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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문화 꿈나무들의 솜씨자랑

토로( 1) 2003.06.04 11:45

어린이들이 직접 만들고, 관람하는 무대가 가족관객들을 기다린다.

8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춤으로 보는 동화’와 11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창작동요 발표회’.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는 창작공연이지만 엄마 아빠도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마당이다. 두 공연 모두 소리문화의전당이 지역문화예술단체와 손잡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해 기획한 자리다.

‘춤으로 보는 동화’는 어린이들이 어렵게 여기는 현대무용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춤의 대중화’무대이고, ‘창작동요 발표회’는 어린이들의 음악재능을 가꾸고 동심을 일깨우는 ‘동요 한마당’이다.


아이들 눈높이 맞춘 발레와 재즈

▲춤으로 보는 동화
‘춤으로 보는 동화’는 일요일 오후 온가족이 함께 춤으로 보는 동화시리즈다.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한차례씩 창작발레와 현대무용, 재즈댄스 등이 이어진다.

소리전당이 ‘추상적이고 어렵다’는 현대무용의 고정관념을 깨고 어릴때부터 무용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무대. 현대무용단 사포(예술감독 김화숙·원광대 무용학과 교수)가 함께 한다.
김화숙 교수는 “현대춤을 일반에게 알리는 작업”이라며 “어릴때부터 무용을 접하면 바른 정서는 물론 균형잡힌 신체, 친화적인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대무용단 사포와 온고을 어린이 무용단이 무대에 올라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발레와 재즈를 선사한다.

온고을 어린이 무용단은 ‘백설공주를 사랑한 일곱난장이’와 ‘학교종이 땡땡땡’ ‘찾아가자 보물섬’ ‘호두까기 인형이야기’등 동화를 주제로 한 창작 발레를 매달 선보인다.

현대무용단 사포는 프랑스 천재 조각가의 삶을 다룬 현대무용 ‘영혼이 아름다운 까미유 끌로델’(안무 정세라)과 ‘새,날아가다 “바리고 가시리잇고”(안무 이흥민), 재즈댄스 ‘인터넷 사랑’(안무 송현주) ‘충동’(안무 강정현), 그리고 재즈와 힙합이 조화를 이룬 ‘해변에서 꿈꾸는 자’(안무 김정철) 등을 공연한다.

발레와 재즈 등 현대무용을 관객들이 직접 배워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단원들이 직접 나와 ‘엄마, 아빠와 함께 발레 한 동작 따라하기’와 간단한 재즈동작 배우기, 재밌는 힙합동작 따라하기 등을 진행한다. 공연만큼 흥미진진한 뒤풀이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만 하다.

6월 8일, 7월 6일, 8월 10일, 9월 7일 오후 3시 소리전당 명인홀. 270-8000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 엿본다

▲창작동요 발표회
‘푸른 마음 맑은 노래’는 학교법인 예문학원(이사장 차종선)과 전북아동문학회(회장 심재기)가 주최하고 예술기획 예루(대표 김광순)가 주관하는 창작동요 한마당. 아동문학가의 시에 전문 음악인들이 곡을 붙이고 기성 성악가와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116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 동요 한마당은 지난 1월 전북아동문학회에서 김광순 교수(전주대 음악학과)에게 창작동요 제작을 의뢰하며 시작됐다. 마침 “지금껏 ‘동요는 남의 집’이었다”는 김교수도 어른들의 음악언어를 무분별하게 차용하는 일부 창작동요의 제작 형태를 걱정하던 차였다.

“순위경쟁이나 고난도 기술을 앞세우곤 하는 일부 창작 동요들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동심을 멍들게 하는 것은 않을까…, 아쉬움이 있었죠. 획일적인 동작이나 기성 성악가를 흉내낸 어색한 성악 발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어린이 특유의 순수함과는 거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가 말하는 동요의 가장 중요한 음표는 아이다운 모습을 이끌어 내는 것. 떼를 쓰고 욕심을 부리기도 하지만 거리의 부랑자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엄마 몰래 동전을 놓고 가는 아이의 맑은 심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동요를 부르다가 어른스러워지면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이번 음악회는 강만영·김경중·심재기·안도·양봉선·윤이현·이용만씨 등 전북아동문학회 회원 25명의 시에 김교수와 이유(전주대 겸임교수)·한광희씨(한국작곡가회 부회장)가 밝고 희망찬 선율을 담았다.

