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기자는 청소년 인권교육을 고민하는 인권운동가로, 9월 초부터 등교거부 투쟁을 벌였던 부안의 청소년들을 위한 반핵민주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약 한달 정도의 청소년들과 함께 한 활동을 정리하며 자신의 소감을 글로 적어 올렸다.
1. 아이들이 등교거부를 하고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8월 25일부터 부안군 초·중·고 학생들이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여름방학전 곰소와 변산 주변의 몇 몇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등교거부를 시도하긴 했지만 이내 방학에 들어가 그 파장은 미미한 터였다. 한 지역에서 초·중·고 학생 전체가 등교거부에 들어간 일은 우리 현대사에서 없던 일이라 설마 하면서도 어디보자 하고 지켜보는 심정이었다. 첫날 50% 등교거부율을 기록하더니 72% 77%로 하루하루 부안군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거부율은 놀랍게도 올라갔다.
학부모들은 면단위 대책위를 중심으로 반핵민주학교를 준비했다. 변산면이 8월 27일부터 시작하더니 부안읍이 곧이어 문을 열었고 폐교를 쓸고 닦아 민주학교를 연 진서면은 아이들 통학을 위해 버스까지 새로 사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중·고등학생들이 문제였다. 언론에선 아이들이 피시방에서 죽때린다면서 등교거부투쟁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대책위에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해보자는 마음이 앞섰다. 우리가 그렇게도 만나고 싶었던 아이들이 이곳에 있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주말조차 얼굴도 마주하기 힘든 중·고딩들이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마침 지역에 있는 돈지면 생태학교 '시선'에서 등교거부 학생들을 돕기 위해 문을 연다고 한다. 마침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위해선 학교를 뛰쳐나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오던 한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먼저! 학교를 뛰쳐나와 부안에 내려왔다. 일이 될 것 같았다.
2. 여러 가지 시도들
등교거부한 지 20여 일이나 지난 9월 16일부터 중·고등학생 반핵민주학교를 시작했다. 앞으로 한 달을 넘기진 못하리라 생각했기에 짧은 기간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평소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대안교육'을 고민했다. 동아리 활동, 그래 그거 좋겠다! 오전 시간은 인권교육, 오후엔 동아리 활동을 하기로 했다.
반말로 할까 존댓말로 할까?
첫날 5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다. 교사와 학생, 선배와 후배, 나이의 차이를 뒤로하고 서로 하나의 호칭으로 통일하자. 존대말로 할까 반말로 할까. 이 제안을 했을 때 아이들의 질문은 "왜요?"가 먼저였다. 우리에게 내면화된 위계질서들이 호칭(언어)을 통해 어떻게 억압적으로 작용하고 알게 모르게 불평등 관계를 생산했는지 느껴보자...
반말을 선호하는 사람과 존댓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둘로 나뉘어서 두 명씩의 패널을 정해 의견을 발표하고 나머지는 자유발언식으로 토론하기를 무려 3시간.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자 우리는 하루는 반말을, 하루는 존댓말을 직접 사용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결론은? 존댓말은 가능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쌤들에겐 반말을 해도 선배들에겐 차마(?) 반말을 하지 못했다. 이날 우리는 우리모임의 이름을 '작은 불꽃'이라고 지었다.
인권이 좋아하는 것은 대안에너지... 싫어하는 것은 김종규 부안군수, 1001전투경찰...
뜨겁게 달궈 오른 핵폐기장 반대투쟁 탓인지 아이들은 인권에 대해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학생, 그들의 처지와 연관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듯했다.
핵에너지정책은 미국과 우리의 관계, 교사와 학생, 선배와 후배의 관계에서와 같이 똑같이 적용되는 권력의 문제이며 자신의 권력을 잃기를 두려워해서 자치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오갔다. 그러나 조금만 진지한 얘기들이 나오면 아이들은 힘들어했다.
민속주와 이에 맞는 안주찾기 동아리, 안주맞춤.. 수다클럽.. 공동체놀이 개발클럽 잘!(먹고) 잘!(노는 것이) 잘(사는 것)!
