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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금이야말로 구럼비 살려야 하는 때”

합동취재팀( admin@nodongnews.or.kr) 2011.10.11 09:47

천주교가 ‘모든 역량을 총 결집’해 제주해군기지 반대에 나섰다. 10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천주교 연대)’를 출범한 뒤 강정포구 앞에서 ‘전국 사제, 수도자 연합 생명 평화 기원 미사’를 진행했다.

천주교 연대 출범을 마치고, 신부들이 일렬로 행진해 강정포구로 들어오자 수녀, 신도들이 환호로 맞았다.



천주교는 그동안 열정적으로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여왔다. 문정현, 문규현 신부를 비롯해 수많은 신부들이 연행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사 중단을 요구해왔다. 오늘 미사도 제주교구 신자 6백여 명 등 1천여 명이 참여했다.

철조망에 막혀 중덕 해안가 구럼비로 갈 수 없는 이들은 미사 뒤 철조망을 따라 촛불을 들고 구럼비 바위를 건너봤다. 줄지은 행렬을 따라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강정마을 주민과 사회단체 등이 꾸준히 투쟁해 왔으며, 이제 전국적으로 강정마을 해군기지가 들어오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자연유산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교구 박동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연대는 동정과 피상적인 그 무엇이 아니라 공동선에 투신하겠다는 강력하고 항구적인 결의”라며 “타인을 착취하는 대신 이웃의 선의에 투신하고, 남을 위해 자기를 잃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또 박 위원장은 “강정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만 동정심, 근심, 무관심과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태도는 불신앙과 부도덕일 수 있다”며 “평화는 무기와 군사력으로 깨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현 신부는 “지금이야말로 구럼비를 살려야 하는 때”라며 “구럼비가 부를 때마다 달려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철 강정마을 부회장은 “강우일 주교님이 수차례 구럼비 해안에서 생명평화 미사를 집전하며 해군기지 건설 반대해 온 것을 마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출범을 한국천주교의 모든 역량을 해군기지 저지에 총력 투쟁에 나서서 마을 대표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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