 상태로 관리자에게 가격 당해 안경이 깨지고 눈쪽에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각막 손상은 없지만 14 바늘을 꿰맸고 2주 동안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주지회 안 조합원은 지난 1일 사측의 대체인력투입 과정에서 관리자에게 가격을 당해 14바늘을 꿰매야했다

 

 

안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가입해 처음 겪는 이번 일에 대한 소감을 묻자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주저없이 말한다. 

 

올 8월에 노조에 가입한 안 조합원은 "고용불안에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노조에 가입했다"고 한다. 여기에 7월 22일 대법원의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이 난 후에 확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2007년 4월에 입사해서 비정규직의 서러움을 많이 느꼈다는 안 조합원은 "정규직하고 공정도 똑같고 모든게 다 똑같은데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임금도 그렇고 관리자한테도 많이 당했어요"라고 말한다. 특히 "관리자가 지시를 내리면 모든지 꼭 해야 되는꼭 해야 되는 것을 느꼈어요. 복종해야 한다는 식이었죠.”

 

안 조합원은 노동조합을 가입하고 나서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현장에서 노동탄압이 너무 심했는데 가입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을 얻었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안 조합원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진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는 결의를 밝혔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안 조합원이 다칠 때 이재훈 조합원은 바로 옆에 있었다. “발로 얼굴을 걷어차는 모습을 봤거든요. 쓰러졌는데 계속 차서 눈이 찢어졌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해줬다. 움츠러들지는 않았냐고 물어보니 “그걸 보니까 열이 나면서 더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고 말한다. 

 

이 조합원은 대법원 판결이 나고 나서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누가 월차 쓰거나 사고 났을 때 나가서 일을 해주는 지원조인 이 조합원이 노조에 가입한 이유는 “도저히 못참겠다”이다. “소장, 반장이 일을 너무 많이 시켰어요. 자기들이 할 일도요”

 

이 조합원이 있는 대성기업은 대법원 판결 이후 조합원이 2명에서 25명으로 확 늘어놨다. 그러다보니 사측과 마찰이 생겨도 할 수 있는 말을 다 할 수 있게 된 것이 노조 가입하고 바뀐 점이다.

 

울산에서 힘들게 싸우는 동지들에 대해서  “울산과 거리가 멀어서 힘을 못 보태니까 여기서 더 열심히 싸우죠. 의지가 얼마나 전달될지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하면 전달되겠죠”라며 안타까워했다.

 

아무래도 2주 넘게 싸우면서 긴장도 되고 힘들기도 할 테지만 이 조합원은 “혼자만 생각해서 빠질 수는 없죠, 아침에 몸이 아파도 눈떠서 일어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다음 달이면 아빠가 된다는 이 조합원은 애기에게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비정규직 같은 것만은 꼭 애기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고요.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앞으로 더 열심히 싸워야죠”라며 다짐을 해보였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