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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갯벌과 바다를 토건자본에 빼앗길 수 없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전북도청서 기자회견

관리자( ycy6529@hanmail.net) 2023.10.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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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갯벌과 바다를 토건자본에 빼앗길 수 없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5일 전북도청서 기자회견을 갖고 만경·동진강 하구 갯벌과 바다를 살리는 사업으로의 대전환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새만금 SOC 예산을 삭감과 기본계획 재수립 정부 발표에 따른 전북정치권이 강력한 반발은 갯벌 복원이 아닌 토건자본 복원에 사활을 건 행위"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무자비하고 맹목적인 생태학살이 새만금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32년간 자행됐다"며 "다시 갯벌과 바다를 살릴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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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새만금 SOC 사업 말고, 갯벌과 바다를 살려라!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29일, 새만금 잼버리 행사 이후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로 인해 공항, 철도, 항만 등 새만금 SOC사업의 필요성, 타당성, 균형발전정책 효과성 등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별도의 새만금 SOC사업 점검 TF를 구성하고, 외부 전문기관 연구용역 및 관계 전문가 협의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가 “이미 상당 부분 진도가 나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이미 50% 이상 진도가 나간 철도나 항만 사업은 큰 이변이 없으면 그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국토교통부의 점검은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주요 검토대상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현대건설과 DL이앤씨, HJ중공업이 대표사로 나선 3개 컨소시엄이 참가했던 새만금신공항 건설공사 입찰 이후, 9월로 예정되어 있었던 업체선정 절차가 중단되었다.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또한 계획부지 현장조사를 제외한 모든 절차가 내년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점검이 완료될 때까지 중단된다.

  국토교통부의 새만금 SOC사업 점검 계획이 발표되었던 당일,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2024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새만금 SOC사업 예산은 78% 가까이 삭감되었고, 이중 새만금신공항 예산은 580억 원에서 66억 원으로 90% 가까이 대폭 삭감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같은 날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수립할 것을 지시하였고, 새만금개발청은 용역을 통해 2025년까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수립할 방침이다. 또한 이에 앞서 감사원은 지난 8월 21일부터 새만금 SOC사업 전반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신공항 사업추진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국면을 맞게 되었다. 감사원의 특정감사 결과 및 국토교통부의 점검 결과 등에 따라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진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애초에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사업의 목적을 실현시킬 수 없는 허구를 명분으로 내새워, 필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도 확보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한 당사자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점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2019년 새만금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을 통해 새만금신공항이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479밖에 되지 않아 경제성 판단 기준인 ‘1’에도 한참 못미치고, 적자공항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었다. 그런데도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인 수라갯벌에서 불과 1.35km 거리에 수요가 없어 만성적자인 군산공항이 이미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산공항 이용대안은 전혀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전지구적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지인 갯벌을 매립하여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을 또 짓겠다는 납득할 수 없는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에 대해 점검할 주체가 아니라 오히려 점검과 비판을 받고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다.

 정부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원흉이 잼버리를 새만금 갯벌 매립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세졌을 뿐만 아니라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해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현 정부의 책임을 무마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일 수 있다.

  전북정치권과 건설업체 등은 새만금 SOC 사업 예산 삭감 및 국토교통부의 점검계획 발표,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을 두고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을 전라북도에 떠넘기는 윤석열 정부의 보복이라며 맹비난하고, 전라북도에 대한 ‘난도질’, ‘예산학살’, ‘묻지마 범죄’, ‘전북죽이기’, ‘부당한 폭거’로 규정하고 ‘민란수준의 봉기’를 해야한다며 선동하고 있다.

  예산삭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및 예산복구를 촉구하는 전북도의원들의 삭발과 릴레이 단식이 이어졌고, 지난 9월 7일에는 전북지역 국회의원·시도의원 등 2000여명이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과 함께 대규모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잼버리를 빌미로 소외를 넘어 폄하와 차별에 시달리는 전북도민들의 분노와 상실감이 폭발 일보 직전”이라면서 “민주당이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당론으로 정리를 하자”고 제안했다.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전원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새만금 예산 긴급대책 회의를 통해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국회의 내년도 정부안 예산심의에서 잼버리 대회 파행을 이유로 삭감한 새만금 예산이 원상 복구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만금 SOC 사업 예산 삭감은 전북도민에게 돌아갈 예산 삭감이 아니라 토건자본에게 돌아갈 예산 삭감이다. 새만금 SOC 사업 예산 삭감에 대한 전북정치권의 잇따른 반발은 이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그들은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그 원흉인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성찰은 커녕 파행에 따른 책임을 지기도 전에 새만금 SOC 예산 복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들은 전형적인 전북홀대론과 차별론을 다시금 앞세워 정부의 예산 삭감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 민주당과 국민의 힘당간의 정쟁으로 몰아가며 전북도민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조장하고 악용하며 토건자본의 대리인을 자처하고 있다.

