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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주민 이야기를 다룬 무지개 인권영화제는 올 해로 두 번째이다. 1회에는 결혼 이민자를 주제로 진행했고 올해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주제로 준비했다.

얼마 전 경기도 마석에서는 경찰이 동네를 모두 봉쇄하고 100명이 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짐승 사냥하듯이 잡아 강제 출국시키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여전히 한국에 사는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인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은 오늘 참 씁쓸한 현실이다.

카톨릭 센터 3층에서 6시부터 시작되는 영화를 보기위해 열심히 폐달을 밟았다.

개막식 전 상영된 두 편의 단편 영화!
“마야 거츠츄”, “소년은 자란다”는 이주노동자와 이주노동자 자녀가 겪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영화다. 이주노동자 영화여서 약간 무겁기는 하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랑이야기가 따뜻하다.

“사람한테 왜 그래요?”
봉제공장에서 일 하는 브루자는 같은 공장 미영, 그리고 그 아들 민수와 놀이공원으로 놀러간다. 브루자와 미영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 민수가 사라지고 둘은 정신없이 민수를 찾아 공원을 헤맨다. 울고 있는 민수를 브루자가 달려가 달래보지만 민수는 계속 운다. 공원 관리인들은 브루자가 민수를 어떻게 하려는 줄 알고 무력으로 브루자를 제압한다. 뒤늦게 달려온 미영은 공원관리인들에게 소리친다.

▲영화제에 참석한 사람들 /사진 : 김현상


“사람한테 왜 그래요?”

그렇다. 첫영화 “마야 거츠츄”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온갖 편견과 관념 속에 존재하면서도 부재하는 ‘사람’을 말하는 듯 하다. “사람한테 왜 그래요?”라는 대사가 영화가 끝날 때 까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편견과 차별의 눈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을 방해한다. 법원 앞에 서있는 정의의 여신이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라고 하지 않은가? 어쩌면 평생을 내가 만들어놓은 편견과 억지에서 벗어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두 번째 영화 “소년은 자란다”는 이주노동자 자녀의 이야기도 포함되어있다. 학교도 가지 못하는 어린 이주민 소녀와 셋방 주인 집 소년이 서로 친해져가는 과정이 재미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였던 아버지의 강제 출국에 소녀는 떠나고 소년은 외롭다. 채 이별할 여유조차 없이 찾아온 강제 출국의 슬픔~ 극단적인 폭력 앞에 인간이 가지고 있던 사랑은 알 수 없는 분노로 변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소년은 자란다”

▲개막식 공연 / 사진 : 김현상

영화가 두 편 끝나고 개막식이 있었다. 전주인권영화제가 2년째 열리고 있지 않다며 내년에는 여러 섹션을 준비해 다시 인권영화제를 준비해 볼 계획이란다. 멋진 축하 공연, 이주노동자 밴드 "stop crack down" 싱어 미누의 공연. 뮤직비디오와 함께 부른 첫 노래는 월급날이라는 노래다. “사장님 월급 주세요!” 아~ 슬프다. 자기의 노동이 착취당함에도 그거라도 받을 수 있게 해준 사장님에 대한 감사는 더 많은 이윤을 위해 이주노동자를 이용하는 탐욕 앞에 분노로 변하고 처절한 절규가 된다.

개막작 “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는 강제 추방과 고용허가제를 둘러싸고 벌인 2003~4년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보여준다. 눈보라가 치는 명동성당 들머리와 지금은 추방되고 없는 이주노동자의 얼굴들이 아련히 떠오른다.

익산 노동자의 집에서 만났던 참 맑은 인도네시아 친구 아남도 파키스탄 바뜨 형도 필리핀 데니스 형과 토니 형도 모두 모두 보고 싶다. 이주노동자의 투쟁을 알기 위해서는 꼭 봐야할 영화 “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를 강추한다.

개막작이 끝나고 이주여성이 직접 제작한 짧은 영상물! “나의 이야기”라는 호버씨의 짧은 영상물이 아름답다. 중국인도 한국인도 모두 같은 사람이고 세계인이라는 그녀의 말과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영상물로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의 행동에 용기를 얻는다.

무지개 영화제에서 내가 만난 사람은 네팔인 브루자도 중국인 호버도 아니다. 사람~ 바로 눈을 가지고도 보지 못했던 그/녀를 만났다.

이렇게 제 2회 무지개 영화제는 마무리 되었다. 사람이 그리운 이여 이 겨울 무지개 인권영화제와 함께 하시길~

제 2회 무지개 영화제는 10일(익산) 11일(군산)에 이어
12일(금) 전주 가톨릭 센터 3층(pm 5:00)에서 다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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