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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이야기] 봄 생명을 따뜻이 맞이하자.

주용기( 1) 2003.03.15 12:08 추천:1

드디어 봄이 왔다. 잠시 머무르고 있는 한옥집 쳐마와 앞마당에 내리쬐는 햇볕과 산들 산들 피어나는 아지랑이는 봄의 생기로 가득차게 한다.

겨우내 움추렸던 생명들도 기지게를 펴고 한해살이를 시작하기위해 준비에 바쁘다. 육상의 식물들, 하천과 습지의 물속 생물들, 바다 생물들, 그리고 지구의 반바뀌를 오고가는 철새들이 말이다. 사람 또한 이에 발 맞추어 한해의 본격적인 삶을 준비한다.

농촌에서는 못자리 준비에 바쁘고, 염전에서 염전바닥을 청소하고 물꼬를 다듬기에 여념없으며, 강하구에서는 숭어와 실뱀장어 잡이에 바쁘다.

서해안 갯벌에서는 깊이 들어가 있던 조개들이 갯벌표면 가까이 올라오고, 개와 갯지렁이, 망둥어 들이 갯벌 위를 오고가며 먹이 활동을 시작한다.

어미들은 가정생활에 보태고 봄학기 자녀들에게 학용품과 책가방을 사주기 위해 이들을 잡는데 분주해진다. 들판에는 수많은 들풀들이 앞다투어 올라오고 꽃을 피우며, 나무에서는 새순이 파릇파릇 돋아난다. 초록빛깔의 은은함은 순박함의 상징으로 보인다. 물소리, 바람소리 또한 청아하게 들리고 생명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겨울 철새들은 짝을 찾고 새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새보금자리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월동하고 시베리아, 알레스카 까지 이동하는 동안 잠시 머물렀다 가기 위해 찾아오는 봄가을 철새인 도요새 물때새들은 새만금 갯벌에 찾아 온다. 이들을 만나 볼 수 있어 마음 뿌듯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나 또한 살아있음을 그들을 통해 제차 확인한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오롯이 볼 수 없는 불안한 마음

그런데 과연 이전에 보던 그대로 오롯이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불안한 마음이다. 자연적인 변화가 아닌 인공적인 행위로 인해 서식처가 없어져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 터전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도로건설, 골프장 및 위락단지 개발, 공단조성, 도시개발, 새만금 간척사업, 김제공항 건설, 하천정비, 더욱이 핵폐기장 건설 사업, 양성자가속기 사업, 첨단방사선연구이용센타 건립 사업 등 이루해아릴 수 없는 사업들로 인해서 말이다.

사람만이 살 수 없으며 다른 생명들과 공존 공생해야 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들의 편리함과 편안함을 위해 과도한 행위를 자연에게 가하고 있고 자연으로 멀어지려고 하고 있다. 많은 생명들이 우리를 멀리하고 있고 떠나고 있다.

자연은 우리 사람에게 존립 제공 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사람됨, 사람의 도리, 겸허함과 나눔의 마음을 갖게 하고 있다. 과거 우리들은 자연속에서 나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고 그리고 자연에게 덤없이 되돌려 주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사람들의 욕심만을 체우고 다른 생명의 존재 상실을 가져오고 있다.

되도록이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많은 자원을 아껴쓰자.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자. 특히 많이 가지고 물질적 풍요를 누린 사람들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연에게 되돌려 주자. 사람들의 욕망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노력하고 최대한 개발을 억제하자. 편안함과 편리함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면에서 찾아보자. 그래야 만이 환경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삶의 가치관을 바꾸고 실천하자

우리의 삶의 자세와 세계관, 자연관을 바꾸지 않고는 어떠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도 근본적인 한계에 부딧칠 수 밖에 없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이를 구체적인 삶속에서 실천해 보자.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섰다. 주요 정책과제에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사회, 사람과 자연이 공종 공생하며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사회" 등이 포함되기를 기대했었다. '동북아시대, 과학기술 진흥, 지방분권과 지역균형 발전' 등 12대 국정과제의 올바른 방향제시와 구체적인 이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이러한 과제에 앞서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내면세계의 확대에 정책과제를 두어야 한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데 앞장섰을 뿐, 사람의 상대적 빈곤감과 사람들의 생존의 근간인 자연을 절대적으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가 개혁적인 정부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점들이 빠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례로 지난해 2월에 발표된 '2002년 세계경제포럼(WEF)의 환경지속성평가' 결과 세계 142개국 중 136위로 꼴지나 다름없는 평가를 받았으며, 소득 불평등(지니계수, 1990년 0.29 2000년 0.31) 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상기하고자 한다.

우리 경제와 산업 발전 규모는 2000년 현재 국내총생산량(GDP) 기준 세계 13위이며, 1인당 국민소득(GNI)도 36위로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데도 말이다. 더나아가 기존의 경제발전 지표인 "GNP 또는 GDP개념"이 아닌 "그린GNP"개념의 지표를 도입해 보았으면 한다. 앞으로 노무현 정부가 이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환경보존과 환경친화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우선시 하는 '녹색정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도 생명의 소리, 삶의 진솔한 소리,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며 나누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기에 말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이 그곳에 그대로 있기를 기대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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