  2018년 국회 김종회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1991년 새만금 사업 착공 이후 투입된 4조5,100억원 가운데 72%인 3조2,454억원을 상위 20개 업체에서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20.3%)와 대우(14.7%), 대림(12.6%), 롯데(3.7%), 현대산업개발(2.5%)등 대형 건설사들이 2조4,293억원을 수주해 53%를 차지, 절반 넘게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SK건설(1,069억원), 계룡건설(1,016억원), 포스코건설(969억원), 삼부토건(909억원), 한라건설(780억원) 순이었다. 이외에 한양, 금광기업, 극동건설, 대건, 남양건설, 한신공영, 금솔개발, 흥성, 삼호토건, 도영종합건설 순으로 공사를 수주했으며 전북도내 업체는 흥성(53억원, 18위), 삼호토건(28억원, 19위), 도영종합건설(26억원, 20위) 3개 업체에 불과했다. 지난 32년 간 새만금 사업에 투입된 약 10조원의 정부예산 중 85% 이상이 대기업에 돌아갔을 뿐이다.

  게다가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전북의 1차 수산업은 매년 1조원의 피해를 보고 있다. 2, 3차 가공산업과 서비스산업까지 감안하면 그 피해액은 매년 2조원에 달한다. 지난 32년간 진행되어 온 새만금사업은 그저 대기업들의 돈잔치와 정치인들의 치적쌓기로 이용되어 왔을 뿐 결코 전북을 발전시키거나 전북도민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지 않았다. 소중한 갯벌과 바다를 파괴하며 전북도민의 삶을 더욱 악화시켜왔을 뿐이다.

  지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북의 정치인들을 비롯한 대선주자들은 새만금 사업이 전북도민을 위한 사업인양 호도하며 새만금 사업에 대한 휘황찬란한 공약들을 남발해왔다. 전북 도지사는 새만금 예산 확보가 전북도민을 위한 예산확보인양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자신의 치적으로 돌려왔다. 오로지 새만금 사업만이 전북의 살길이라며 새만금 사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갯벌을 매립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들을 학살하면서 미세먼지만 날리는 황무지를 만들어왔다. 새만금 개발망령이 오로지 토건자본의 이윤과 정치적 이득을 위해 수십년간 전북을 갉아먹어오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새만금 SOC 예산 삭감과 새만금신공항 재검토, 새만금 기본계획의 변경을 둘러싼 논쟁은 더 이상 전북도민을 볼모로 한 자본가 정치인들의 정쟁을 위한 땔감으로 소진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금 새만금사업의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있다. 우리는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비롯한 지난 32년간의 새만금 개발사업이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이었는지 직시하고, 이 끔찍하고 무용하고 거대한 사기극에 대해 책임을 묻고 멈추게 해야한다.

  국토교통부가 새만금 SOC 사업에 대해 재검토하고, 새만금 기본계획이 변경되어 만에 하나 새만금신공항 사업이 취소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자본을 위한 정치권력이 재검토하고 변경하는 계획인 한 또 다른 개발사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은 또 다른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전북지역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둔갑되어 자본의 이윤축적과 그들을 대리하는 정치권력의 유린과 착취는 사업의 이름만 바뀐 채 지속될 것이다. 또한 전북정치권 및 민주당, 경제계, 보수단체 등의 거센 반발로 국회심의에서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이 대거 삭감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새만금 갯벌을 더 이상 자본을 대리하는 정치권력과 토건자본에게 빼앗길 수 없다. 정부는 소중한 생명과 자연을 파괴할 권리가 아니라 보호할 책무가 있다.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러한 엄중한 책무를 위배하고, 민중의 귀한 혈세를 토건자본에 갖다바치며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생태학살과 기후범죄를 멈추어야 한다. 새만금 갯벌은 전지구적으로 이동하는 새들을 위해, 바다와 갯벌에 기대어 사는 소중한 생명들과 지역민들을 위해,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에 맞서 반드시 보존되고 복원되어야 한다.

  애초에 군사정권 시설 거짓과 사기로 시작된 무자비한 생태학살인 새만금 간척사업을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계속 해야할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100% 농지를 만들겠다는 사업의 목적은 사라졌다. 토건자본의 이윤을 위해, 그저 ‘매립 행위’만 필요한 공기업을 위해, 대규모 토건개발로 표를 얻으려는 정치인들과 그들의 치적쌓기를 위해 죽음의 땅을 만드느라 수조원의 혈세를 들여 이 말도 안되는 미친 짓을 계속 할 이유가 없다.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 앞에 갯벌을 복원해도 모자랄 판에 30년 전 시작한 허구의 간척사업에 붙잡혀있을 이유가 없다.

  갯벌복원과 전북도민의 삶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토건자본에 돌아갈 예산 복구에 사활을 건 정치인들은 필요 없다. 맹목적인 갯벌 매립을 전면 중단하고, 미공군 전쟁기지 확장에 불과한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철회시켜야 한다. 새만금호의 수질개선을 위한 해수유통 확대 방안을 적극 마련하고, 수라갯벌을 비롯하여 매립되지 않고 남아있는 원형갯벌을 생태환경용지로 전환하여 보존해야 한다. 전북의 정치인들이 사활을 걸어야하는 것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수십년 간 자행되어 온 생태학살을 멈추고 만경강·동진강 하구 갯벌과 바다를 살려 전북도민의 삶과 생태계에 실질적인 이로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새만금사업의 대전환을 이루는 일이다.

 

새만금 죽이는 SOC사업 말고, 갯벌과 바다를 살려내라!

생태학살·기후재앙·혈세착취·전쟁위협! 새만금신공항 철회하라!

미공군 제2활주로 새만금신공항 어림 없다. 수라갯벌 보존하라!

새만금 잼버리가 경고한다. 새만금 착취를 중단하라!

 

2023. 10. 05.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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