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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정마을 주민들 “강정 제발 살려줍서” 호소

정재은( cmedia@cmedia.or.kr) 2011.08.31 13:17

법원이 31일 제주해군기지 현장 답사를 하고 계고장을 통보한다고 밝힌 가운데 강정마을회가 ‘강정을 제발 살려 줍서’라고 호소하는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법원은 제주해군기지 반대하는 주민, 일부 평화운동단체 활동가들의 공사 부지내 출입을 막는 가처분 결정을 함에 따라 31일 오후 농성장 등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통보할 예정이다.


법원 집행관이 경찰병력을 대동할 경우 산발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중덕 해안가 구럼비, 쇠사슬 농성장인 중덕 삼거리, 천주교 ‘평화기도소’인 기지 공사 정문 앞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민, 연대단체 회원들은 기지 공사를 위한 펜스가 쳐지지 않은 마지막 공간이 중덕 삼거리에 집결해 있는 상황이다.

 

▲출처: 강정마을까페(http://cafe.daum.net/peacekj)

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압박하는 법원, 경찰, 해군의 행보에 강정마을 주민들은 대도민 호소에 나서는 등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억만금을 준다해도 이 아름다운 강정바다와 구럼비 바위를 소중하게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왔다”며 “해군기지 사업부지내 반대측 주민 소유 지분은 전체가 강제수용절차를 거쳐 공탁금 형태로 보상이 된 부분이며, 강정 해군기지 사업부지는 전체가 강정천 유원지 보호구역으로 20년간 재산권 행사를 할 수없는 지역으로 20년 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탁금이 책정 된 부분이다. 결코 보상의 수준이 아닌 강탈당한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은 “구럼비 바위 지역은 제주도 전체면적의 단 3%미만의 해안선 절대보전지역”이라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콘크리트로 메우면서까지 해군기지를 지어야만 하는가. 강정 구럼비 바위는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안하무인격으로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중앙권력이라면 해군이 제주에 들어온 후 어떻게 행동 할지 뻔히 알 수가 있다. 들어오는 순간 제주도는 해군공화국이 되고 말 것”이라며 “이것은 아예 강정주민들은 모두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도민들에게 “제발 우리를 살려 줍서. 강정주민들이 죄를 지었다면 마을을 사랑한 죄이다”고 호소하며, “해군기지 문제는 재고되어야 한다. 만약 해군기지를 찬성하시더라도 직접 강정에 오셔서 구럼비 바위에 한 번 걸어도 보고 앉아보고 누워본 후 그 곳에서 보이는 풍광을 느껴보시고 난 후에 구럼비 바위에 콘크리트를 붓는 것을 찬성을 하십서”라고 부탁했다.


한편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도 30일 성명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KCRP 대표 공동회장인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대주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회장이 참여한 성명에서 이들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며 정부와 해군 그리고 강정마을 주민들은 제주 해군기지건설에 관한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양측이 함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면서 “이것만이 불행을 사전에 막고 현재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 및 재논의를 위한 제주지역 교수협의회도 해군기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구속자를 전원 석방하고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며 공권력 투입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은 제주도의회에서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해군이 주도하는 행정대집행은 엄청난 정국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강정을 제발 살려 줍서” 호소문 전문
도민여러분!


저희 강정마을이 해군기지건설에 둘러싼 갈등문제로 4년 4개월동안 고통을 받아온 것을 누구보다도 도민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실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오해하시는 부분도 더러는 있을 수도 있기에 이렇게 다시금 호소하려 합니다.


어떤 분은 이미 보상절차가 끝났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실상은 해군기지 사업부지내 반대측 주민 소유 지분은 전체가 강제수용절차를 거쳐 공탁금형태로 보상이 된 부분이며 강정 해군기지 사업부지는 전체가 강정천 유원지 보호구역으로 20년간 재산권 행사를 할 수없는 지역으로 20년 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공탁금이 책정 된 부분입니다. 결코 보상의 수준이 아닌 강탈당했다고 주장을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강정 주민들은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반대해온 적이 없습니다. 억만금을 준다해도 이 아름다운 강정바다와 구럼비 바위를 소중하게 지켜서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온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강정의 구럼비바위 지역은 절대보전지역으로 제주도 전체면적의 단 3%미만의 해안선 절대보전지역입니다. 과연 이런 천혜의 자연경관을 콘크리트로 메꾸면서까지 해군기지를 지어야만 하는가에 대해 저희 강정주민들은 호소해 왔고 관광사업이 제주도의 생명사업임을 감안하면 강정 구럼비 바위는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그러나 해군과 행정은 저희의 목소리를 단 한 번도 진심으로 들어주기는커녕 밀어붙이기와 이간질로 갈등을 부추키어 왔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50여명이 사법처리를 당했고 지금도 200여명이 사법처리과정을 겪고 있으며 경찰이나 해군과 대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폭력에 의해 상해를 입은 사람만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우리들이 폭력을 휘둘러 경찰들이 상해를 입은 것처럼 적반하장으로 호도하며 공안 정국을 선포하며 4년4개월을 비폭력, 평화적 저항을 해온 강정 주민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찢어 놓고 있습니다.