산, 들,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하고 아직까지 공동체가 살아있는 부안의 특성을 살려 해볼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기대했다. 우리 마을 지도 만들기, 우리 마을 역사 알아보기, 바닷가에 (고기 잡는) 어살 만들기, 헌집 고쳐주기 등.. 신이 나서 아이들에게 제안해봤지만 아이들이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은 맘껏 술 먹기, 독서 클럽, 스터디 클럽, 댄스 동아리였다. 매일같이 모여 어떤 동아리를 할지, 그걸 하기 위해 어떻게 할 지를 논하다 일주일이 훌쩍 갔다. 나오는 아이들이 매일같이 달라져 어제 했던 얘기를 다시 반복하고 서로 소개하느라 시간들을 보내곤 했다.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은 힘든가봐.. 이럴 즈음 우리 안에서 서울상경투쟁 얘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로 가자! - 이게 바로 '반핵·민주'의 체험
6.25 동란에도 학교는 다녔다면서 부안군의 등교거부 투쟁을 흠집내기에 바쁜 언론, 부안의 반핵투쟁을 지역이기주의로 몰고 있는 분위기.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아마도 등교거부가 9월을 넘기긴 힘들 것 같다. 등교거부를 마무리하기 전에 아이들의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할 방법은 뭘까. 서울로 가자. 아이들은 좋아했다. 이때부터 열흘동안 '작은 불꽃학교'는 서울상경투쟁 준비로 그 내용을 채워갔다.
공연준비팀, 대외홍보팀, 물품지원팀 세 팀으로 나뉘어 준비를 해나갔다. 노래가사를 바꾸고 율동을 연습하고 대자보를 쓰고 구호들을 만들고 방송차를 타고 면단위로 내려가 방송을 하고 손수 플래카드도 썼다.
어른들이 참여하지 않는 상경투쟁을 안전하게 다녀오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50명의 고등학생이 1천명의 초등학생을 인솔하기 위한 방법을 토론한 결과 아이들은 5가지 모양과 10가지 색깔로 구분한 깃발과 인식표, 이름표를 고안해냈다. 몇 날 밤을 눈을 비벼가며 아이들은 준비물들을 만들었다.
'햇님은 일하고 싶어요. 바람도..., 바닷물로 핵발전소를 끓이지 마세요.. 우리는 핵없는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핵! 불결해, 불길해...'처럼 재치있고 의미가 함축된 구호들이 아이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어린 것 들이 학교는 안가고 왜 데모를 하고 난리야'하며 차가운 시선을 던지던 종로거리에서 아이들은 '핵 없는 세상 살고 싶어! 핵발전소 그만 짓자! 자연에너지 사용하자!'를 진지하게 외쳤다.
다음날 바로 이어 우리는 등교거부 어린이·청소년들의 거리축제를 열었다. 어머니들은 먹거리를 준비하고 작은 불꽃 아이들은 반핵 노란비행기 멀리 날리기, 반핵 윷놀이, 반핵 페이스 페인팅, 반핵 줄넘기놀이, 반핵 박터뜨리기 등 놀이를 진행했다. 간간이 노래도 하고 댄스동아리들이 나와 춤 솜씨를 자랑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전율하는 것이 내게도 전해졌다.
3. 어른들이 우릴 소외시켰어요!
10월 4일 등교거부 43일만에 부안군 학교운영위원회장단은 등교거부 철회를 결정했다. 정부가 대화를 제안했고 교사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부안군민들이 부안에서 전북도청이 있는 전주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자고 결정했다.
"소수라고 해도 백지화 될 때까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고 어떻게 등교거부 철회를 결정할 수가 있나요?"
대책위도 학교운영위원회도 당황스러웠다. 어른들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긴 하지만 등교거부를 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다. 우리에게 의견을 물었어야 하지 않냐는 항변에 어른들은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작은 불꽃을 중심으로 한 중·고등학생 40여명이 모여 대책위 어른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대책위 어른들은 과정상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4. 짧았지만 자유의 맛은 너무 독해서...
