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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상수 지회장, “2차 투쟁위해 조계사로 들어왔다”

윤지연( newscham@newscham.net) 2011.02.09 23:22

9일 오후 4시경부터 서울 조계사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이상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만났다. 그는 이번 농성에 대해 “최소한 현대자동차의 부당함과 비정규직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고자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2차 투쟁과 교섭 계획을 밝혔다.


조계사 농성장에는 이상수 지회장을 포함한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 2명이 농성에 결합한 상태다. 이상수 지회장은 지난 공장 점거파업으로 인해, 울산지법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현재 수배중이다.


이들은 △고소고발 취하 △해고 없는 징계 최소화 △가압류 해제 △징계해고 및 손해배상은 불법파견 교섭에서 논의 △동성기업, 2공장 해고자 2월말까지 전원 취업 알선 △임원들 사내 노조활동 및 신변 보장 △2월14일까지 불법파견 교섭단 구성 등을 포함하는 비정규직 3지회의 8대 요구안 쟁취를 위해 농성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출처= 참세상 김용욱 기자]

 

조계사 농성에 돌입한 배경은?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설 연휴 전후로 뭘 할 것인가 고민했고, 설 연휴동안 구상해 선택한 것이 이것이다. 그래서 설 연휴에 있었던 잠적설이 당혹스러웠다. 수배 때문에 울산에서 현장을 진두지휘할 공간이 폐쇄됐다. 또한 교섭 결렬을 선언할 경우, 지도부 침탈의 위협도 있었다. 공장안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특히 2차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새로운 거점으로 서울을 택했고 조계사로 들어오게 됐다.


그간 교섭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오늘 교섭 결렬을 선언하려고 했다. 현대차지부(정규직 노조)의 합의안은 정규직 입장에서 돌출된 안이다. 우리 비정규직의 안과는 다르다. 때문에 지부에서 내놓은 최종안에 대해, 아무리 우리가 수정하고 손본다고 해도 교섭 결렬을 선언하는 게 맞다. 특히 현대차 노사 실무교섭 합의서 내용은 모두 문제가 있었다. 대책마련에 대한 내용은 없고, 선별적 복직이나, 신규 인원모집 같은 1회성 이벤트 뿐이다. 특히 정규직화와 관련한 안이, 정규직화를 위한 창구 마련일 줄 알았는데 나중에 협의하자고 한다. 나머지도 법적 판결을 보자며 판결을 미루고 있다.

 

사실상 교섭이 결렬된 것으로 봐야 하나


교섭 결렬은 울산 뿐 아니라 아산과 전주 공장의 문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3지회가 모여 논의해야 한다. 이번 주말 3지회 공동집회가 있다. 그 때까지는 교섭 결렬 선언 여부가 결정 될 것으로 본다.

 

내일 고법 결심으로 인한 교섭 가능성은?


그것은 회사에서 판단해야 할 일이다. 대법 판결에 따라 새로운 안을 회사에서 내밀면 된다. 하지만 그 수정안이 없다면 우리도 교섭을 할 이유가 없다. 특히 회사는 작년 7월 22일 대법원 판결 이후, 위헌 신청을 하고, ‘최병승 개인에 해당하는 판결’이라며 돌려치고 있다. 무엇보다 회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정치적,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안 좋다. 그동안 우리가 싸우지 않고, 협상에만 기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은 회사의 탄압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나부터가 공장에서 내려온 후, 12월 말 까지 멍했다. 뭘 어떻게 손대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간부진 내에서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활동이 위축되니 일이 이리저리 꼬일 수밖에 없었다. 한 달 동안은 수세적으로 몰렸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현장에는 싸울 수 있는 동력이 남아있다. 나를 비롯한 동지들은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정규직화 쟁취하자’라는 구호를 가장 좋아한다. 지금은 서로를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마 회사는 정규직화를 지켜주겠다는 등 조합원들에게 다양한 회유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서로를 믿으며 이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2차 파업에 대한 계획을 말해 달라.

2차 투쟁시기를 언제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시기 문제가 중요하다. 쟁대위에서는 설 연휴까지는 교섭국면으로 끌고 가야한다고 논의했다. 물론 앞서 말했듯, 그동안 우리가 수세적으로만 대응했기 때문에, 2차 투쟁이 어려울 수 있지만 어제 다시 간부들에게 결단을 요구, 주문한 만큼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특히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투쟁 논의가 시작된 만큼, 투쟁 시점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투쟁에서 정규직과의 연대가 관심이 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비정규직 조합원들 중 다수가 정규직 아버지를 두고 있다. 특히 한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분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4공장 대표 같은 경우가 그랬다. 사실 투쟁을 전개하며, 이 같은 환경이 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변수는 일어나지 않았고, 조합원들은 가슴앓이만 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투쟁 주체가 싸울 수밖에 없다. 정규직들이 도와준다는 것만으로는 현대자본을 바꿀 수는 없다.


조계사 농성과 함께 이후 투쟁 계획은?


오는 12일, 전 조합원 상경 집중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여기서 조합원들이 힘을 받아갈 것이다. 또한 다음 주 부터는 현장투쟁에 배치시킬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2차 투쟁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지난 달 조합원들이 서초서로 상경투쟁을 벌인 결과, 오는 25일부터 5일간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 집회 신고를 얻어냈다. 1천 대오가 모여 4박 5일간 본사 앞 철야 집회를 진행하는 만큼, 거기서 끝장을 봤으면 한다. 조합원들이 처음의 자신감을 잃지 않고, 우리의 삶이 후퇴하지 않도록 끝까지 같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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