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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18일째 소식-전북팀

편집팀( 1) 2003.04.13 10:47 추천:1

4월 14일 월요일, 삼보일배(도) 수행 18일째 전북순례 6일째

화창한 아침입니다. 하루를 쉬고 다시 기도수행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잡다한 짐들을 정리하고 대야성당앞으로 출발합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오늘도 기원을 드리는 일행들로 같이 하게 되어 기쁩니다. 정성들여 무엇인가에 희망을 갖고 기원을 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아침식사는 남아있던 반찬과 밥, 그리고 어제 서울까지 가고 있는 순례단을 방문하여 받은 반찬들과 군산 경암교당 한제은 교무님이 미역국을 가지고 오셔서 맛있는 식사를 하였습니다.

숙소로 사용했던 대야농민회 사무실을 깨끗이 정리한 후 8시 15분경, 대야성당에서 출발한 기동수행은 벚꽃이 하나 둘 떨어지는 전군가도를 따라 익산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두분의 고정 수행자와 함께 원불교대학원에 다니는 송덕승 예비교무님이 하루동안 삼보일배에 참여하였습니다. 진지하게 수행하는 모습에서 훌륭한 교무님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송덕승 교무

오전 도보순례에는 조상천 교무님, 오두희(전북평화와 인권연대), 주용기(상임집행위원장), 신형록(부안사람들 전 대표), 고철호, 장지영(군산대 교지편집위원회), 이상화, 여은정(군산노동자의 집), 윤철수(군사노동자의 집), 이수진(KEY, 청년생태주의자), 김병용(원광대 행동연대), 잠시 쉬는 동안 익산 봉동교당 김은신 교무, 문경신 교무, 교동 두분이 매실음료 두박스를 들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고창 흥덕교당의 성명중 교무님도 방문해 주셨습니다.

오늘 일정으로 보면 곧 익산으로 접어 들 것입니다. 어제 이곳 전군가도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있었습니다. 과거 40km가 넘게 벛꽃으로 가로수가 길게 펼쳐졌던 전군가도는 이제 도로확장과 건물신축으로 많이 배어나가고, 나무를 들어다 막는 차량들로 나무가 끊어져 나가고 상처가 나서 결국 썩어가고 죽어가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질주하는 차량이 가지들을 잘라버려 도로 바깥으로 가지들이 많이 나있고 도로 안쪽으로는 터널식으로 되어 있어 나무들이 도로 바깥쪽으로 쓰러지려고 합니다.

나무가 없었으면 차량이 도로바깥 논으로 가더라도 사망사고는 없을 터인데, 벚나무 때문에 부딪혀 사망사고가 늘어난다고 혹자들은 말합니다. 차량운전자들의 잘 못을 나무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차량매연으로 인해 벛나무들의 생장에도 많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빠름의 욕망으로 인해 나무들이 신음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신음하는 벛나무 사이로 들어가 삼배일보(도)를 올리니 벛꽃잎이 떨어져 꽃비가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18일째의 기도

이제 전군가도는 전주군산 산업도로가 새로이 생기면서 통행하는 차량수는 많이 줄어들었으나, 질주하는 차량속도는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사고위험은 더 증가할 것입니다. 어제는 차량통제를 하고 이곳 전군가도에서 마라톤대회가 있었고 1만5천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마라톤대회가 아니더라도 차량을 통제하고 사람의 거리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군가도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일제시대때 만들어 놓은 군산-전주간 철도가 물자와 사람수송의 거의 전체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금은 하루에 네편만이 오고 갑니다. 하루종일 철로 주변에 있다보니, 차량을 타고 오고가면서도 거의 보지 못했던 단지 세량의 기차를 여러번 보았습니다.

지금도 서민들과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인 것입니다. 예전에 정선군 구절리에서 정선읍내까지 오고가던 기차를 타 본적이 있는데, 단지 두량의 기차였습니다. 매표소에 표를 판매하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기차안에서 기차가 이동중에 돈을 받고 표를 판매합니다. 좌우로 놓여진 좌석에 사람들이 않아 담소를 나누다 보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옛 정취를 느끼게 하고, 빠름이 아닌 느림으로 사람들이 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러한 정겨운 기차가 그대로 있기를 바랍니다.

전군가도 도로변에는 벚나무 말고도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서양민들레와 조팝나무, 버드나무, 갈대, 억새가 늘어서 있고, 가끔씩 우리 민들레가 보입니다.