강동균 마을회장님은 4년 전 집안형편이 좋지 않아 자신의 토지를 소유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닌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어서 빚이 8천만 원이 넘는 상황에서도 마을의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을 도저히 내버려 둘 수 없어서 기꺼이 마을회장직을 수임하였고 4년간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를 못해 빚이 눈덩이처럼 두 배로 늘어 현재 1억5천만 원이 넘는 상황입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강동균 마을회장님은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셨고 언제나 의연하게 오히려 마을 분들이 힘들지 않게 하시려 노력하여왔습니다. 그런 분을 경찰은 이유도 없이 불법적인 연행을 하였고 결국 구속 수감하였습니다.


이제 공안정국이 선포되고 강정주민들과 강정을 지켜주려 들어있는 활동가들을 종북좌파세력으로 몰아대며 육지병력이 대거 투입되고 현장지휘마저도 제주도 출신은 못 믿겠다며 육지에서 파견되 온 T/F팀이 관리하는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4.3의 아픔이 치유되지도 않은 제주에 중앙권력에 의해 또다시 피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중앙권력이라면 해군이 제주에 들어온 후 어떻게 행동 할지 뻔히 알 수가 있습니다. 들어오는 순간 제주도는 해군공화국이 되고 말거라는 지적이 딱 맞는 상황이 되고야 말 것입니다. 이것은 아예 강정주민들은 모두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습니다. 죽기 싫으면 강정을 떠나라고 하는 것이지요.


한 핏줄이나 다름없는 제주도민 여러분!


제주에 사는 토박이들은 모두가 서너다리 건너면 성가쪽이든 외가쪽이든 아니면 친분관계가 되었든 성님 아우이고 친구이며 삼춘, 조케로 불려지는 사이 아닙니까? 제발 우리를 살려 줍서. 강정주민들이 죄를 지었다면 마을을 사랑한 죄 입니다. 또 하나 바당을 사랑하고 구럼비바위를 너무나 사랑한 죄 목이 추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을 공동체를 아끼고 지키고 싶었던 욕심이 저들에게는 가장 큰 죄로 여겨지었나 봅니다. 4년이 넘도록 해체되지 않고 끝까지 버티며 공동체적인 삶을 유지하니까 저들은 우리가 두려운 나머지 강정주민을 빨갱이 취급까지 하나 봅니다.


마을공동체가 파괴되고 결국 구럼비 바위에 콘크리트가 덮인다면 결국 강정주민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제발 강정주민들을 죽음의 낭떠러지로 밀려나지 않도록 도와줍서. 더구나 많은 전문가들이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중국과의 사이가 나빠져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중국인 관광객이 끊길 염려가 있다고 합니다. 강정을 위해서도 제주도를 위해서도 해군기지 문제는 재고되어야 합니다.


만약 해군기지를 찬성하시더라도 직접 강정에 오셔서 구럼비바위에 한 번 걸어도 보고 앉아보고 누워본 후 그 곳에서 보이는 풍광을 느껴보시고 난 후에 구럼비 바위에 콘크리트를 붓는 것을 찬성을 하십서. 만약 오셔서 강정주민 아무라도 두 세분 말씀을 들어보실 수 있다면 그 분들의 가슴에 흐르는 피눈물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장담 합니다. 강정주민들의 아픔을 느끼시고도 찬성을 하신다면 아무 반론도 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강정에서 제주의 미래를 한 번 쯤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시고 이 문제가 단순히 강정마을만의 문제가 아님을 느끼실 기회를 가져주시기를 거듭 거듭 머리 숙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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