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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린시절 추억, 그 아련한 감정

편집팀( 1) 2003.04.14 10:20

자동 카메라나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면서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셔터를 누르게 되었다. 발전한 기술만큼 사진찍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져 우리지역만 보더라도 여러 사진동호회가 활발하게 모임을 갖고 계절마다 전시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 가운데 흑백사진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어 찾아갔다. 한 스승 밑에서 흑백사진을 공부하며 각기 작품활동을 한 이들은 4월 24일부터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4일동안 진행되는 흑백사진전을 위해 1년여 가량 준비했다고 한다. 김승중, 신재풍, 김세성, 차승원, 이태주가 그들이다. 인터뷰는 김승중씨와 이루어졌다.


▲김승중 작가
▲ 흑백사진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구나 느끼는 것이겠지만 흑백사진은 어렸을때의 추억과 그 아련한 감정을 일깨워 줍니다. 흑백사진 하면 보통 단순한 흑과 백의 조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 안에는 무수한 색깔이 조화를 이루고 있죠.

또한 칼라 사진과는 다르게 흑백사진은 작가가 직접 암실작업을 하며 원하는 작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담을때 생각했던 작품을 얻기 위해 수십장의 필름을 버릴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진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사진의 세계를 안일하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기교가 아닌 작가의 연륜과 철학이 그대로 옮겨져야 합니다.

▲ 1년여 가량 전시회 준비를 한걸로 알고 있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모든 작품은 작년 4월부터 준비해 11월말에 마감 지어졌고 군산에 계시는 스승님께서 작품평 뿐만 아니라 액자선정과 손질, 초대장까지 신경써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전시회 준비하는 과정의 어려움 보다는 최상의 작품을 얻기 위한 노력이 많았다고나 할까요? 작품활동은 하루도 빠짐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좋은 작품을 얻기 위해서는 대상자의 심리 파악과 다음 동작까지 예측해 내야만 하죠. 이미지가 맞지 않으면 한 두장의 작품을 얻기 위해 200여장의 필름을 버리는 일도 허다합니다.

▲신재풍 作
▲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 있다면...

이번 전시회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진이 아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 소시민들의 사는 모습을 담았으며 연출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작품의 큰 가치로 두었습니다.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작품의 크기도 대부분 작고 액자도 흑백사진과 잘 어울리도록 클래식하게 마련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작품 제목이 없다는 겁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마다 느낌이 다를텐데 제목을 달게 되면 그 틀이 만들어져 버린다고나 할까요? 관람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작품의 제목이 될 수 있겠죠.


▲ 군산에서 전시회를 갖게 된 동기와 앞으로 전시 계획은 어떤지요.

저는 전남 나주에서 신재풍씨는 제주에서 거주 하고 있지만 한때는 모두 군산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스승님도 군산에 계시고 군산에서 만난 분들이기 때문에 전시회 장소도 군산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는 분들은 짧게는 4~5년에서 길게는 10여년동안 활동하면서도 한번도 발표기회를 못가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모두들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작품활동을 통해 얼마나 좋은 작품들을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시간 또한 가늠할 수가 없을 것 같군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사이버 갤러리를 만들었는데 좋은 작품을 얻는대로 갤러리에 업데이트 할 계획입니다.



‘흑백사진작가 5인전’의 초대장은 그 자체가 작품이다. 받는이 모두가 책상앞에 세워놓았거라 장담한다. 김승중씨의 작품이 담긴 이 초대장 구상 또한 스승님의 생각이라고 했다. 버려져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중하게 간직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란다. 초대장에 실린 사진을 얻기 위해 서른한번의 재작업이 필요했다는데 안개 낀 날 찍었다는 사진속 풍경은 몽환적인 분위기다.

40년 이상 흑백사진을 고집하며 일흔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강직하고 원칙을 지키며 불의를 참지 못한다는 스승님은 사진에 관한 이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해결사라고 했다. 뜻과 철학이 맞는 사람이라면 어느때든 사진지도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그 분이 아니었으면 이번 전시회도 어려웠을거라며 김승중씨가 고마움을 전했다.


흑백사진작가 5인전
전시일 : 2003년 4월 24일 ~ 27일 (4일간)
전시장소 : 군산 시민문화회관제1전시실
사이버전시실 : http://photobw5.com



- 기사 출처 : 아이군산 http://igun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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