또 도로옆으로는 농수로가 나 있습니다. 봄 농사용 논물을 대기 위해 20km 이상 떨어진 만경강 상류지역인 고산에서 끌어온 물입니다. 만경강 상류지역에서 식수용 농업용수용 물을 끌어가기 때문에 만경강 하류까지 흐르는 물은 많이 줄어듭니다. 만경강 주변의 농경지의 상당한 면적은 일제시대때 제방을 쌓으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만경강은 일제시대 쌀 수탈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고, 해방후는 익산 김제 군산의 쌀곡창지대를 살찌워 주었고,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서는 강하구에 이르면서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하는 오염된 강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는 강입니다.

이러한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와중에 삼보일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삼보일배는 500m 진행하고 10분을 쉬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500m 진행하는데 대략 25분정도가 걸립니다. 오전 시간에 진행된 기도수행은 가쁜 가쁜하게 빠르게 진행되었고 대략 3.5km를 진행하였습니다.

대략 500m를 점심식사 장소까지 걸어가기로 하고 탑천을 건너서 탑천휴게소 들르니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한가한 휴게소였습니다. 휴게소 운영자는 참 힘들 것입니다. 예전에 대중교통으로 지나치던 그 휴게소를 이제야 들러 봅니다.

점심은 이희운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나실교회에서 준비하였습니다. 유기농산물로 만든 음식이랍니다. 배추와 양배추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맛이 있었습니다. 맛있게 식사를 하니 즐거운 마음입니다.

▲두런두런 모여앉아 먹은 점심식사

점심때가 되어 김경일 교무님이 주임교무로 계시는 원불교 문화교당의 정호중 교무와 교도 3명이 찾아왔습니다. 기독생명연대 김신 사무국장이 대중교통으로 늦게 도착했습니다. 실무자들은 식사하자마자 깔게를 깔고 낮잠을 잡니다. 수행자보다 더 피곤한가(?) 봅니다.

늦은 2시경, 다시 삼보일배는 계속되었습니다. 오후 들어서는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흥덕교당 성명종 교무, 온수교회 장택순 목사(기독생명연대 공동대표), 노사모 후신인 국민의 힘 회원 3명, 숙소를 제공해 주신 신석교당 신도경 교무, 함희열 교무, 익산교당 교무, 원광대 대학교당의 과산 김현 교무, 원광요양원 원장, 나운교당 교무, 송광섭 집사, 새만금 생명교회 손은하 목사님이 이동기 집사, 딸 이소정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늦은 4시 20분경 신석교당을 지나쳐 대략 500m 더 가서 진행한 후 하루 기도수행 일정을 마쳤습니다. 다시 되돌아 와 신신교당에 들어오니 아늑한 사람방 같습니다. 오늘은 천막을 치지 않고 방에서 자고 머리도 감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녁식사는 김제에서 거주하시면서 자주 마사지를 해 주고 있는 이동수씨께서 김밥을 준비해 오셨습니다. 오늘도 김정필 익산 제일한의원 원장께서 찾아와 주셔서 뜸과 침을 놓는 등 치료를 해 주셨습니다.

저녁시간이 되니 많은 교무님들이 찾아오셨고 "새만금 생명을 살리는 원불교사람들"의 모임을 갖고 방에서 깊은 숙에 들어 가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삼보일배 전북순례와 서울까지의 순례에 대해 논의하였다고 합니다. 이희운 목사님의 지인이자 동기 목사님이 밤 늦게 떡과 과일을 가지고 방문해 주셨습니다.

피곤이 몰려오고 심야 전기보일러가 가동되면서 따뜻한 방안에 침낭과 이불을 깔고 잠에 들었습니다. 기도수행하시는 성직자들은 대개 10전후에 잠이 드시고, 실무자들은 더 얘기를 나누다가 잠에 듭니다.


오늘 수행구간 : 대야성당 - 신동마을 - 호원대 입구 - 탑천 - 팔각정휴게소(점심식사) - 원불교 신석교당
숙박 장소 : 원불교 신석교당

내일 수행일정 : 월불교 신석교당 출발 - 전군가도- 목천교차로 익산산업도로 진입 사거리(점심식사) - 익산산업도로(도로공사로 인해 도보로 이동) - 송학동사거리 - 제일산정현교회앞 - 굴다리 - 익산역 - 원불교 이리교당 (8.5km)
숙소 : 원불교 이리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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