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관리자들을 총동원해 파업출정식 장소를 원청봉쇄한 가운데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17일 오후 5시30분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더이상 기만적인 4대 의제에 대해 고민하지 말고 8대 요구안("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 오직 이 요구안만을 가지고 힘차게 2차파업투쟁을 조직할 것"을 결의했다.
현대차 출정식 원청봉쇄에도 2차파업 동력 건재 확인
이날 파업출정식에는 지회 조합원 500여명이 참여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현대차가 하도 날뛰어서 집회 오면서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동지들을 보니까 가슴이 벅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2차파업 출정식은 현대차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파업의 주동력이 건재하고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17일 파업출정식 장소인 현대차울산공장 열사광장 주변은 현대차 관리자들과 버스, 차량으로 완전히 봉쇄됐다.
지회 1공장 정병은 대의원은 "열사광장은 버스와 차량으로 막아놨고 울산공장 본관과 지부 사이 열사광장으로 오는 길은 1000여명이 넘는, 수도 헤아릴 수 없는 관리자들과 버스, 관광차량으로 봉쇄했다. 1공장도 집으로 가는 길을 열어두고 열사광장으로 가는 길은 완전히 봉쇄했다"고 전했다.
4공장 이웅화 부대표는 "오늘 중식 보고대회를 하려 했는데 관리자들이 새까맣게 몰려와 중식 보고대회를 봉쇄하고 조합원들을 조직하러 라인 순회를 시도하면 라인 못돌게 관리자들이 막아서고 봉쇄했다"고 밝혔다.
파업출정식 "4대의제 고민 말고 8대 요구안 쟁취 2차파업 조직하자"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윤석원 사무국장은 파업출정식 대회사를 통해 "16일부터 전공장에서 해고 징계 날리고 있다. 하지만 8년동안 지켜온 노동조합이다. 해고 징계 당당하게 돌파하고 전진할 것"이라며 "25일동안의 공장점거파업은 맞고 피흘리며 지켜낸 파업투쟁이다. 5차례 교섭에서 현대차는 고소고발 손배 철회하지 않고 불법파견 특별교섭은 회피하고 있다. 어떻게 이 안 가지고 합의를 할 수 있겠는가? 징계 해고 떨쳐버리고 8대 요구안 쟁취 2차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나가자"고 호소했다.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상수 지회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사이트에 올라온 파업출정식 사진을 봤다. 동지들의 눈빛이 살아 있음을 봤다. 오늘 현대차는 평화적인 집회를 막았다. 그럴수록 현대차는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탄압할수록 진정성이 사라지는 것이고 우리의 정당성은 더욱 확보되는 것이다. 여기서 최후를 맞더라도 정규직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출정식은 2차파업 출정식이다. 1차 파업보다 힘들 수 있지만 현장을 조직하고 조합원들과 함께 현대차의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우리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 믿는다. 기만적인 4대 의제 가지고 흔들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기만적인 4대 의제 고민하지 말고 8대 요구안("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 오직 이 요구안만을 가지고 힘차게 2차파업 투쟁을 조직하자"고 말했다.
사업부별 조합원 현장발언 "우리는 정규직이다. 정몽구가 나와라"
파업출정식은 사업부별 조합원들의 자유발언을 통해 2차파업의 결의를 다졌다.
2공장 사업부 조합원은 "2006년 투쟁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다. 현대차가 탄압하고 억압하더라도 내 머리 속에는 정규직이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오늘 이 자리 오면서 얼마나 올까, 얼마나 굳은 의지가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많은 동지들 보고 가슴이 떨린다. 끈질기게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해 정규직 명찰을 달자"고 말했다.
시트사업부 강정권 조합원은 "1차파업 이후 2차파업을 많이 기다려왔다. 우리는 정규직이다. 이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정규직이라는 자부심 가지고 꿋꿋하게 싸워서 반드시 승리하자. 우리는 정규직이다. 정몽구가 나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투쟁 침묵할수록 병영과 같은 자본의 통제 강화돼"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파업출정식에는 정규직 현대차지부도, 현장조직들도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탄압에 현대차지부가 침묵할수록 현장은 병영과 같은 자본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현대차지부 대의원들조차 오토바이 헬멧이 강제로 벗겨지고 머리채가 관리자들의 손에 잡혀지고 있다. 24년 역사의 현대차지부 현장권력이 짓밟히고 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6일 쟁대위 소식지를 발행해 "경비대가 출근길 정규직 조합원의 신분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으며 정규직 대의원의 출입을 가로막고 신원확인과 소지품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지부 상집의 출입차량까지 막고 트렁크 확인까지 하고 있다"며 "이렇게 속절 없이 현장이 유린당한다면 현대차지부 24년 역사동안 쟁취해온 현장권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 현대차지부와 활동가들이 사쪽의 노골적인 현장통제에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파업출정식에는 현대차지부 소수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현대차지부 박성락 대의원은 "오늘 파업출정식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 열사광장이다. 그런데 현대차는 원청 관리자들을 동원해 열사광장에서 진행될 파업출정식을 봉쇄했다. 전면적인 탄압을 시작했다. 징계 탄압과 회유 협박으로 파업대오를 흔들고 있다"며 "1차파업의 교훈을 되새기며 2차파업을 준비하자. 2차파업투쟁 흔들림 없이 어깨 걸고 때로는 힘들고 지치더라도 사측 앞에서 쓰러지지 말자. 사원증 달고 출근할 때까지 동지들을 서로 보듬어 달라"고 호소했다.
2차파업투쟁 결의 손도장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파업출정식은 확대간부들과 평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파업투쟁을 결의하는 손도장 찍기로 마무리됐다
"우리 투쟁은 정당하다. 징계위 분쇄 파업지침을 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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