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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나무네' 공부방

김현상( 1) 2004.05.02 18:46 추천:2

완산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나무네’ 공부방을 찾는다. 4일 나무네를 찾았을 때, 아이들은 정신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노느라 정신없다. 이 아이들에게 대장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민경(25세,여)씨는 올해 3월에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공부방을 만들었다.

동사무소에서 꿈나무 학습교실에 참여했지만 전주시의 전시행정으로 그치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껴 이 씨 개인이 손수 만든 공부방. 초등학교 인근에 전세를 얻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방과 후 ‘가정과 학교’의 역할을 담당해 내고 있다. 선생님이 간식을 준비하러 간 사이에 무슨 시간이 재미있는지 물어봤다. 아이들은 ‘체육이 달라요’라며 완산칠봉에 가서 운동기구 놀이, 배드민턴을 할 수 있는 체육시간이 좋다고 너나없이 말했다. 또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것. 수학이 쉽고 재미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나무네 공부방 아이들에게 대장선생님으로 불리는 이민경씨
나무네 공부방 학생들은 대부분 전동, 동완산동, 서완산동에 산다.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서는 가정환경을 읽을 수 없었지만 아이들에게 어머니인 이민경씨는 “편부, 편모의 결손가정으로 경제적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아이들 집에서는 애들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선생님의 설명이다.

전주교대 27명 대학생들이 시간을 내 45명의 아이들과 함께 오후 4시에서 6시까지 같이 보낸다. 1.2학년은 씨앗반, 3.4학년은 새싹반, 5.6학년은 나무반으로 불린다. 이곳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같이 성장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고 있었다. 선생님들이 직접 발로 뛰어 만들어가는 만큼 더욱더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나무네 공부방은 전주교대에서 1.5Km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이날 오후 4시 정도에도 교대 예비교사 2명과 대장 선생님은 수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교대를 졸업한 대장 선생님은 학교 때 경험했던 공부방 교사가 지금 이 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대근처 중에 낙후된 지역의 하나인 동완산동. 이곳 아이들에게 방과 후 교과복습뿐만 아니라 공동체 체험학습 활동 등으로 학교와 가정을 잇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 언제까지 와요’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며 처음에 쉽게 친해지지 않았는데 지속적으로 애정을 나누고 약속을 지키니 초등학생들이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공부방 할 때 아이들이 하는 가장 답하기 힘든 질문에서 나무네 공부방 이민경씨는 가장 답하기 편한 질문이 됐다.

하지만 공부방 운영이 쉽지 않아 보였다. 전주에서는 아직도 공부방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환경속에서 그나마 운영되고 있는 ‘나무네’에 재정 후원이 없다. 교대 예비교사들이 학내 모금활동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아직까지 지역사회에서 학부모나 기타 단체들과 연결고리가 거의 없어 어려움이 많다.

나무네 이민경씨는 “애들에게 가능성이 많은데 가정형편 때문에 사회, 학교에서 소외되어 화가 난다”면서 “정부의 일시적 정책으로 혜택을 주는 것으로 생색내기 하지 말고 근본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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