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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언론비평] 그린벨트와 새만금의 딜레마

전북민언련( 1) 2003.03.12 14:20 추천:1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방침이 발표되었지만, 시도별 해제지역선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권 그린벨트의 경우 특히 새만금사업과 관련 수질보전대책을 요구하는 환경부와 농림부의 반대와 맞물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휩싸여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언론은 일제히 전주권 그린벨트의 해제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지만, 근거로 들고 있는 논리들이 과연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 일체의 논의도 불순하게 파악하는 경직성

전북도민일보는 28일자 사설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서 이와 관련한 도내언론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있다.

먼저 도민일보는 "환경부는 전주권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만경강 수질을 악화해서 결과적으로 새만금호의 오염을 부추기는 원인을 제공한다며 전주권 그린벨트의 전체면적을 보전녹지로 지정하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농림부는 농업적성도 3등급까지 보전녹지로 묶으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환경부와 농림부가 주장하는 새만금호 수질오염 문제를 여기에도 결부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본적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는 먼저 1) 만경강 수질오염의 주범은 왕궁 축산단지와 주변 도시하수에서 비롯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그린벨트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유념해야 할 일은 행정명령에 따라 이러한 오폐수 시설을 규제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를 들어 전주권 그린밸트 해제문제에 발목을 잡는 것은 다른 도시와 형평성이 결여한 부처 이기주의요 또 다른 횡포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 다음으로는 "이 문제는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도 전혀 무시할 수 없어 오히려 사회적 불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한다.

특히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5사단 이전문제나 월드컵 경기장 주변 개발 그리고 여의동 물류단지 문제가 거의 불투명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민일보의 이러한 주장은 서로 모순되는 주장으로 비춰진다. 즉 만경강 수질오염의 주범은 그린벨트와 관계없고 왕궁 축산단지와 주변 도시하수에서 비롯될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두 번째 해제근거로 제시하는 북부권 개발 등 그린밸트 해제지역내 개발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스스로도 녹지해제가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시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환경부 등에 제기하는 녹지해제가 개발로 이어질 경우 새만금호의 수질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스스로도 인정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언론 스스로도 새만금사업의 지속과 지속시행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는 상류지역에 대한 개발제한 및 오염총량제 도입 사이에서 딜레마에 휩싸여 있다고 할 것이다. 새만금사업을 계속 주장한다면 상류지역 개발제한문제에 부딪치고, 상류지역 개발을 요구하자니 새만금사업의 지속시행이 문제에 부딪치는 꼴이다.

이런 조건에서 더욱 큰 문제는 언론들이 각각에 대해 편한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만금사업은 사업대로 그냥 시행하고, 상류권 개발제한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만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상류권 개발제한문제는 이미 새만금사업 중단이후 재개문제를 둘러싼 논란과정에서도 이미 불거졌던 문제다. 당시 새만금사업 반대주장 가운데에는 새만금사업이 전라북도에 실익이 있느냐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 즉 수질보전을 위해 전라북도는 상류권에 대한 개발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기했었다.

또한 개발제한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새만금수질이 확보되지 못할 것이라고 반대이유를 제기했었다. 당시 지역언론들은 이와 관련 새만금수질이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면서 제2의 시화호 우려에 대해 일축해왔다는 점을 들어보면, 현재 지역언론이 이번 그린밸트 해제문제와 관련하여 휩싸여 있는 딜레마는 스스로 초래한 문제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새전북신문은 조금 다른 시각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즉 전주시에서 제시하고 있는 <보존녹지 대체 하천부지 제안>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28일자 사설 <전주 그린벨트, 합리적 해법을>에서는"이렇게 부처간 서로 다른 요구를 하는 데에는 보존과 개발이라는 첨예한 대립이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과 보존은 절대적 대립의 개념이 아니다. 개발이 파괴의 수준에 이르지 않거나 그리고 개발의 폐해를 막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면 굳이 개발을 저지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개발의 정도와 폐해 방지책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강구되느냐이다"면서 이러한 대체부지 제안을 합리적 해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판단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의도를 드러내자

하지만 이런 딜레마는 새만금사업에 대해 일체의 논의마저도 불순한 의도로 파악하는 경직성이 존재하는 한 풀리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사업을 왜 하는지에 대해 이제라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보다 솔직하게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오래된 낙후로 대형개발사업이 절실하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풀 수 있다. 새만금사업 대안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해양도시 건설건만 해도 이러한 요구에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지나친 경직성이다. 갯벌도 살리고 개발도 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찾기위해서 얼마든지 원점에서의 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합리적 해결방안이 마련될 수 있다.


모니터대상 : 전라일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모니터기간 : 2003년 2월 28일~3월 6일
모니터기관 : 전북민언련 신문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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