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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 때늦은 봄의 명반

편집팀( 1) 2003.05.17 11:12 추천:4

봄음반을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시선을 두게 되는 음반은 역시나 마그나 카르타다. 이 음반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그간 이들의 연주 'Seasons'로 계절의 변화를 알려온 팝스갤러리는 뿌듯한 마음으로 커버를 펼친다.

* 배경음악 : 비발디의 '사계' 중 봄.

Magna Carta / Seasons

3인조를 고집하며 잦은 멤버 교체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줬던 영국 밴드 마그나 카르타. 'Seasons'는 69년에 선을 뵌 그들의 데뷔앨범에 이은 두 번째 앨범으로 73년 발표된 (Lord Of The Ages)와 함께 그들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특히 이 앨범에서는 Rick Wakeman이 게스트 뮤지션으로 건반악기를 연주해 줌으로써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다.

한곡 한곡이 모두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곡이지만 대곡'Seasons' 를 능가하지 않는다. 20여분의 런닝타임을 가진 이 대곡은 시간의 지루함도 잊게 할 만큼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계절에 대한 시낭송과 노래가 어우러져 있어서 더욱 감칠맛이 난다, Prologue - Winter Song - Spring Poem - Spring Song - Summer Poem - Summer Song - Autumn Song - Epilogue - Winter Song(reprise)으로 이어지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황홀한 계절노래들. 바로 곁에서 들려주는 듯한 Chris Simpson과 Lyell Tranter의 기타 연주, 그리고 나레이션,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 강력 추천합니다.
(아, 입이 타는군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이 음반을 하찮게 여길까봐, 소장하지 않을까봐... 예전엔 희귀음반이었지만 지금은 구하기 쉬워요.)


LOS CANARIOS / Ciclos

스페인 락그룹 로스 까나리오스의 'Ciclos'는 비발디의 '사계'를 기초로 우주만물의 창조와 묵시를 그린 거대한 Space Rock Opera다. 무척 정교하고 다양한 음의 세계, 그리고 철학적인 가사가 앨범을 빛내주고 있는데, 사계절을 인간의 삶과 대비시킨 초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LOS CANARIOS / Ciclos
비발디의 '사계'를 재해석한 작품이지만 각 각 계절에 대한 인상을 표현한 것에 불과했던 원곡을 인간의 일생과 윤회라는 주제로 변형 시켜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곡의 길이 뿐 아니라 음공간의 스케일도 엄청나게 확대된 대작이며 현대의 감성과 방법론 그리 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기존의 곡을 재탄생시 킨 것만으로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단, 조금쯤은 난해하게 다가설 수도 있을 터, 미리 겁먹지 마시고 인간이 받아들일 수 없는 멜로디는 없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으면 간간히 비발디의 테마선율을 발견하는 기쁨도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비발디 사계가 그리 버겁지 않았다면 이 곡 역시 받아들이실 수 있을 터.)


Amsterdam Guitar Trio / Vivaldi:The Four Seasons

`암스테르담 기타 트리오'의 연주는 누구나 한번쯤은 접하지 않았을까?

70년대 말에 두 남자와 한 여인으로 구성된 기타리스트들이 `암스텔담 기타 트리오'를 구성해 연주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들의 뛰어난 연주가 런던 캐나다 미국을 거쳐 극동 및 유럽을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Vivaldi:The Four Seasons
바흐의 `브란덴 부르크 협주곡'과 비발디의 `사계'의 뛰어난 트랜스 크립션이 힛트를 기록하고 드뷔시의 자켓 사진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이나 `작은 모음곡' 그리고 포레나 쇼팽의 곡들이 이 기타 트리오의 연주에 잘 맞아 떨어져 유명한 음반들이 되었다.

여기 소개하는 음반은 'Vivaldi:The Four Seasons' 다. 바이얼린을 위주로 한 현악선율에 익숙한 분들에겐 기타 석대로 빚어내는 사계가 조금은 밋밋할지 모르겠으나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하게 다가서기도 한다. 클래식 기타로 듣는 봄은 그중 가장 돋보인다. 누군가가 그랬던가? 피아노의 노래는 이야기이며, 첼로의 노래는 비가(悲歌)이며, 기타의 노래는 ...노래다. 라고. 이 봄 기타가 빚어내는 봄의 노래에 귀 기울여보시라.
(어느 이른 봄날 오후 비발디의 `사계'중 `봄'의 1악장 알레그로가 기타 텃취에 얹혀 흐를 때 아마도 당신은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도....)


caterina caselli/ La primavera

▲caterina caselli/ La primavera
자, 이번엔 이탈리아어의 리듬을 맛볼 수 있는 음반이다. 봄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앨범은 조곡형태로 형태로 이루어진 음반인데 그녀가 발표한 수많은 음반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이태리 화가 보티첼리의 1477년 작 품 봄을 앨범 커버로 채택한 이 앨 범은 봄 - 프리마베라로 시작해 프 리마베라로 끝난다. 첫곡 프리마베 라는 모든 생명체가 되살아나는 봄 은 상징하듯 여성코러스와 오케스트 라 연주로 신비로움을 표현하고 있 는 짧은 인트로다.

'계절과 사랑은 늘 무언가를 남기고 떠난다'라는 아름다운 노랫말을 음미할 수 있는 곡 Il delusa 를 지나면 비교적 많이 알려진 buio in paradiso (천국의 어둠)를 들으며 잠시 정제된 우울함을 감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랑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있다'라는 진리를 만난 후 청자는 비로소 깨닫는다. 이 앨범은 봄선율을 빌어 사랑을 전파하고 있구나.....
(경쾌한 봄 음반 하나 추가 : Club 8 / Spring Came, Rain Fell : 2002 촉촉한 멜랑꼴릭 팝 멜로디에 휩싸인 요한(Johan)과 캐롤리나(Karolina) 이들은 아마 이 음반을 만드는 사이 서로 사랑하게 됐을걸요?)


- 박지원 / 원음방송 팝스갤러리(FM97.9MHZ 밤 12시~2시) PD
- 이 글은 노동자의 집 소식지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에도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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