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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삼보일배 13일째 소식

편집팀( 1) 2003.04.08 01:09 추천:3

[편집자 주] 9일로 순례단이 둘로 갈라져 문규현 신부와 수경스님은 서울로 가는 길, 이희운 목사와 김경일 교무 등은 전북지역 곳곳을 순례하기로 했습니다. 하루소식도 양쪽으로 갈라진 순례단의 소식을 함께 싣습니다.

서울 길 순례단 소식은 13일째 소식을 전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마용운 씨가, 전북 순례단 소식은 새만금사업반대전북사람들 집행위원장 주용기 씨가 전해주실 예정입니다.



2003년 4월 9일 수요일, 삼보일배 13일째
맑개 갠 날이었지만 오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쌀쌀함

어제 금강을 건넌 이후 충청도 구간을 시작하는 날이며, 지난 12일동안 함께 삼보일배를 수행해온 이희운목사님·김경일교무님·전세중교무님과 헤어지는 날이기도 합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새벽 6시에 일어나 씻고 아침 먹고, 8시에 출발했지만, 금강하구둑까지 함께 걸어가서 손에 손을 꼭 붙잡고 '함께 가자 이 길을...' 노래를 부르며 간단한 이별 행사를 했습니다. 헤어져야할 한 사람 한 사람과 껴안거나 악수를 나누며 각자의 삼보일배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조만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빌어주고 금강의 남쪽과 북쪽으로 각각 헤어졌습니다. 어찌어찌 인연이 닿아 열이틀을 함께 다니는 동안 꽤나 정이 들었던지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금강의 남쪽으로 가신 분들은 전북지역의 시민·환경·종교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군산과 익산을 거쳐 전주에 있는 전북도청으로 갈 예정입니다. 삼보일배로 전라북도의 주요 도시들을 다니며 새만금 간척사업의 문제를 알리고 이 지역의 여론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하신 후에 저희와 합류하여 서울의 광화문으로 함께 갈 것입니다.


헤어진 후, 신부님과 목사님 두 분만 삼보일배 수행을 하시고, 그 뒤를 따르는 참가자도 몇 사람 되지않는 쓸쓸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행 뒤에 웬 트럭 한 대가 서더니 아저씨께서 차창 밖으로 꿀물 한 상자를 내주셨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농사꾼'이신데 삼보일배 순례단이 고생한다며 꿀물을 가져오신 것입니다. 자신이 해야할 일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신부님의 차림새를 찬찬히 보시더니 절을 하느라 무릎이 아플텐데 그분의 바지는 무릎을 푹신하게 덧대어 삼보일배 하시기에 좋을 것이라며 바지 한 벌도 주셨습니다.

▲본인을 이 지역에 사는 '농사꾼'이라고 소개하신 아저씨(왼쪽에서 두번째)는 삼보일배 순례단이 고생한다며 꿀물을 한 상자 가져오셨습니다.


충청도에 오자마자 이렇게 인정 많고 좋으신 분을 만나게되니 순례단은 부쩍 힘이 납니다. 이분 외에도 집안에서 일을 하시다 삼보일배 순례단의 모습을 보고 나와서 함께 걸어주셨던 아주머니 세분 등 많은 분들께서 순례단을 위해 걱정해주시거나 순례에 참여해주셨습니다.

또한, 오전 11시에는 대전·충남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이 새만금 간척호수에서 예상되는 수질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금강 물을 끌어들이겠다는 농업기반공사의 계획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서천에서 가졌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대전·서산태안·당진·천안아산·서천환경연합 등 대전·충남지역 환경연합의 사무국·처장과 실무자들이 순례단을 방문하고 충남지역에서의 순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권순효신부님과 대전 대흥동성당의 정아가다수녀님과 김델라뎃다수녀님, 올리베따노 베네딕또회 수녀님들, 원불교 서천교당의 교무님과 신도님들도 방문하셔서 순례단에 힘을 주셨으며, 환경연합의 박진섭 정책기획실장님과 황호섭 생태보전국장님이 서울에서 오셔서 앞으로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활동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논의했습니다.

아침은 군산환경운동연합 추진위원장님께서 점심은 군산 지곡성당에서, 저녁은 군산 팔마성당에서 준비해 주셨고, 마서면 계동리 마을회관을 사용하고 마당에 천막을 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내일(4월 10일, 목) 오후 7시 20분 MBC '우리시대'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동안 취재한 삼보일배 내용을 방영할 예정입니다. 많이들 봐주시고 삼보일배 순례에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마용운)



오늘 온 길 : 금강하구둑 - 서천군 마서면 계동리 (6.5km)
앞으로 갈 길 : 서천군 마서면 계동리 - 서천읍(내일) - 종천면(4월 11일) - 비인면(4월 12일) - 주산면(4월 13일) - 보령시 웅천읍(4월 14일) - 대천(4월 17일) - 주교면(4월 18일) - 주포면(4월 19일) - 청소면 - 홍성군 광천읍(4월 20일)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전북구간 첫째날

지난 밤 전체가 참석한 가운데 그동안 전북지역 구간을 돌면서 촬영한 다양한 모습들과 영상을 보면서 앞으로 진행될 삼보일배에 대해 다시금 마음을 다지고 성직자들과 진행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습니다. 금강환경교육센터에서의 잠은 아주 편한 자리였습니다.

아침 6시 여러개 핸드폰에서 들여오는 잠깨우는 소리를 들으며 일어나니, 금강넘어로 붉은 기운의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늘은 두갈래로 나뉘어 삼보일배가 진행되는 날입니다. 강철영 군산환경운동연합 준비위원장과 사모님이 아침식사를 제공하여 주셨고, 스스로 '그림자 풀'이라고 하는 이광재씨의 인도아래 아침체조를 하였습니다.

