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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2년 8월 8일 11시 미사시간.

 

성체가 경찰들의 전투화에 짖밟히는 일이 벌어졌다.

 

해군기지 정문에서 미사를 보시던 큰신부님(문정현 신부)께서 늘 성체를 소중히 받쳐 들고, 강정천쪽 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땅바닥에 앉아 미사를 참여하시는 신부님들과 신자분들께 영성체를 해주시던 것을 알기에 성체가 짖밟혔다는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해군기지 정문에서 기지사업단 정문으로 내려오는 200여 미터의 길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단순사고라도 있었던 걸까? 그런데, 왜 또 누구에게 성체가 짖밟혔단 말인까? 머릿 속은 온통 복잡해졌다.

 

사건의 전개 )

 

성체는 영성체를 위해 큰신부님께서 해군기지 정문쪽으로부터 기지사업단쪽으로 모시고 내려오는 도중에 바닥에 떨어졌다. 경찰이 불법공사차량을 기지사업단 정문으로 들이기 위해 그쪽에 있던 신부님들과 지킴이들을 경찰들이 고착시키고자 이동하는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큰신부님의 손목을 잡아채면서 땅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제주교구의 조사과정에서 여러 영상에 잡힌 장면이 캡쳐되어 이미 증명이 되었다.

 

성체가 바닥에 떨어지자, 신부님께서 경찰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성체를 수습하려 하셨으나, 경찰들은 이를 묵살하고 계속 성체를 짖밟으며 행진하였으며, 성체가 떨어진 자리 위에 버티고 서서 옆으로 비켜달라는 신부님의 요구를 묵살하였다. (현장에서 본 지킴이의 증언)

 

그리고, 이에 항의하는 지킴이들 중 두 사람이 연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연행 사유가 불분명한 가운데, 무조건 경찰차에 태웠다가 대화를 통해 연행의 타당성이 없어 하차시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음에도, 말장난처럼 경찰차 뒤에 대기시켜둔 연행차에 다시 태워서 잡아가는 등 기망과 조롱이 있었고, 그럼으로써 경찰 스스로도 확고한 기준없이 얼렁뚱땅 공권력을 작위적으로 행사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 날 오후 다시 상황발생. 위 의 지킴이 연행과정에서 가장 비인간적으로 두드러지게 활약을 한 여경 "이지0"씨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지킴이들이 경찰차의 이동을 막았고, 광주 여경, 이지0 씨의 하차와 사과, 해명을 요구함에 대해 경찰은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고, 여성 지킴이들이 차 앞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남자 경찰들 수십명이 출동하여 고착, 몸으로 밀어뭉개어서 차를 빼내가는 악랄한 수법을 사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앳된 소녀 지킴이는 발목이 패이는 부상을 입는 등  여성들의 피해가 있었다.

 

 

사건의 성장 )

2012년 8월 9일 11시 미사시간.

 

계속되는 미사침탈. 경찰들은 늘 그렇듯이 신자들이 많이 모인 해군기지 정문 앞이 아닌,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아랫쪽 강정천 다리 옆 기지사업단 정문 앞만을 노린다. 그리고, 기지사업단 앞에 앉아 있는 신부님들을 보면서도 이것은 미사가 아니라고 부정한다.

 

불법공사차량을 넣기위해 신부님들과 지킴이들을 고착시켰고, 나는 고착된 장소 안에 불법구금이 되었다. 일반 강정방문객이 서서 피켓팅을 하던 공공장소를 고착시키기 위해 그 주변을 둘러싸면서 멀쩡히 서있던 사람마저 경찰들의 방패의 벽안에 불법구금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방패의 벽 안으로 하나 둘 짐짝처럼 사람들이 들려서 끌려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두 여성이 방패 사이에 어깨와 팔 등이 끼어 고통을 호소했으나, 여성들의 울부짖음에도 경찰들은 방패를 더욱 밀착시키고 힘으로 밀어붙혔다.

 

고착이 해제되고 나니, 며칠동안 강정마을 삼거리 식당에 내려와 지킴이들의 식사를 해주시던 재능기부자가 발목이 부러지는 피해를 당한 걸 알게 되었다. 통증을 호소하는 그의 양말을 벗기자, 왼쪽 발목이 눈 앞에서 급격히 부어올랐고, 응급차에 마지못해 실려간 후, 발목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안타까움 서러움 비참함에 목놓아 우는 여성 지킴이들과 전날 성체를 침탈하고도 더욱 악랄해진 경찰들의 수법에 치를 떠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미사가 끝나고, 삼거리식당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자마자 다시 상황발생을 알리는 메시지가 왔다. 잠시 숨돌릴 틈도 없이 내려가보니 "성체모독" 사건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사과와 책임자인 제주경찰 청장과 이동민 서귀포서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신부님들의 연좌가 이어지고 있었다. 다시 불법공사 차량을 들이기 위해 고착과 폭력적 진압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오랫동안 강정의 지킴이로 상주중인, 한쪽 팔이 없으신 남자가 크게 몸이 뒤틀려 통증을 호소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응급차에 호송이 되었다. 그리고, 오후 4시경에 다시 지킴이 한명이 연행되었다. 이 시간과 거의 동시에 제주경찰청의 "성체모독"에 대한 공식사과가 보도가 되고 있었다.

 

"성체모독"에 대한 사과를 하며, 이에 항의 중인 지킴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연행을 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작태가 가히 인면수심, 안하무인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아니하고, 고의성을 부정만 하는 사과아닌 해명과 발뺌하기에 그쳤기에 이는 더욱 큰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건의 심화 )

2012년 8월 11일

 

해질무렵, 화순항 케이슨 제작장을 출발한 일곱번째 케이슨과 준설선이 유유히 강정포구에 도착. 제주도청 공무원들이 자리를 비운 주말 밤을 이용하여 야음을 틈타 불법적 해상공사를 마치고 새벽 6시 반경 강정 앞바다를 빠져나갔다. (오탁방지막 훼손시 해상공사는 불법임)

 

2012년 8월 12일

 

연일 계속되는 강정마을측의 대통령 공식사과 및 책임자 파면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이에 대한 경찰측의 폭력적 강경대응이 계속되었지만, 일단 경찰측은 사과를 하고 난 후 미사시간에는 불법 공사차량을 들이지 않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대신 새벽부터 공사차량 수십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미사시간 이후에 대량으로 차량이 빠져나오는 식으로 기만하였다.

 

"성체모독"에 대한 비난 여론이 뜨거워지자, 일단 입사과로 ‘눈가리고 아웅’한 뒤, 실제로는 불법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새벽 6시 반 백배명상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레미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사현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양윤모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지킴이들이 몸으로 공사차량을 막으며 이에 항의하였다.

다시 11시 일요미사 시간. 경찰들은 자신들의 공식입장이라도 천명하듯, 더욱 강한 폭력진압과 강경대응을 하였고 그 결과, 경찰들에 의해 지킴이들이 고착 후 내던져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사지가 들려 아스팔트로 내던져진 지킴이들 중 다수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업고,  그중 심하게 던져진 한명은 꼬리뼈 협착과 온몸 근육경련으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차에 호송되었으며, 함께 내던져진 다른 이도 등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보내졌다.

 

이러한 무자비한 폭행은 공사장 차량 통행이 모두 끝난 후에도, 경찰들에 의한 고착 상태가 5분에서 10분간 지속되는 불법구금의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며, 지킴이 한분의 연행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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