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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JD 사망 일본에만 100명...한국인도 잘 걸리는 유형

천용길(참세상)( newscham@newscham.net) 2011.11.29 14:04

광우병처럼 뇌에 구멍이 뚫려 사망에 이르는 전염병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사망자가 최초로 공식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와 한림대의대 김윤중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의 생체조직을 꺼내 동물실험을 한 결과, 국내 첫 ‘의인성 CJD’ 환자로 최종 판명됐다.
 
김윤중 교수팀 논문에 따르면, 이 환자는 23년전인 1987년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으로 절제술을 받고 이곳에 다른 사망자의 뇌조직을 원료로 한 경질막을 이식한 뒤 CJD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질막은 온몸의 감각과 운동 등의 활동을 통제하는 중추신경계를 싸고 있는 3개의 뇌막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막이다.
 
김윤중 교수는 논문에서 “환자의 뇌 전두엽 영역에서 생체 조직검사를 한 결과 프리온 단백질의 침전이 확인됐다”며 “라이요두라(Lyodura)라는 제품의 뇌경질막을 이식 받은 뒤 CJD에 감염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한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감염환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의인성 CJD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라이요두라는 1969년부터 사용된 독일제품으로 당시 인간광우병이나 이런 거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불법적으로 많이 사체조직을 수집해서 팔았다고 설명했다.

 

우희종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뇌수술 과정에서 CJD에 오염된 경막을 사용해서 전염된 경우가 국제적으로 200여건에 달하고 대부분이 라이요두라에 의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CJD에 감염된 조직이식이나 인간 성장호르몬, 각막 등 병원 수술과정에서 옮겨진 게 4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100여건이 확인되었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 교수는 “일본인과 한국인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129번 MM형 유전자 비율이 높은 것이 CJD 발생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것이 주원인이 아닐까 라고만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라이요두라에 의한 CJD발병이 최초로 확인됐지만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그 전에 발생했는데 의료관리가 안 됐기 때문에 사망했을 수도 있고요. 그냥 노망이다 이래서 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CJD 환자들의 증상이 운동실조나 기억력상실, 치매 등과 거의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생체 검사를 하지 않고서는 입증되지 않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도 29일 오전 의인성 CJD 사망을 공식확인하고 추가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내 CJD 환자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 문제가 7월 보고된 이후 4개월 지나도록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당국이 어떤 대응도 하지 않다가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자 뒤 늦게 늑장대응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희종 교수도 “라이요두라라는 이 제품 때문에 세계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걸 알고 국내에도 수입됐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그 역학조사를 이제야 한다는 것은 매우 늑장대응”이라며 “결국 이 질병에 대한 인식이나 정부의 어떤 태도가 매우 미온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CJD(크로이트펠트 야콥병)는 100만명에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 질환이다.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법도 없으며 100%의 사망률을 보인다. 50~60대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나며 노인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뇌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죽게 된다는 점에서 vCJD(인간광우병)과 유사하다. 광우병의 발병 인자로 지목되는 변형 프리온(prion) 단백질이 원인이라는 점에서도 같다.

 

발병 과정만 보았을 때,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프리온이 알 수 없는 작용으로 인해 변형을 일으킬 경우 CJD, 광우병에 걸린 소 등을 통해 외부에서 변형 프리온이 유입돼 발병했을 경우 vCJD(인간광우병)로 분류된다. 그러나 현재 CJD나 vCJD(인간광우병) 모두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진단 기준이 나와 있지 않은 ‘의료계의 불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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