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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농성 새 국면

합동취재팀( 1) 2010.11.28 13:31 추천:1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점거 농성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울산 1공장을 점고 중인 울산 비정규직 지회는 27일 밤 11시 40분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정규직 노조)와 함께 현대차 사쪽에 제시할 교섭요구안을 확정지었다.


▲27일 밤 11시 40분께 이상수 울산 비정규직 지회장이 쟁대위 결정사항을 보고하고 있다. 이 지회장 뒤에 쟁대위 결정사항 대자보가 붙어 있다.

 

이번 교섭요구안은 일종의 비정규직 노조의 교섭요구안으로 교섭 방식을 두고는 △현대자동차(주)에 특별교섭 개최와 창구를 요구하고 △특별교섭단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사내하청 3지회로 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교섭 의제는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농성자의 고용 보장(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 사내 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을 요구 등이 포함됐다.

 

여기에 교섭의제를 두고 문구화 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단서를 달았다. 이 단서는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지회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가 48시간 격론 끝에 낸 내용으로 △비정규직지회 쟁대위는 현대차와 불법파견 정규직화 교섭을 열기 위한 과정으로 이번 특별교섭에 참여한다 △금속, 현대차지부, 3지회 5주체(3주체) 회의 결과에 대해 다수의 조합원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공유한다 △비정규직지회는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있는 합의없이 농성을 풀지 않는다"는 입장이며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지지, 엄호, 연대 의사를 요청한다 △지회 쟁대위는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위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는 것이다. 

▲쟁대위원들은 이번 결정사항을 만장일치로 통과 시켰다.


현대차 울산 1공장을 점거중인 울산 비정규지회 쟁대책는 27일 밤 11시 40분께 이런 3주체 합의안과 단서조항에 대해 최종 의결하고 조합원들을 모아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상수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지회장은 “논의에 끝을 냈다. 이틀 동안 내부적 혼란과 지도부 판단에 대한 망설임으로 농성자와 바깥 투쟁대오에 혼란을 야기한 것을 사과 드리겠다”며 “오늘 쟁대위에서 명확한 안을 내놓고 이후 강력한 투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상수 지회장은 “이번 합의는 교섭요구가 정규직화 교섭의 과정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성과 있는 합의가 없으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쟁대위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비록 혼란이 있었지만 교섭이 있어야 정규직화 내용을 확보한다는 판단을 했다. 그 판단에 대한 현장의 혼란은 분명한 입장으로 종식시키고 이후 투쟁을 가열 차게 나아갈 것이다. 결론을 냈으니 즐겁게 투쟁해 나가자. 힘차게 따라 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상수 지회장이 최종 쟁대위 안을 확정하자 조합원들은 박수로 안을 받아들였다. 현재 비정규직 3개 지회중 아산 비정규직 지회가 2차 3주체 합의안을 거부한 상황으로 알려져 울산 지회가 적극 설득 할 예정이다. 울산 지회는 28일 오후 1시 농성장 입구 계단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울산 점거 농성장 조합원들 48시간 동안 격론

 

애초 이번 요구안은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아산, 울산, 전부 비정규직 지회 등 노조 3주체가 모여 만든 의견 안을 수정 한 것이다. 이 의견 안은 지난 24일 3주체가 1차 장시간 회의 끝에 나왔다. 첫 번째 나온 의견 안은 “교섭 의제는 동성기업 폐업으로 파업이 촉발 된 바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금번 농성자의 고용 보장(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 지회 지도부의 사내에서 신변 보장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 요구”로 문구화 됐다. 그러나 문구에 ‘동성 기업 폐업으로 촉발 된 바’나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 요구’ 등으로 표현되자 조합원들은 가장 핵심인 불법파견 교섭 요구가 부차화 된다는 인식이 컸다. 이에 따라 울산 공장 밖에서 투쟁하고 있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의견 안을 두고 찬반 토론을 거쳐 폐기했다. 울산 비정규직 쟁대위도 격론 끝에 1차 의견 안을 부결시키고 새로운 의견 안을 제시했다. 

▲조합원들은 보고 대회가 끝나자 쟁대위 결정사항을 핸드폰으로 찍어 바깥 동료들과 트위터 등에 알렸다.

울산 쟁대위는 새로운 의견 안으로 27일 새벽 2차 3주체 회의에 참석하기 전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합의 없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담기로 했다. 비록 1차 의견 안이 부결 됐지만 이번 교섭의 3대 원칙으로 △명분 있는 합의 △정규직과의 연대 △사회적 여론 확장으로 정하고 특히 정규직과의 연대가 이번 투쟁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제라는 것을 확인했다.

 

다시 장시간 회의를 거쳤지만 2차 회의는 쉽게 결론에 다다르지 못했다. 결국 중간에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이 번갈아 울산 비정규직 지회 쟁대위를 찾아와 설득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48시간여 만에 2차 의견 안이 나왔다. 2차 의견 안은 가장 격론을 일으킨 ‘동성 기업 폐업으로 촉발 된 바’라는 문구가 빠졌다.

 

또 울산 비정규직 지회가 강력히 요구한 ‘정규직화에 대한 성과 있는 합의 없이 농성을 중단하지 않는다’라는 문구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는 현대차 사쪽을 교섭에 끌어내기엔 전제사항이 교섭 장에 나서기 어렵게 하는 문구라는 이유로 알려졌다.

 

다시 농성장 조합원들은 각 조별로 장시간 토론에 들어갔고 곳곳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조합원들은 의견 안을 놓고 ‘일단 교섭은 해보자’, ‘정규직화 교섭이 아니기 때문에 교섭에 나가선 안 된다’, ‘지도부를 믿고 따르자’ 등의 의견들이 큰 줄기를 이뤘다. 이렇게 농성장 내부에서 격론이 이뤄지고 쟁대위 내에서도 격론이 이뤄졌지만 울산 비정규직 지회는 밤 11시 40분께 만장일치로 의견 안에 단서조항을 다는 것으로 논의를 확정지었다. (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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