"50분 수업이 이렇게 긴 줄은 미쳐 몰랐어요" "학교가 답답해요. 전에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다시,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밤 11시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힘겨운 적응놀이를 하고 있다. 학교를 꼭 다녀야 하는 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친구들도 생겼다. 어쩌면 이제부터 아이들과의 전선(戰線)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서 있을지 모르겠다.
어른들보다 바빠진 아이들은 등교거부 때부터 해오던 월요 청소년 촛불문화행사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만 겨우 만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촛불행사에 나오기도 쉽지 않다. 담임선생님과 교장, 교감선생님의 훈계를 듣고 힘껏 개긴 뒤에야 학교를 빠져나올 수 있다.
5. 돌아보며
'반핵·민주'라는 거창한 간판과는 달리 미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뛰어든 것이 아니어서 매일 매일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동분서주, 혼비백산했다. 20여 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핵에너지의 문제' 같은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스며들었을 지는 의문이다. 다만 서울상경투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준비하고 이뤄내면서 그 자체로 '반핵'과 '민주'를 체험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강조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지독히도 수동적이고 타율에 젖어 있었다.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힘들어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나 또한 비슷한 모양으로 그 시절을 지나왔겠지 하면서도 이런 모습에 많이 놀랬다. '의미 있는' 동아리 활동을 시도하다 '차라리 신나게 놀아보기'를 선택한 것도 이런 연유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았던 것이 무어냐고 물으니 학교의 벽을 넘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점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지금 서로에게 미쳐 있다. 학교 담장 안, 교실 안, 짝궁의 좁은 세계를 벗어난 만남을 갖게 된 것은 이번 작은 불꽃학교가 아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한 친구는 원래 별로 말이 없고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번 불꽃학교의 경험으로 자기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좋아했다. 계기를 물으니 "여기선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라고 답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늘 우리의 학교의 모습, 우리의 교육이 어떤 '인간'을 만들어내는 곳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학교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소맷자락을 잡고 '차라리 가지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작은 불꽃 만남이 계속 되길 바란다. 무슨 의미 있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숨통을 트는 공간으로라도 계속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이번에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청소년 인권'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생각이 관념적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고백하자면, 인권활동가라고 자처하던 나는 아이들을 의식화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던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내게 어림없다는 것을 대번에 보여줬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사랑'이 먼저임을,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1. 아이들이 등교거부를 하고 있었다
혹시나 했는데 8월 25일부터 부안군 초·중·고 학생들이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여름방학전 곰소와 변산 주변의 몇 몇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등교거부를 시도하긴 했지만 이내 방학에 들어가 그 파장은 미미한 터였다. 한 지역에서 초·중·고 학생 전체가 등교거부에 들어간 일은 우리 현대사에서 없던 일이라 설마 하면서도 어디보자 하고 지켜보는 심정이었다. 첫날 50% 등교거부율을 기록하더니 72% 77%로 하루하루 부안군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거부율은 놀랍게도 올라갔다.
학부모들은 면단위 대책위를 중심으로 반핵민주학교를 준비했다. 변산면이 8월 27일부터 시작하더니 부안읍이 곧이어 문을 열었고 폐교를 쓸고 닦아 민주학교를 연 진서면은 아이들 통학을 위해 버스까지 새로 사는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중·고등학생들이 문제였다. 언론에선 아이들이 피시방에서 죽때린다면서 등교거부투쟁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대책위에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해보자는 마음이 앞섰다. 우리가 그렇게도 만나고 싶었던 아이들이 이곳에 있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주말조차 얼굴도 마주하기 힘든 중·고딩들이 이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마침 지역에 있는 돈지면 생태학교 '시선'에서 등교거부 학생들을 돕기 위해 문을 연다고 한다. 마침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위해선 학교를 뛰쳐나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오던 한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먼저! 학교를 뛰쳐나와 부안에 내려왔다. 일이 될 것 같았다.
