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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전면 탄압...투쟁 봉쇄나서

조성웅( admin@nodongnews.or.kr) 2011.02.11 21:54

현대차는 지난 10일 오전 9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와 채용직 상근간부 이은영 사무차장을 강제로 끌어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2차 파업을 선언하자 현대차는 지회에 대한 전면 탄압을 시작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8일 이은영 사무차장에게 "귀하는 사내 협력업체나 유관기관 어디와도 계약관계가 없고 당사의 출입허가를 받은 적도 없는, 출입의 이유가 없는 자"라며 "귀하에게 즉시 퇴거 통보를 요청하는 바, 즉시 퇴거하고 추후 사내에 또 다시 무단침입 시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통지한다"는 퇴거통보서를 전달했다.

 

현대차 보안팀, 신발도 벗지 않고 지회 사무실 들어와 사무차장 끌어내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은영 사무차장은 "2월8일 보안팀 2명이 지회 사무실 2층까지 올라와서 한 명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퇴거통보서를 전달했다. '어디서 노조사무실에 함부로 올라오느냐'고 항의하자 퇴거통보서를 놓고 갔다. 9일날도 보안팀 2명이 사무실 2층으로 올라왔다. '노조사무실이니까 내려가라. 받을 수 없다'고 하자 10일까지 퇴거하라며 2차 통보서를 놓고 갔다. 지회 공문을 보안팀에게 전달했으나 노조사무실 1층에 놓고 갔다"고 말했다.
 

▲[출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어 "10일 오전 8시10분경에 보안팀 2명이 올라와서 사직 찍으면서 '즉각 나가달라. 어제 분명히 오늘까지 나가달라고 경고했다. 9시까지 나가지 않으면 직접 퇴거시키겠다'고 했다"며 "오전 9시 사무실 문을 잠궈 놨는데 '쿵!' 문을 부수는 소리가 놨다.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관리자들 50여명이 몰려와 있었다. 관리자들은 쟁대위 천막을 둘러싸고 쟁대위원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보안팀은 신발도 벗지 않고 지회 사무실로 올라왔다. 보안팀 관리자가 '끌어내라'고 보안팀 여성직원에게 명령했다. 내가 소리치며 항의하자 여성직원들은 어쩌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또 다시 '끌어내라'고 명령하고 항의하는 과정이 몇 차례 있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며 옷을 챙겨 입고 가방 챙겨서 사무실에서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 사무차장은 "보안팀 여성직원들은 내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지만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것 자체가 폭력이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보안팀 관리자는 '다음에 들어오면 큰일 날 줄 알아라. 들어오지 마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부정...전면 탄압 시작"


이 사무차장은 "현대차는 지회가 2차 파업을 선언하자 지회에 대한 전면 탄압을 시작한 것이다. 지회에서는 공문을 통해 '쟁대위 결정으로 채용한 사무차장에 대한 퇴거는 정당한 노조활동 방해다.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나를 끌어낸 것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이다"고 규탄했다.


이어 "현대차지부가 태도를 바꿨다. 지부에서는 '지회가 교섭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교섭기간 동안 보장하기로 한 지도부 신분보장에 대해 방어할 명분이 없다'며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차장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고법 판기환송심 승소에도 현대차는 지회를 직접 공격하고 있다. 지회 지도부와 현장조합원을 분리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10일 오후에 동부서에서 조사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현대차가 건조물 침입으로 고소했다. 쟁대위 천막농성장도 12일까지 퇴거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천막을 침탈한다면 지회에 대한 전면 침탈이고 현재 지도부를 날리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2차 파업을 막기 위한 현대차의 전면 공격이 시작되고 있다. 지도부 침탈에 맞서 투쟁을 상승시켜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11일 쟁대위 속보를 발행해 "현대차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더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즉각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11일 오후 쟁대위를 소집해 이후 투쟁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대차, 지회 지도부에 대한 감시와 사찰, 출근 불법검문, 공장 곳곳 봉쇄, 대량징계 예고


현대차비정규직지회가 2차 파업을 결의하자 현대차는 점거파업을 대비해 공장 곳곳을 봉쇄하고 원하청 관리자들을 동원해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다.


현대차지부 A활동가는 "1공장 CTS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철망을 설치하고 중간 계단에는 철문을 달았다. 계단 제일 위에는 번호키를 달아놨다. 창문은 10센티미터 간격으로 쇠창살로 막아놨다. 출퇴근 시간에만 문을 열어주고 작업자들은 감옥 같은 곳에서 일을 해야만 한다. 지난 9일 본관집회 때는 관리자들이 CTS 출입문을 잠궈 작업자가 내려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2공장 이모 대의원은 "2공장도 관리자들이 현장 주요거점들을 삼삼오오 지키고 있다. 지난 9일엔 최병승 수석부지회장이 공장에 들어왔다는 소식에 관리자들이 현장을 샅샅히 훝고 다녔다"며 "현대차 한 과장은 '교섭 결렬과 동시에 출투, 중식선전전, 유인물 배포, 대소자보 부착, 기타 모든 노조활동을 적극 탄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계위가 소집되고 있고 교섭 결렬 선언하는 순간 현장위원까지 해고시키겠다고 흘리고 있다. 활동가들 다 날라가게 생겼다"고 분노했다.


이어 "조합원들을 불러 모을 구심이 필요하다. 대량징계 앞에 조합원들이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구심이 생기면 조합원들은 탄압에 맞서 자신의 분노를 조직하고 행동할 수 있다"며 "12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시작으로 돌파구를 열고 다시 한 번 단결된 비정규직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출처=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현대차는 수배 중인 지도부에 대한 감시 뿐만 아니라 현대차 울산공장 밖에 있는 지회 교육관에 대한 사찰도 진행하고 있다. 11일 오전 10시경 2공장 해고자들은 24시간 지회 교육관 앞에 차를 상주시키고 사찰하고 있던 현대차 직원에 대한 항의투쟁을 벌여 사찰을 중단시켰다.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우상수 2공장 대의원은 "10일 아침 출고문 앞에서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는데 경비들이 모든 오토바이를 세우고 일일히 헬멧을 벗기고 신분을 확인했다. 출근길이 정체되자 이 곳 저곳에서 '어디 경비가 불법검문을 하느냐'는 정규직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뒤에서는 오토바이 경적소리로 항의를 표시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탄압에 맞서 현장투쟁 즉각 조직하자"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쟁대위원들은 12일 양재동 상경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현장을 순회하고 있다. 10일 지회 2공장 도장부 조합원들은 직접 이진환 2공장 대표를 비롯한 대의원들을 도장부로 불러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양재동 상경투쟁을 결의했다. 평조합원들의 자발적 투쟁들은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지부 A활동가는 "현대차의 탄압 앞에 조합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회 쟁대위원들과 현장간부들은 발품을 팔아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야 한다. 결코 게을러져서는 안된다. 발품을 팔아 출투, 중식선전전, 공장별 보고대회로 조합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조합원들이 혼자 있게 해서는 안된다. 조합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탄압과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집단적으로 대응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현대차의 탄압이 강화될수록 지도부가 과감한 전술방침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감시와 사찰에 대해 즉각 항의하고 징계가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징계위가 소집될 수 없도록 징계위 봉쇄투쟁을 조직하는 등 현대차의 탄압에 맞서 즉각적으로 현장투쟁을 조직하면서 조합원들의 심리적 위축을 방어해야 한다. 그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렇게 조직된 조합원들의 집단적인 힘만이 2차 파업을 성공적으로 조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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