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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생활비 좀 벌어보자고 대리운전을 시작했다. 처음에 남의 차를 운전하면서 혹시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술 취한 사람이 행패부리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에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돈이 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시작한 일이 이제 한 달이 조금 넘는다.

콜 건당 8천원의 수입이면 업체에서 2천원을 수수료로 받고 개인이 6000원을 갖는다. 하나의 콜을 잡기위해서는 PDA나 핸드폰에 떠있는 오더프로그램에 눈을 고정하고 바짝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콜이 바로 뜨면서 울리는 벨소리에 그것을 잡지 못하면 순식간에 다른 기사들이 낚아 채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콜을 잡았다고 해서 전부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있는 거리와 손님 차에 거리가 10분 이상 차이가 날시 그 콜을 놓아주어야 한다. 너무 늦게 도착할 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손님 차에 되도록 빨리 도착하기위해 10분정도 되는 거리를 쉼 없이 뛰어다닌다. 손님의 도착지가 픽업차량이 움직이지 않는 시내외곽지역이면 손님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택시를 타서 나오거나 걸어서 나와야 한다. 이렇게 하루 6건 이상 손님차를 운전해야 하루 수입 3~4만원 전주시 대리운전 기사들이 저녁 8시부터 밤 1~2시 까지 해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이렇게 매일 대리운전 기사들은 밤에 쉼 없이 뛰고 때로는 걸어 다닌다. 하루 일하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무릎이 아프다. 한 달 쉬지 않고 꼬박 해야 약 100~150만원 사이에 임금으로 일을 한다. 밤에 술집이 많은 근처에 이렇게 콜을 잡으려고 하는 기사들이 여럿 눈에 띈다.

전주시에 약 500~600여명 정도가 대리운전 기사를 하고 있다고 예상된다. 이미 사용자들은 연합해서 콜을 띄우고 전주시 대리운전 비용과 수수료 또한 평준화 되었지만 오직 대리운전기사들만이 개별화 된 존재로 남아 이 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박탈당한 채 생활하고 있다. 언제쯤 전주시 대리운전 기사들도 이사회에 당당한 노동자가 될 수 있을까?


[덧붙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글쓴이는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자원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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