2. 여러 가지 시도들
등교거부한 지 20여 일이나 지난 9월 16일부터 중·고등학생 반핵민주학교를 시작했다. 앞으로 한 달을 넘기진 못하리라 생각했기에 짧은 기간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평소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대안교육'을 고민했다. 동아리 활동, 그래 그거 좋겠다! 오전 시간은 인권교육, 오후엔 동아리 활동을 하기로 했다.
반말로 할까 존댓말로 할까?
첫날 5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다. 교사와 학생, 선배와 후배, 나이의 차이를 뒤로하고 서로 하나의 호칭으로 통일하자. 존대말로 할까 반말로 할까. 이 제안을 했을 때 아이들의 질문은 "왜요?"가 먼저였다. 우리에게 내면화된 위계질서들이 호칭(언어)을 통해 어떻게 억압적으로 작용하고 알게 모르게 불평등 관계를 생산했는지 느껴보자...
반말을 선호하는 사람과 존댓말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둘로 나뉘어서 두 명씩의 패널을 정해 의견을 발표하고 나머지는 자유발언식으로 토론하기를 무려 3시간.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자 우리는 하루는 반말을, 하루는 존댓말을 직접 사용해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결론은? 존댓말은 가능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쌤들에겐 반말을 해도 선배들에겐 차마(?) 반말을 하지 못했다. 이날 우리는 우리모임의 이름을 '작은 불꽃'이라고 지었다.
인권이 좋아하는 것은 대안에너지... 싫어하는 것은 김종규 부안군수, 1001전투경찰...
뜨겁게 달궈 오른 핵폐기장 반대투쟁 탓인지 아이들은 인권에 대해 민감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학생, 그들의 처지와 연관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듯했다.
핵에너지정책은 미국과 우리의 관계, 교사와 학생, 선배와 후배의 관계에서와 같이 똑같이 적용되는 권력의 문제이며 자신의 권력을 잃기를 두려워해서 자치와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오갔다. 그러나 조금만 진지한 얘기들이 나오면 아이들은 힘들어했다.
민속주와 이에 맞는 안주찾기 동아리, 안주맞춤.. 수다클럽.. 공동체놀이 개발클럽 잘!(먹고) 잘!(노는 것이) 잘(사는 것)!
산, 들,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하고 아직까지 공동체가 살아있는 부안의 특성을 살려 해볼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기대했다. 우리 마을 지도 만들기, 우리 마을 역사 알아보기, 바닷가에 (고기 잡는) 어살 만들기, 헌집 고쳐주기 등.. 신이 나서 아이들에게 제안해봤지만 아이들이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은 맘껏 술 먹기, 독서 클럽, 스터디 클럽, 댄스 동아리였다. 매일같이 모여 어떤 동아리를 할지, 그걸 하기 위해 어떻게 할 지를 논하다 일주일이 훌쩍 갔다. 나오는 아이들이 매일같이 달라져 어제 했던 얘기를 다시 반복하고 서로 소개하느라 시간들을 보내곤 했다. 아무래도 동아리 활동은 힘든가봐.. 이럴 즈음 우리 안에서 서울상경투쟁 얘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로 가자! - 이게 바로 '반핵·민주'의 체험
6.25 동란에도 학교는 다녔다면서 부안군의 등교거부 투쟁을 흠집내기에 바쁜 언론, 부안의 반핵투쟁을 지역이기주의로 몰고 있는 분위기.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너무 힘들어했다. 아마도 등교거부가 9월을 넘기긴 힘들 것 같다. 등교거부를 마무리하기 전에 아이들의 목소리를 외부에 전달할 방법은 뭘까. 서울로 가자. 아이들은 좋아했다. 이때부터 열흘동안 '작은 불꽃학교'는 서울상경투쟁 준비로 그 내용을 채워갔다.
공연준비팀, 대외홍보팀, 물품지원팀 세 팀으로 나뉘어 준비를 해나갔다. 노래가사를 바꾸고 율동을 연습하고 대자보를 쓰고 구호들을 만들고 방송차를 타고 면단위로 내려가 방송을 하고 손수 플래카드도 썼다.
