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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이 훨씬 넘는 중학생 교복을 거의 절반 가격인 12만원에서 13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 어느 학부모가 그런 방법을 택하지 않겠는가? 그게 학부모들이 기를 쓰고(?) 나서서, 교복공동 구매를 실시하려는 이유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내 돈 쓰면서도 소비자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고, 비싼 교복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학교에서 지정하는 교복을 사입일 수 밖에 없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로 그러한 이유가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할 수 밖에 없는 단적인 이유다

지난 5월초 두차례에 걸쳐 학부모들로, ‘교복공동구매전북시민연대’를 구성해서 전주시내 솔빛중, 효문여중 등 6개 학교의 교복공동구매를 성공리에 마쳤던 전북 교복공동구매 시민연대는 이번에는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당시, 공동구매로 교복을 구매한 학생은 대략 2천여명이 되며, 대략적인 계산으로는 학부모인 소비자가 적게는 약 1억 4천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 정도의 경제적 절감을 하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다시 시민연대가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하자, 이번에는 교복 업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조직적인 반발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학부모들의 커다란 호응, 교육당국의 무관심

그런데도, 가장 교육적여야 할 교육당국에서는 그때도 그랬었고 이번에도 손을 놓고 있다. 5월에 교복공동구매를 추진한 관계자(학부모)들은 가장 아쉬운 점으로, 교육청에서 학생들의 교복을 구입하는 일에 지원책이 있을 법도 한데 추진과정 상에 아무런 지원과 협조를 하지 않았던 교육청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지우지 못했었다. 교육과 직결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이 일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전북 교복 공동구매 전북시민연대는 오는 10일, 도내(전주)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실시하기 위해 현품설명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교복업체들이 조직적으로 거부할 움직임마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치 귀찮은 일에 끼어들기 싫다는 듯, 교육당국은 손을 놓고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입찰가 써내는 교복업체관계자들

신변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다는 교복공동 구매 시민연대 백숙현 추진위원장은, 자신도 중2 딸 아이가 있지만 너무나 얼토당토 않은 교복값을 보면서 이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난 5월을 돌이켜 보면서 교육당국에 매우 섭섭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고 말한다

백숙현씨는 “이게 교복공동구매도 학생하고 관련된 교육의 문제이다, 아무리 자율에 맡겼더라도,교육당국이 관심은 가져야 하는것 아닌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육청에서는 이 문제에서만큼은 회피하려고 한다" 고 말한다.

왜 그럴까? 교육당국이 자율구매에 맡긴 이후 교복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보다 못한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교복공동 구매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교복공동구매는 학부모들의 당연한 권리찾기 운동이며, 교육과 직결되는 일에 교육청이 나서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유영진 추진위원은 “교복공동구매 1학기에 학부모 큰 호응이 있었다, 학부형이 주체돼서 실시했는데 결과적으로 3억이라는 교복비 절감했었다“면서, “이런 일에, 교복공동구매에 교육청이 앞장서서 해야 할 일 아닌가?” 라고 반문한다. 유 위원은 "교육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일인데 교육청이 무관심하게 그대로 놔두는 것이 문제"라면서, "지금이라도 추진하고 있는 학부모와 함께 교복공동구매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복이 비쌀 이유 없다

교육당국이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교복공동 구매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각급 학교이 참여를 권장하고 공동 구매를 장려하고 입찰장소를 제공하고 하는 문제가 지극히 어려운 일인가?

좋은 옷을 싸게 구입해 자녀들에게 입히려는 심정은 모든 학부모가 동일할 것이다. 교복은 바로 교육현장에 학생들이 입고 가는 옷이다. 교복이 비쌀 이유가 없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이, 비싼 교복값 때문에 입학때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푸대 같은 옷을 구입해 걸치고 다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키가 크면 맞을 것이라는 위안을 삼으면서...

아니, 굳이 교복을 입혀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교복을 사서 입혀야 하는 학부모들. 교복값이 너무 비싸 공동구매를 통해서라도 싼 값에 구입해 자녀에게 입히겠다는 학부모들의 심정을 교육당국은 알기나 하는가?

더 이상, 교육당국의 방관자적 태도는 교육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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