은세계(교대부속 5년)·문민지(전일초등 3년)·김미진(아중초등 6년)·박이랑(삼천남초등 5년)·이수민(전일초등 6년) 어린이가 독창을, 김원진(인후초등 4년)·강수현(송천초등 5년) 어린이가 이중창을 들려주고, 양지초등학교 중창단·서곡초등학교 중창단·KBS전주어린이 합창단이 무대에 선다. 소프라노 박신·바리톤 최관씨도 ‘마이산 벚꽃길’‘풀꽃’ 등 성인을 위해 창작된 동요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동요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세상을 그리는 겁니다. 잘 부르는 것보다 동요를 통해 순수함을 느끼고 사랑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날 소리전당 로비에서는 노래로 분한 시를 담은 시화전을 마련할 예정이며, 창작된 동요들은 노래집과 음반 CD로 보급될 예정이다.


막바지 연습 한창인 온고을어린이무용단

지난 4일 오후 6시30분 소리전당 명인홀. ‘춤으로 보는 동화’에서 창작발레 ‘백설공주를 사랑한 일곱난장이’를 선보이는 온고을어린이무용단(단장 신희흥·31)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여섯살짜리 유치원생들은 꽃과 나비, 나무를 손짓 발짓으로 표현하는데 열중하고, 초등학생들은 백설공주와 왕자, 일곱난장이 역을 맡아 우아한 몸짓에 열중이다.

지난해 11월 창단한 온고을 어린이무용단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로 이루어진 도내 유일의 어린이 전문 무용단. 현대무용단 사포 단원으로 활동했던 신희흥 단장과 황은아 훈련장(29)이 조기교육을 통해 무용영재를 육성하고 무용의 대중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신 단장은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아이들도 무용이 어떤 것인지 접하게 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면서 “춤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 무용단의 목표”라고 밝혔다.

창단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단원은 모두 31명. 매주 토요일 한자리에 모여 현대무용과 한국무용, 발레, 댄스 등을 배운다. 무용단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화숙 교수를 비롯해 각 전공자들이 1일 교사로 초빙된다.

이 무용단의 교육특징은 엘리트 또는 스파르타식으로 진행되는 학교교육의 폐단을 깨는데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몸짓을 작품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채택, 어린 단원들의 ‘창조성’과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

유일한 청일점인 김주환군(13·조촌초교 6)은 “큰 무대에 선다는 것이 꿈만 같다. 공연 준비를 하면서 어렵게 여겨졌던 발레가 친근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왕비와 마녀 역을 맡은 우아미양(12·서일초교 5)도 “혼나기도 하고 힘들때도 있지만 연습을 하지 않으면 몸이 뻣뻣해진다”면서 “무용을 하며 어린 동생들과 언니들이 생겨서 즐겁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지금까지의 활동은 다양하다. 창단 초 CBS전북방송 소년소녀합창단 공연에 협연단체로 나섰고, 전주KBS의 ‘열려라 동요세상’을 춤으로 채웠다. 지난 5월 풍남제에는 사물놀이와 발레, 치어댄스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춤으로 보는 동화’는 이 무용단이 관객들과 만나는 네번째 무대. 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자리여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무용을 배우는 자녀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직접 느껴보는 자리인 셈이다. 권유지(7)의 아빠 민주씨는 딸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아빠역으로, 엄마 3명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을 알아맞추는 거울 역을 맡아 앙증맞은(?) 율동을 선사한다.

매달 다른 동화 한편을 들고 나와 춤으로 이야기하는 어린 무용수들의 귀여운 몸짓과 푸짐한 무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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