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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다섯살배기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편집팀( 1) 2002.12.16 10:49 추천:2

[편집자 주] 지난 10일 지역신문의 한귀퉁이를 조그맣게 장식했던 한 유아원의 교통사고 소식. 유아원의 부주의로 사고가 일어났지만 그 사고로 어린 자식을 하늘로 보내야 했던 부모는 유아원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다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부모가 애절한 심정을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여기에 전문을 게재한다.


다섯 살배기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저희는 지난 12월10일에 사망한 임혜성(5세)의 부모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부모에게는 다 소중하겠지만 저희의 아들 혜성이는 3대 독자여서 정말로 저희의 생명이었습니다. 혜성이 밑으로 딸 쌍둥이를 포함하여 저희는 5명이 즐겁게 살고 있었습니다. 혜성이는 너무나 귀엽고 잘생겨 저희 가족의 희망이었습니다.
그런 혜성이가 그만.......

사고는 12월6일(금) 오후 2시 20분 경에 났습니다.
저희는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쌍용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혜성이는 길건너 예찬 어린이 선교원(강경숙 원장, 김수봉 이사장)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계단식이어 평소 오후2시 21분에서 22분경 선교원 버스에 내려 아이가 걸어서 5층까지 올라옵니다. 그런데 그날은 평소와 달리 혜성이를 계단입구에 내려 주지 않고, 인솔교사(김경숙)는 그냥 반대쪽으로 내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오른쪽으로 나갈려다가 주차되어 있는 차를 보고 그만 후진하다 사고를 냈습니다. 긴급히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내장이 파열돼 큰 수술을 받았지만 10일 새벽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이를 보낸 선교원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왜 평소와 달리 반대쪽으로 혜성이를 내려주었을까?
인솔선생님은 당연히 아이를 계단 쪽으로 몇 발자국만 데려다 주면 결코 사고가 없었을 텐데... 왜, 왜....
선교원측은 선생님들에게 안전교육을 어떻게 시켰단 말인가?

그러나 이미 죽은 아이의 영혼이라도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저희는 장례식을 치뤄 아이를 화장했습니다.

모든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 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 맡길 때에는 아이의 안전이 가장 우선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운전기사나 선생님이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믿고 아이를 맡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고 후에 선교원이나 교회측의 진정 어린 사과를 저희는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운행되는 선교원 버스를 보면서 우리는 가슴이 찢어집니다.

우리는 피눈물로 호소합니다.
저희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우리뿐만 아니라 한해에도 수 차례 아이들이 사고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책임지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책임자님들!
제발 우리 혜성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교육을 철저해 해주십시오.
박봉에 시달리는 보육교사 선생님들!
아이들이 차를 타거나 내릴 때에 제발 안전하게 손을 잡고 옮겨주신 후에 차량을 출발시켜주세요.
그리고 버스운전 기사님들!
차량 앞뒤로 센서를 부착해서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다가오면 소리가 나서 차량이 멈출 수 있도록 꼭 사고를 예방해 주세요

저희는 견딜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지만 저희의 3대 독자 혜성이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희의 글을 읽은 아이의 부모님들, 원장님들, 보육교사님들, 기사님들 아이들 사고예방에 힘써주세요.


혜성이를 가슴에 묻은 부모 임창진 변수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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