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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head는 영국밴드이다. 앨범을 내면 기본적으로 몇백만장은 팔리는, 속되게 표현하면 요새 잘 나간다는 밴드이다.

radiohead의 음악은 틀이 없다. 각 앨범별로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얼핏 들으면 서로 다른 밴드들의 음반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그만큼 고정된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밴드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건 radiohead풍의 노래야.'라고 말할 수 있는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정체성은 너무나 강렬해서 어떤 노래의 몇 소절만 듣고도 이건 포스트라디오헤드(라디오헤드 고쳐부르기)라고 단언할 수 있다.


* Radiohead의 Kid A


radiohead의 보컬 톰 요크는 울기 일보 직전의 목소리로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목소리가 잘 먹힌다는 건 그만큼 현대가 메말라 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radiohaed를 규정하는지 딱 꼬집지는 못하겠다. 암울하게 절규하는 듯한 연주와 보컬.. 이정도?


Radiohead의 음악엔 메마르고 암울한 사회가 있다

▲앨범 [kid A]
내가 처음 접한 radiohead의 음반은 Kid A 이다. 어디에선가 '싸이키델릭'이라는 단어의 음악평 하나만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앨범이다. 그리고 그 싸이키델릭함은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에 잠긴 듯한 앨범 전체의 분위기와 기계음들, 그리고 의미심장한 가사들..

그 모든 것이 그동안 내가 접해왔던 음악들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 있었다. Kid A는 그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던 앨범이다. 너무 실험적인 소리들로 가득차 있었기에, EP(비정규앨범)로나 발매할 걸 정규앨범으로 발매했다는 불만섞인 소리들도 혹은 이것은 Culture shork (문화 충격?)이라는 이야기도..중요한 건 어느 쪽이나 Radiohead라는 밴드가 지금껏 들려주지 못한 소리를 들려줬다는 데에는 동의했다는 점이다.

반자본, 반세계화의 우회적 외침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앨범이라고 평가받는 앨범인 Ok computer 는 앨범제목에서부터 보여지듯이 물신화된 현대 사회에 대한 비꼬기이다. I may be a panaroid, but not an android (난 편집증 환자일진 몰라도 기계인간은 아냐.) 로 대표되는 이 앨범의 절규는 반자본, 반세계화를 우회적으로 외치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radiohead 음악 전반적으로 나타난다.

▲앨범 [OK Computer]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그들을 억압하는 정부, 세계화, 선거를 위해선 뭐든지 하는 정치인들, 민중을 대변하지 않는 정부, 비인간적인 군대와 전쟁, 그 속에서도 알량한 인도주의를 이야기 하며 여성과 아이들을 먼저대피시키라는 모순적인 사람들, 인스턴트 만남과 사랑 등등..

좌파로서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밴드는 RATM, manic street preachers등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그 창의성이나 전달방식에 있어서 radiohead를 따라오는 그룹은 거의 없는 듯 하다.

대형레이블 소속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하지만 radiohead 식의 암울한 세상 보기는 단지 거기에서 그친다는 데 한계가 있다. 냉소를 지으며 꼬집기는 잘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을 벗어난 사회적 행보에서는 자본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결점도 가지고 있다. (그들도 RATM과 같이 대형 레이블 소속이다.) 영국의 인디밴드 Mogwai 는 라디오헤드를 향해 , '너희들이 반 세계화, 반 자본을 외치는 것은 기만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들이 음악세계에서 쥐고 있는 헤게모니는 그런 비판을 충분히 가능하게 만든다.

그래도 내가 radiohead를 좋아하는 이유.
..다른 건 없다. 자신들의 기득권에 매달리지 않고, 매 앨범마다 과감하게 자신을 바꾸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원래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 모습들 때문이다.

2003년에 radiohead의 신보가 나온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그들은 또 지난 앨범들에서 완전히 탈바꿈한 앨범을 선보이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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