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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영달 의원 명예학위수여 사양

김보리( 1) 2003.04.08 18:20 추천:2

'파병 주도 의원에게 전북대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여한다'며 논란이 됐던 당사자인 장영달 의원이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10일 성명을 통해 "학위수여식을 며칠 앞두고 지역사회 일각에서 이라크 파병 찬성 국회의원에게 학위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반대여론이 있고, 전북도민에게 누가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정중하게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학위사양 결정에는 대학의 교수, 학생 등 반전단체와 지역 단체들의 반대여론이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학위수여는 이라크 전쟁 전에 결정한 일이며 파병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라며 학위수여식 강행입장을 보여왔던 대학측이 장의원의 결정에 따라 학귀 수여를 취소할지, 수여 시기를 연기할 지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

학위수여를 반대해 온 전북민주화교수협의회의 고홍석 교수는 장 의원의 사양 결정에 대해 "우리가 이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더러운 전쟁에 파병을 주도한 의원들의 낙선운동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대학이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남발하는 문제점을 제기했던 것"이라며 명예박사학위수여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립대는 물론 국립대에서도 총장의 임기 동안 5~10명씩 명예박사 학위수여가 남발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지역의원에게 학위수여를 하는 것은 '대학과 정치인의 정치적 거래'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이 고 교수의 조심스러운 지적.

전북민교협과 반전평화위원회 학생들, 시민단체들은 12일 10시로 계획됐던 기자회견 및 대응책에 대해 전후상황을 엄밀히 파악한 후 오늘 오후 다시 공식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장영달 의원 명예학위 파문 확산
전북대 학생, 교수, 시민단체들 '실력저지' 선언


이라크 전쟁에 국군 파병을 주도한 국회 국방위원장 장영달 의원에게 전북대학교가 명예학위를 주려는 움직임에 대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북대학교 민교협, 교수노조, 반전평화학생위원회 등 전북대학교 내 교수·학생단체들은 10일 성명을 내고 "학교가 끝내 학위수여를 강행한다면 이를 실력으로 저지하겠다"고 발표했다.


- 관련기사 : [장영달 의원 명예학위수여 논란-파병주도의원이 명예학위라니]


이들은 성명에서 "도대체 무엇이 명예로운 것인지를 묻는다"며 "유엔의 결의와 국제법도 어긴 미국의 침략전쟁을 지지하고 이를 돕는 국군파병을 주도하는 것이 과연 대학발전에 공헌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파병주도한 의원에게 '명예'를 부여하는 전북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도민 앞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고 이를 막기 위해 "수여식이 있는 오는 12일 10시 행사장인 건지아트홀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선 지난 9일 민주노총전북본부도 성명을 내고 학위수여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오는 12일 실력저지에는 전북지역 83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한 '전쟁반대·파병반대·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전북도민대책위'도 참여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성 명 서
- 장영달 의원에 대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 수여에 반대하며 -


최근 우리는 4월 12일 오전 11시에 전북대학교가 건지아트홀에서 이 지역 장영달 의원에게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혹감을 금할 수 없었다.

미국이 전세계적인 반전 여론과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침략함으로써 21세기의 시작을 피로 물들이고 있는 이 시기에, 전북대학교 본부가 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이라크 파병을 주도한 장영달 의원에게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하려는 것은 단순한 전북대학교의 수치를 넘어서 전국적인 나아가 전세계적인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시기적 부적절성을 들어 대학본부에 학위수여 재고를 간곡히 요청하였고 적절한 해결책이 모색되기를 기대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공연한 것이 되었으며, 이에 다시 한번 학위수여 취소를 촉구한다.

과거 한국사회는 한국전쟁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을 몸소 겪었다. 또한 도덕적으로 정당성이 없는 베트남전쟁에 파병하여 자국의 이기적 이익을 위해서 우리의 젊은이들을 희생시키고 도 다른 나라 민중들을 살상하는 우를 범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국회는 국내적, 세계적 반전여론을 무릅쓰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함으로써 유엔과 국제법을 무시하는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에 동조하고 있다. 이로써 이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침략에 반대하고 또 국제사회에 호소할 어떠한 명분도 잃어버렸다.

장영달 의원은 바로 이러한 국회의 파병 결정을 주도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대단히 불명예스러운 처지에 놓여있다. 그런데 전북대학교 본부는 이런 의원에게 명예정치학 박사학위를 수여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이 명예로운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 파병은 결국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유엔의 결의와 국제법을 무시하는 패권적 깡패국가인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지지하며, 전쟁으로 인한 이라크 민간인들의 희생을 방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과연 전북대학교 명예박사학위 수여규정이 말하는 '우리 나라 학술과 문화에 특수한 공헌을 하였거나 인류문화 향상에 특수한 공적을 나타낸' 것이며, '국가와 지역사회 또는 대학발전에 현저하게 공헌한' 것이란 말인가?

우리는 파병 주도에 '명예'를 부여하는 전북대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전북도민, 국민, 세계시민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전북대학교의 대표자인 총장은 명예박사학위 수여의 최고 책임자로서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즉각 취소하기를 요구한다. 더불어 앞으로 전북대 구성원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명예박사학위 남발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장영달 의원은 이라크 민간인들의 죽음과 상처를 대가로 한 명예를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명예롭지 못한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스스로 반려하기를 바란다.

2003년 4월 10일

전북대학교 민교협, 교수노조, 대학노조, 반전평화학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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