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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현대자동차 울산, 아산, 전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4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번 결의대회는 지난 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의한 2차 파업을 위한 힘을 모으는 자리였다.

▲[출처= 조성웅기자]

 

“교섭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2차 파업 준비 할 것”


이미 오후 2시에는 노덕우, 김태윤 조합원이 양재동 본사 앞 30m높이의 광고판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으며, 4시에는 울산과 아산, 전주에서 약 1000여 명의 조합원이 상경해 결의대회에 결합했다.


이 자리에서 송성훈 아산 지회장은 “이제 교섭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교섭을 진행하면서 우리의 투쟁만이 정규직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는 “2차 파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난 25일간의 투쟁의 기억과 기세를 되살려, 다시 한 번 현장 조직력을 끌어 모아 힘차게 투쟁할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출처= 참세상]

 

또한 윤석원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60일간 6차례의 교섭에서 사측은 쓰레기 같은 안을 받으라고 요구했지만, 우리는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다시 2차 투쟁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춘영 전주지회 조직부장 역시 “대법원이 준 불법파견 판결이라는 칼로 썩은 무 하나 베고 끝낼 수는 없다”며 “우리는 이 칼로 우리의 하청인생을 끊어버리는 데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현대차 노사 간의 교섭이 파행에 이르며, 비정규직지회는 교섭 국면에서 투쟁 국면으로의 전환으로 상황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상수 울산 비정규직지회장 역시 9일, 조계사 투쟁에 돌입하며 “사실 오늘(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려 했다”며 “현재 2차 투쟁 시기에 대한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에 법 지키라고 고공, 단식 농성...비참한 상황”


지난 10일, 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는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때문에 투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노조는 이번 판결이 2차 파업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사측은 대법원 상고와 헌법소원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김소연 금속노조 비정규직투쟁본부 본부장은 “지금까지 노동자들은 법을 바꿔내는 투쟁을 해 왔지만, 이제는 회사에 최소한의 형식적은 법을 지키라고 고공,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비참한 상황에 와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하지만 비정규직의 투쟁은 늘 패배하는 투쟁이라는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는 만큼, 동지들의 투쟁과 연대단위들의 연대로 이번 투쟁도 승리로 이어가자”고 당부했다.

▲[출처= 참세상]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역시 “작년 대법 판결 때 사측은 ‘고법 판결을 지켜보자’며 판결 결과를 회피하더니, 이번 고법 판결 또한 대법 상고를 하겠다는 뻔뻔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한민국 대법원이 또라이도 아니고, 현대차가 다시 상고를 한다고 해서 고등법원에 다시 파기환송을 할 것 같나”고 비판했다.


한편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덕우 조합원은 전화 연결을 통해, 농성 돌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현대자동차 사원증을 받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며 “정규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동지를 믿고 나를 믿고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를 쟁취하자”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 10여 명의 대표단들은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지지방문하고, “우리 한 번 끝까지 투쟁해서 정규직이 돼 보자”, “몸조심 하라”며 격려했다.

노조는 이후 15일,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근로자지위확인 집단소송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며, 다음 주 쟁대위를 통해 이후 2차 투쟁 계획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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