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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육의 희망은 엘리트 교육?

최인( 1) 2003.12.26 10:45

신임 안병영 교육부총리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의 씨앗이 됐던 교육에 희망을 주기 위해 경쟁력 있는 엘리트 교육을 살리겠다“고 말이다.

이 말이 떨어지자 말자,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곧바로 ‘평준화 제도’의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모 중앙 일간지는 지난 24일 사설에서 “교육에서 평등주의를 배격하고 경쟁력 향상과 효율성 제고에 우선을 두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30년 전 도입한 평준화 제도의 골격을 손 한번 대지 않고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예 국제경쟁을 포기하는 우물 안 교육이라고 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임 안병영 교육부총리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부추겼다.

이 사설은 새 부총리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로, ‘산적한 난제 중 무엇보다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제시하기까지 한다.

교육의 경쟁력! 그것이 엘리트 교육이란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충격적인 일을 접하면서 ‘엘리트 체육’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적이 있다. 바로 84회 전국체전 출전을 앞둔 고교생 레슬링 선수가 무리한 감량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숨진 사건이다. 이 선수는 전도가 양양한 선수였었다. 그러나, 엘리트 체육이 빚어낸 ‘성적지상주의’에 희생돼야 했다. 학교체육이 정상적인 체육으로 가지 못하고 엘리트 체육으로 가면서 나타난 병폐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었다.

엘리트 체육과 엘리트 교육,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을까? 중앙일보 사설은 또, 여기에서 특수목적고의 확대를 주장하면서, 심지어는 이런 조치에 반대하는 시,도교육감의 학교설립권한까지 “환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도대체 이 글을 쓴 사람이 현재를 살아가는 언론인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일부 특수 계층, 엘리트 계층의 기득권층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이런 조치에 반대하는 민선 시,도교육감의 학교설립 권한까지 뺏으라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게 어떤 생각을 하기에 나오는 발상인가?

사설의 마지막 남은 또 한 줄이 명문이다.

“평준화 체계를 유지하는 공립고는 학생의 성적과 교사의 교습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해 실적이 나쁜 학교를 퇴출시키는 데 망설임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무엇을 하자는 말인가?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 보자. 지금, 우리나라가 이 꼴이 된 게 누구의 탓인지를, 국민 모두가 엘리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서울대를 나오지 못해서 오늘날, 정치가 저 모양이고 경제가 저 모양인지를.... 엘리트 체육과 엘리트 교육이 가져온 병폐는, 이미 국민 모두가 경험한바 있다.

벌써, 걱정이다. 새 교육부총리 역시, 기득권층에 휘둘리다가 국가 백년 대계를 해치지나 않을까 말이다.

이 사설에서, 평준화 제도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거론하지 않고 평준화 제도의 해체만 주장했기 때문에, 기자 역시 평준화 제도가 문제가 없다는 구체적인 반증없이 이 글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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