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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예고하는 비가 추적추적 거리를 적시던 8일. 해가 길어져 7시부터 촛불시위를 시작하자는 주관 사회단체의 공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매주 그래왔듯 오후 6시 전주 객사 앞으로 촛불을 들고 모였다.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소파개정 요구와 함께 최근 미국의 이라크 전쟁위협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전쟁반대"의 구호를 외쳤다.

전쟁위협과 한미친선 분위기 속 소파개정은 간데 없고

지난 해 12월을 환하게 달구었던 촛불시위는 해를 넘기고 2월이 되는 지금도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매일 계속되던 시위가 주 1회의 주기로 바뀌었고 객사 길을 가득 채웠던 행렬도 수가 줄어 들었지만 촛불을 든 시민들의 소파개정 염원과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의 관심과 격려는 여전했다.

지난 5일 한미 양국 SOFA합동위원회가 SOFA 개정이 아닌 SOFA 개선책으로 '주한미군에 대한 음주단속및 처벌강화, 교통사고발생시 한국인 피해자에 대한 치료비,장례비등 배상금 법원 확정 판결전 지급, 훈련안전 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제재 규정이 부재해 수박 겉핥기식 개선책이라는 비난을 샀다.

또 여중생 유가족들과 대책위가 지난 달 여중생 사건 수사기록 등 관련자료 정보 공개를 정부에 요구했지만 "미군 운전병, 관제병, 지휘책임자 등에 대한 조사자료는 공개할 수 없으며 유가족 진술서만 보여주겠다"는 답변만을 얻었을 뿐 정부는 미온적인 진상규명 태도를 보이고 있다.

"촛불시위, 멈추지 않는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촛불시위에 참석했다는 최영희 씨
전주에서 촛불시위가 시작된 때부터 한번도 거르지 않고 촛불시위에 참여했다는 최영희 씨(한일장신대 학생)는 이런 상황에 대해 한숨을 먼저 쉬었다.

"우리가 곁가지식 개선책 몇개 내놓으라고 그동안 촛불시위를 계속해온게 아니잖아요.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관계를 만드는 소파 자체를 뜯어고치라는 건데... 정부가 진실을 우회하지 않고 제대로 봤으면 좋겠어요. "

촛불시위 열기가 다소 수그러들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최 씨는 말한다.

"안타깝지요. 우리 국민이 쉽게 달아올랐다가 가라앉는다는 아쉬움도 들고... 또 그만큼 촛불시위의 절실함이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촛불을 들고 있다보면 지금도 어린 친구들이 찾아와 전시된 사진도 유심히 들여다 보고 함께 시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소파개정이 될 때까지 촛불시위가 사그러들지 않고 계속되길 바랍니다."

이날 촛불시위는 1시간 가량 진행된 후 마무리 됐다. 다음 주 토요일(15일) 촛불시위는 대보름을 맞아 군산미군기지 앞에서 쥐불놀이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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