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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새만금 삼보일배 4일째 소식

편집팀( 1) 2003.03.30 01:03 추천:2

2003년 3월 31일 월요일
계속 흐리다가 오후 늦게 갬, 날씨가 따뜻해짐

아침에 일어났는데 웬일인지 별로 춥지 않았습니다. 그새 날이 많이 풀렸나 했더니 하늘이 잔뜩 찌푸려있습니다. 포근한 것은 좋은데 이제는 비가 오는 것이 걱정입니다.

그러나저러나 수경스님은 여전히 아침부터 다리를 절룩거리십니다. 왼쪽 무릎에 통증을 느끼시는지 말씀으로는 괜찮다고 하시는데 자꾸만 손은 무릎으로 갑니다. 오후에 들으니 무릎에 물이 찼다고 하는데, 삼보일배를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부안읍내를 통과했습니다. 나흘째에 이렇게 조그맣지만 시가지다운 시가지를 지나는 것이 이번이 처음입니다. 차가 많은 도회지라 그런지 매캐한 매연에 숨이 막혀옵니다. 땅바닥에 머리를 대고 절을 하는 분들은 더욱 이런 도시가 힘드실텐데...

그렇게 힘겨운 아침을 시작하고 있는데, 어떤 택시 운전사님이 지나가시면서 '미친 놈들 뭐 할라고 저 ···'... 화를 내려다가 말았습니다. 세상에 누가 미쳤고, 누가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 사는 걸까요?



예수님이나 석가모니나 모두 자신의 고향에서는 존경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박해를 받았다는데, 지금 이 성직자들도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서 이렇게 고통받는 것을 보면 2천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은 별로 차이는 없는 듯 합니다.

다행히, 오전에 조금씩 내리던 이슬비는 금새 그쳤고, 삼보일배는 계속 진행되었고, 오후가 되자마자 예쁜 꼬마 손님들이 우루루 몰려왔습니다. 성심유치원 아이들이 수녀님과 함께 찾아온 것입니다. 아이들은 신부님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팔과 다리를 주물러 드렸습니다. 고사리 같은 자그만 손이지만 신부님의 아픈 다리에는 어떤 물리치료사의 손보다 더 큰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후가 되면서 흐린 하늘 사이로 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추위에 웅크리던 것이 바로 어제인데, 이제는 더위가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삼보일배 하시는 성직자들께서 더욱 힘들어하십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어제는 영화감독인 장선우 감독님께서 찾아오시더니, 오늘은 시인인 이원규, 박남준 두분께서 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근의 원불교 교무님들도 많이 오셨고 천주교 부안성당의 신도들도 많이 참여하셨습니다.

이제까지는 천주교 부안성당에서 식사를 마련해주셔서 잘 먹었는데, 오늘 점심과 저녁은 원불교 부안교당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부안군 동진면 소재지를 조금 벗어난 길가의 소공원에 오늘의 잠자리를 마련하고 지금은 쉬고 있습니다. 오늘은 5.4킬로미터 가량 왔습니다.


오늘 온 길 : 부안읍 - 부안군 동진면 소재지
앞으로 갈 길 : 부안군 동진면 - 김제시 죽산면(내일) - 김제시 만경읍(모레) - 김제시 청하면 - 군산시 대야읍 - 충남 서천시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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