약속한 대로 모두들 다시 금강하구둑 가운데까지 걸어갔고,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 합창하였고 성직자들께서는 그동안 12일간을 동거동락했던 정을 아쉬워 하며 서로 부둥켜 안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잠시 10여일간 떨어져 있음을 아쉬어 하였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고 새만금 갯벌 살리기를 더욱 확산하기 위한 일이라 생각하여 조금은 위안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무자들 또한 서로 나뉘어졌습니다. 서로 아쉬워 하는 듯 악수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해어짐을 아쉬워 하듯 뒤를 돌아보다가, 서로 하구둑 반대방향으로 나뉘어 끝까지 걸어 나갔습니다.

군산에서 익산을 거쳐 전주 전북도청까지 삼보일배(도)를 하기 위해 금강하구둑을 건너온 성직자들과 도보순례자들은 예정보다 늦은 9시 10분경, 13일째 "삼보일배(도)"를 시작하였습니다. 완벽하게 꾸려지지 않은 전북지역 실무자들이지만 새만금 갯벌을 살려야 겠다는 의지만의 하나로 잘 맞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삼보일배는 전체일정을 완주하는 김경일 교무(원불교 문화교당 주임교무, 새만금 생명을 살리는 원불교사람들 대표), 이희운 목사(전주나실교회 목사, 기독생명연대 사무처장)과 발목에 철심을 박고 수술을 연기하면서 까지 수행에 동참하신 전세중 교무(원불교 마동교당 주임교무)가 참여하였습니다. "새만금 갯벌은 살아야 한다."라는 깃발을 앞세우고 뒤를 따랐고, 10명의 도보순례자가 뒤를 따랐습니다.


삼보일배는 첫구간과 마지막 구간이 힘이 들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첫구간을 마친 세분의 수행자들은 "힘이 별로 안들고 가뿐하며 좋다"고 하셨습니다.

실무자들의 수행경험이 부족한 상태이여서 수행자들의 몸을 건강히 보좌해 드릴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다행이 12일 넘게 삼보일배를 해 오신 경험이 있어 수행자 스스로 조절를 잘 하고 계셔 그런데로 기도수행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 놓은 금강변 6차선을 따라 오늘의 종착지인 군산시청을 향했습니다. 이 도로는 금강변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철새들의 서식처를 없애버린 곳입니다. 썰물에 조금 드러난 갯벌위에서 갈매기 종류가 쉬거나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삼보일배 행진옆으로 차들이 질주하고 있었고 우레탄으로 깔린 인도에선 시민들이 산책과 달리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팡이를 짚으며 달려온 문정현 신부님은 비디오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하십니다. 방금 서천방향으로 가고 있는 삼보일배 일행을 보고 오신다고 합니다.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는 매주 수요일마다 군산미군기지앞에서 진행되는 수요집회에 참석하시기 위해 떠나셨습니다.


오늘 점심은 원불교 서전주 교당에서, 저녁은 원불교 군산 경장 교당에서 준비해 주셨습니다. 점심은 흑미떡과 감자떡, 갈비탕과 청국장이 입맞을 돋구었습니다. 저녘은 미나리와 쭈꾸미가 들어간 탕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맛있은 저녘이었습니다.

원불교 교무님들과 기독생명연대 목사님들, 그리고 오후에 수녀님들이 참석하셔서 최대 28명까지 수행에 동참하였습니다. 성공적인 마친 하루였습니다. 전체구간은 총 5.4km를 진행하였고, 교통에 별다른 지장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행렬을 바라보는 군산시민들은 많지는 많았지만, 동의하는 시민들도 종종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잠은 군산시청뒤편에 "계정병원 정상화와 이상용 이사장 구속ㆍ퇴진을 위한 전북시민단체 대책위원회"가 3년째 농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천막과 바로옆에 새롭게 설치한 천막에서 청할 예정입니다.

6시30분경, 일정 조정과 식사 담당을 조직하는 실무자 회의를 하였습니다. 대략 22일에 전북도청에 진입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시켰습니다. 20일이 천주교 부활절이여서 많은 성직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도수행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군산부부한의원 형양기 원장이 방문하여 간단한 치료를 해 주었습니다.

저녁 천막에 방문한 방문자들이 떠나고 두분의 성직자는 실무자 천막으로 잠시 건너 오셔서 한말씀 하셨습니다.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고가다가, 김경일 교무는 삼보일배에 대해 "삼보일배가 고통스럽가 보다는 복된다고 생각한다. 새만금 사업이나 핵폐기장 문제를 바라보면서 총체적으로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문명을 바꾸지 않고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이희운 목사는 "새하늘 새땅이 되어야 한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새벽을 맞이할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김경일 교무 또한 이는 원불교에서 "개벽(開闢), 즉 '天開 之 闢'과 같다"고 하십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글을 쓰고 있을 즈음, 두분의 성직자들이 천막으로 들어와 인터넷 자료를 보다가 깊은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천막이 도로변에 위치해서 인지, 차들의 질주하는 소음이 커다랗습니다. 내일 수행하시는데 괜찮을지 염려됩니다. (주용기 새만금사업을반대하는전북사람들 상임집행위원장)


전북순례구간 : 금강하구둑 - 한사랑병원 - 군산시청, 총 5.4km
시간 : 오전 9시10분 ~ 오후 4시10분

이틀째날 일정 : 오전 8시경 군산 황금예식장 - 군산 공설운동장 - 군산 중앙교회(2시간), 차량으로 이동하여 오전10시 30분경 군산 내초도 마을내 도로(1시간), 차량으로 이동하여 오후 2시경 군산 하제마을내 도로(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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