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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언론비평] 도민 기대 조각낸 첫 조각?

전북민언련( 1) 2003.03.08 10:45

노무현 정부의 내각인선 결과가 발표되면서 예의 지역주의적 해석이 지역언론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 개각이 있을 때마다 어느지역 출신이 몇 명, 또 어느지역 출신은 몇 명식의 기사는 가지는 문제는 이미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각료의 인선은 그 출신배경에 관심이 집중될 때, 정치적으로 또는 지역주의로 왜곡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인사의 능력과 해당분야에 대한 철학 등이 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번 노무현정부의 내각인선에 대한 보도에서 대부분의 지역신문이 비교적 차분한 보도태도를 보이며 안정과 개혁이라는 참여정부 첫 조각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과거와 비교해 진일보한 보도태도라고 보여진다.

지역 인사 숫자에만 초점을 맞춘 여전한 보도방식

그런데 전북도민일보가 유독 과거의 보도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지역주의적 보도태도를 나타내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먼저 도민일보는 28일자 3면 <도민 기대 조각낸 첫 조각>이라는 기사에서 "50대가 주축이 돼 안정과 개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되는 노무현대통령의 1기 내각에 대해 도민들이 많은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그러나 이번 조각이 지역화합을 위해 지역안배에 많은 비중을 두었음에도 영남출신이 호남권에 비해 2배이상 많은데다 내용면에 있어서도 전북입장에서는 크게 반길수 없는 상황이다"면서 예의 출신지별 분류에 여념이 없다.

▲3월 9일 전북도민일보
부산, 경남이 4명 대구,경북출신이 3명 전북이 2명 광주전남이 2명으로 영남권이 7명으로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차지 했으며 대전, 충남북과 경기인천이 각 2명, 서울과 강원, 제주, 평양이 각 1명씩이다. 지역과 정치적 상황은 배제한 채 단순 인구수에만 의존한 지역안배 결과로 보여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물론 핵심적 문제제기는 다음에 이어진다.

"도내지역의 경우 이번 조각에서 통일부와 외교통상부장관 등 주로 외치 관련부처에서만 장관이 배출돼 전북현안과 연계시킬 중앙부처와의 연결고리는 단절되는 등 예산확보와 지역발전에 큰 차질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예산부처는 물론 문화관광, 정보통신부, 행정자치부 등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부처는 영남권인사로 채워져 눈길을 끌고 있다"는 대목이다.

이러한 보도태도는 같은 날 사설 <개혁,안정,지역분배의 신정부 내각>와 3/4 1면 머리 <새정부 장,차관인사 핵심부서 전북출신 배제 "도내 현안추진 '난관' 예고>, 3면 <참여정부 마저 전북인사 '사이드 배치' "'장'빠진 틈새 '차'로 메웠더라면...">, -영남12, 호남10명..지역안배 형식적, 예산, 건교등 인맥 끊겨 도정살림 걱정, 사설 <인물키우기에 인색하지 말아야>에서도 이어진다.

전북일보 등이 28일자 1면 머리기사로 <전북현안사업 추진 '밀어붙이기 안 통해'> 등을 통해 현안사업에 대한 정교한 논리개발과 과거처럼 인맥 등에 의존한 밀어붙이기 방식은 더 이상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과 배치되는 모습이다.

합리적 타당성 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에 의존

도민일보의 이러한 보도형태는 먼저,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페로 지적되어 온,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드러난다. 실제로 인사가 있을 때마다 영호남이 갈라져 이를 지역주의유포에 악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반영하려 해왔던 점은 국민 누구라도 이미 알고 있다.

다음으로는 각종 국가정책 결정과정이 사업의 합리적 타당성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 등에 의해 결정되는 봉건적 매커니즘을 용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노무현 정부의 탄생배경에는 우리사회의 이러한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고자 하는 국민적 요구가 반영되어 있음을 전북도민일보는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오히려 그래도 학연, 혈연, 지연은 현실이다고 강변할 뿐이다.

더욱이 이러한 주장이 언론기관에서 버젓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더욱 할 말을 잃는다.

그리고 지역출신이라고 말하지만 진짜 지역출신인지도 의문스럽다. 아버지의 고향이 전북이라거나 출생지만 전북인 경우, 심지어는 통일부장관에 유임된 정세현 장관의 경우처럼 전북에 대한 인연이 거의 없는 경우도 전북출신이라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면 차라리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타 신문의 기자는 지적하기도 한다.

<이름난 명당마을서 장관났네>라는 전북도민일보 3월 1일자 사회면 기사를 보며 도민들은 또 어떤 생각을 떠올릴까 궁금할 뿐이다.

모니터대상 : 전라일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새전북신문
모니터기간 : 2003년 2월 28일~3월 6일
모니터기관 : 전북민언련 신문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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