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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대통령 선거를 보며 새만금사업을반대하는부안사람들 대표 신형록 씨가 농발게 http://www.nongbalge.or.kr 게시판에 올린 글을 여기에 게재합니다.

선거가 별 관심거리로 다가오지 않는데 대통령선거는 큰 일인가 봅니다. 대통령후보중 한사람이 계화도에 와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고, 함께 새만금 갯벌 살릴기 일을 했던 몇사람은 개혁정당을 하기에 선거 이야기를 한 두번 했습니다. 새만금 갯벌살리기 중심으로 선거를 바라보면 선거가 희망을 주지는 않습니다.

노동자가 노동자 입장을 가지고 선거 이야기하고, 농민은 농민 입장으로 선거 이야기하고, 갯벌 살리기 하는 사람은 이 입장으로 선거를 바라보면 선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선거 때만 되면 자기 입장을 버리고 다른 사람 입을 통해 해결할려고 하고 우리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 갈려는 것이 아니고 남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 갈려고 합니다. 주민자치를 중심에 두지 않는 선거는 주민들 삶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삶을 남이 바꿔줄 거라는 기대는 잘못"

자기 삶을 바꾸는 일에 중심을 두지 않고 정치를 통해 또는 다른 사람을 의지해 풀려는 방식은 자기 삶을 바꿀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정치냉소주의를 퍼뜨린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정치냉소주의를 퍼뜨린다는 소리를 들어도 자기 삶, 우리 삶을 우리 스스로 바꾸려는 노력없이 정치를 통해 남이 바꿔 주기라는 기대를 가지고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감히 이야기합니다.

정리해고는 어쩔수없이 해야 한다는 사람, WTO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람,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가 정치를 해보니 통일뒤에도 미군은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 새만금 갯벌을 막아서는 안된다고 했다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을 진보라는 이름으로 지지하는 이유를 아직 알지 못합니다.

물론 다른 정책이 진보일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후보보다 낫다는 평가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리해고에 삶을 잃는 노동자나 수입개방으로 농업이 몰살하는 농민이나 미군이 한반도에서 물러가야 통일이 진전되고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나 새만금 갯벌을 살려야 한다는 어민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어떤 이유를 들던 자기 목소리를 내야하고 그럴 상황이 정 어렵거든 자기 목소리를 대신 내는 당과 후보와 함께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어찌하든 이회창보다 나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변화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온 정치인 틀에서 벗어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것은 국민들 힘입니다. 5년전 김대중대통령이 되었을 때 생각이 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가 바뀔거라고 기대하며 희망에 부풀었는지 지금과 비교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 희망과 기대가 지금 어찌되었는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옆집 할머니께서 혼자 개표상황을 지켜보기 답답해 사무실에 오셨습니다. 노무현이 되어야 하는데 노무현이 떨어지면 금새 눈물을 흘릴 기세입니다. 그러면서도 "누가 돼도 내 삶이 바뀌는 것이 아닌디."하십니다. 새만금 찬성한다고 노무현을 안찍은 두분 어머니들도 "난 노무현을 안찍었지만 이회창보다 노무현이 되어야지"하십니다. 새만금으로 싸움을 하는 사람들은 이회창보다 노무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좀 잘할 거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지는 것이 인지상정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 삶이, 우리 삶이 조금은 바뀌겠지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나쁜 마음은 절대 아닙니다. 소박한 마음입니다. 또 절망할지라도 기대 하는 것이 우리들 마음인가 봅니다.

기대는 기대로, 우리 삶은 다시...

기대는 기대로 끝나고 우리 삶은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새만금 갯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방조제 공사는 끊임없이 되고 주민들은 생계를 찾아 고향을 등지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이 겨울에 벌어지고 있는데 어찌 할 것인가! 겨울이라 생합이 나오지 않는 갯벌을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내일이라도 나가보자고 말하는 선구어머니 절망을 어찌할 것인가!

나오지 않는 바다를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 식당에 나가는 옆집 형수의 아픔을 어찌할 것인가!

젊은이는 모두 떠날 준비를 마치고 있고 오도가도 못하는 사람들만 고향에 남겨질텐데 새만금 갯벌 살리기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암담합니다. 함께 삶의 터전을 지키자고 저항할 사람들이 없어지고 있는데 누구와 함께 이 터전을 지킬 것인지 방황합니다.

새만금 갯벌에 애정을 가진 모든 분들께,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분들께 호소합니다.

2003년 새만금 갯벌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 생각을 나누어 주시기 바랍니다. 올 겨울 계화도엔 절망이 감돌고 있습니다. 바다와 갯벌에서 하나하나 없어져 주민들이 삶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현실로 닥치고 있습니다. 그토록 우려했고 막으려고 했던 상황이 다가왔습니다. 함께 나누면 어렵지만 좋은 생각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 신형록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부안 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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