어른들이 참여하지 않는 상경투쟁을 안전하게 다녀오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다. 50명의 고등학생이 1천명의 초등학생을 인솔하기 위한 방법을 토론한 결과 아이들은 5가지 모양과 10가지 색깔로 구분한 깃발과 인식표, 이름표를 고안해냈다. 몇 날 밤을 눈을 비벼가며 아이들은 준비물들을 만들었다.
'햇님은 일하고 싶어요. 바람도..., 바닷물로 핵발전소를 끓이지 마세요.. 우리는 핵없는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핵! 불결해, 불길해...'처럼 재치있고 의미가 함축된 구호들이 아이들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어린 것 들이 학교는 안가고 왜 데모를 하고 난리야'하며 차가운 시선을 던지던 종로거리에서 아이들은 '핵 없는 세상 살고 싶어! 핵발전소 그만 짓자! 자연에너지 사용하자!'를 진지하게 외쳤다.
다음날 바로 이어 우리는 등교거부 어린이·청소년들의 거리축제를 열었다. 어머니들은 먹거리를 준비하고 작은 불꽃 아이들은 반핵 노란비행기 멀리 날리기, 반핵 윷놀이, 반핵 페이스 페인팅, 반핵 줄넘기놀이, 반핵 박터뜨리기 등 놀이를 진행했다. 간간이 노래도 하고 댄스동아리들이 나와 춤 솜씨를 자랑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알 수 없는 뿌듯함에 전율하는 것이 내게도 전해졌다.
3. 어른들이 우릴 소외시켰어요!
10월 4일 등교거부 43일만에 부안군 학교운영위원회장단은 등교거부 철회를 결정했다. 정부가 대화를 제안했고 교사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갔으며 부안군민들이 부안에서 전북도청이 있는 전주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자고 결정했다.
"소수라고 해도 백지화 될 때까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의견을 묻지도 않고 어떻게 등교거부 철회를 결정할 수가 있나요?"
대책위도 학교운영위원회도 당황스러웠다. 어른들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긴 하지만 등교거부를 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다. 우리에게 의견을 물었어야 하지 않냐는 항변에 어른들은 고개를 숙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작은 불꽃을 중심으로 한 중·고등학생 40여명이 모여 대책위 어른들에게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대책위 어른들은 과정상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4. 짧았지만 자유의 맛은 너무 독해서...
"50분 수업이 이렇게 긴 줄은 미쳐 몰랐어요" "학교가 답답해요. 전에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다시,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밤 11시까지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생활로 돌아왔다. 아이들은 힘겨운 적응놀이를 하고 있다. 학교를 꼭 다녀야 하는 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친구들도 생겼다. 어쩌면 이제부터 아이들과의 전선(戰線)에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서 있을지 모르겠다.
어른들보다 바빠진 아이들은 등교거부 때부터 해오던 월요 청소년 촛불문화행사를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만 겨우 만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촛불행사에 나오기도 쉽지 않다. 담임선생님과 교장, 교감선생님의 훈계를 듣고 힘껏 개긴 뒤에야 학교를 빠져나올 수 있다.
5. 돌아보며
'반핵·민주'라는 거창한 간판과는 달리 미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뛰어든 것이 아니어서 매일 매일 어떤 내용으로 채울지 동분서주, 혼비백산했다. 20여 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민주주의'와 '인권' '핵에너지의 문제' 같은 이야기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스며들었을 지는 의문이다. 다만 서울상경투쟁을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이 준비하고 이뤄내면서 그 자체로 '반핵'과 '민주'를 체험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스스로'를 강조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은 지독히도 수동적이고 타율에 젖어 있었다.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힘들어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나 또한 비슷한 모양으로 그 시절을 지나왔겠지 하면서도 이런 모습에 많이 놀랬다. '의미 있는' 동아리 활동을 시도하다 '차라리 신나게 놀아보기'를 선택한 것도 이런 연유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았던 것이 무어냐고 물으니 학교의 벽을 넘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점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지금 서로에게 미쳐 있다. 학교 담장 안, 교실 안, 짝궁의 좁은 세계를 벗어난 만남을 갖게 된 것은 이번 작은 불꽃학교가 아이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한 친구는 원래 별로 말이 없고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이번 불꽃학교의 경험으로 자기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좋아했다. 계기를 물으니 "여기선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되잖아요"라고 답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늘 우리의 학교의 모습, 우리의 교육이 어떤 '인간'을 만들어내는 곳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학교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소맷자락을 잡고 '차라리 가지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꾹 참았다.
