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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산업자원부가 경북 울진, 영덕, 전북 고창, 전남영광 4개 지역을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후보지로 선정한데에 주민들과 농민, 환경 관련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핵폐기장을 결사반대하는 이유는 생태계의 황폐화와 방사능 오염으로 인한 일상적인 생존의 위협, 혐오시설 설치로 인한 지역 황폐화의 폐해 때문이다.

거기에 이번 산업자원부의 후보지 선정과정 또한 비민주적인 밀실행정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지난 2001년 산자부가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 지역을 공모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자, 후보지역을 사전 선정하고 국민의 세금 2천여억원을 써가며 지역 유치위원회를 조직적으로 지휘하고 배후조종해왔다는 것.


핵 발전소, 왜 꼭 지으려고 하나?

산업자원부가 핵 폐기물 처리장을 추가 신설하는 이유는 세계 최대 핵단지화 목표에 따른 핵 발전소 추가건설계획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 16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2015년까지 신규로 16기를 추가 건설할 예정으로 총 30여기가 넘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으려 하고 있다.

선진국들 대부분 핵발전소 건설 중단

그러나 한전이 "원자력선진국"이라고 홍보하던 프랑스조차 최근 핵발전소 건설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선언했고, 지난 1997년 기후변화협약을 빌미로 2010년까지 총20기의 핵발전소를 건설하겠다던 일본조차도 지난 10년동안 연이은 대형사고를 겪은 후 국민여론의 반대로 더 이상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각국 경제개발 사업의 타당성 평가에 정평이 난 세계은행(IBRD)은 일찌감치 지난 1992년 핵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어떠한 사업에 대해서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선언까지 한바 있다.

영원히 지속될 폐기물

또 핵폐기물 처리에 있어서도 방사능 유출에 의한 거대사고 위험성은 물론, 방사능의 수명 또한 300년이 지나야 1/000로 감쇄된다는 것. 플로토늄의 경우에는 반절로 감쇄되려면 2만 4천여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핵단지화 계획은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발상일 수밖에 없다.
국민세금으로 부지 유치위원회 배후조종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2월까지 지질 조사와 환경검토를 하고 최종 후보지역을 결정하겠다는 것이 산자부의 계획이지만 "선정과정 자체의 문제점이 제기된 상황에서 부지선정위원회는 그 의미가 없다"는게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입장이다.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고창군 해리면도 이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고창군의 주민들 중 일부가 공식적으로 찬성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실상 "찬성을 한 단체는 산자부에 의해 일부 주민이 홍보위원으로 조직됐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게 핵폐기장 반대 고창 대책위 관계자의 말이다.

고창군, 군수도 '반대'

이 관계자는 고창 주민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일부 주민들은 고액의 보상금을 받아 찬성으로 돌아선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 여론은 반대입장"이라고 답했다. 반대하는 주민들 중에는 농민들이 많은데, 핵폐기장이 있는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의 판매량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눈에 뻔한 일. "농가부채, 농산물 수입개방 등 가뜩이나 어려운 농정에 핵폐기장 유치는 농민들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게 농민들의 중론이다.

이강수 고창 군수도 5일 대책위와 가진 면담에서 "몇몇 언론에서 마치 찬성하는 것처럼 비쳐졌는데 주민 90%가 찬성해도 나는 반대하겠다"며 핵폐기장 유치에 대해 강한 반대의사를 보였다.

한편 6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릴 '핵폐기장 백지화와 핵발전 추방 규탄대회'에 고창군 주민들은 약 100여명이 상경해 투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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