작은 불꽃 만남이 계속 되길 바란다. 무슨 의미 있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숨통을 트는 공간으로라도 계속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이번에 짧은 기간이지만 집중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청소년 인권'에 대해 갖고 있던 나의 생각이 관념적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고백하자면, 인권활동가라고 자처하던 나는 아이들을 의식화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던 것이다. 물론 아이들은 내게 어림없다는 것을 대번에 보여줬다. 그리고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사랑'이 먼저임을, '들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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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펌
2014.03.14 12:52
-
참사랑
2014.03.14 12:52
"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숨겨왔나
산업자원부는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과 관련, 초지일관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을 동일 부지 내 설치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산자부가 그 동안 발표한 홍보자료 등에 명백히 언급되어 있는 사실 자체를 보지 않고 마치 정부가 초기에는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계획이 없다가 지금에 와서 은근슬쩍 끼워 넣기를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반대단체들 아직도 사용후연료 저장시설 계획 오해
실제로 산자부는 그 동안 공식 발표된 정부자료는 물론이고 산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에서 제작 배포한 홍보 자료에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 계획의 하나로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도 함께 설치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안 반대 대책위와 환경단체는 위도 원전수거물관리시설 건설과 관련하여 정부와 한수원이 중저준위폐기물 처분장만 논하고 주민 반발을 우려해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 시설은 고의로 숨겼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례로 부안 반대대책위 사이트(www.nonukebuan.or.kr)에 올려진 10월 17일자 ""핵으로 먹고사는 이들의 집단 이기주의(2)” 제하의 글에서는 “한수원은 이번 핵폐기장 건설이 오직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을 위한 것인 양 말한다. 이런 눈가리고 아웅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는가? 고준위 핵폐기물을 반입하겠다는 계획이 엄연히 있지 않은가?”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와 한수원은 유치 신청 전인 5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전국을 대상으로 한 각종 홍보물에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 계획을 분명히 밝혔었다.
5월 1일 산자부가 발표한 “방사성폐기물부지확보 계획 발표” 제하의 보도자료 중 첨부자료 1페이지를 보면, “2008년까지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시설 및 2016년까지 사용후연료 중간저장시설 건설”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또한 지자체장 원전수거물 간담회(6월 4일∼5일) 및 지역 설명회(6.10)때 배포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지역 장기구상”에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사업내역에 “2016년까지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준공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산자부는 간담회나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민들을 위한 홍보자료에서도 사용후 연료 시설계획을 빼놓지 않고 밝혀왔다.
" -
전북신문
2014.03.14 12:52
" 지역 신문을 보자 엊그저께만 해도 서로 자치단체나군,시,도 기관의 광고를 실기위해서 온갖 파렴치한 짓을 다하지 않았던가?
그게 지역신문이다
부안을 보라 자기가 살고 있는 터전에는 그런 시설 없어도 된다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무슨말이 더필요하겠는가? 우리가 사는 곳에는 안된다는말이 곧 여론 아닌가? 조사를 하려면 좀더 객관적으로 하여야 할것이다 지역발전 운운하는데 직접적으로 피해 보지 않는 곳에 여론이 어찌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우선이던가?
객관성을 잃어버린 지방 보수 조폭 찌라시들 반성하기 바란다.
몇해 전이었다 시가 광고를 실지 않자 시의 정책중
하나를 비리가 있는 것처럼 해서 욹어 먹지 않앗던가? " -
여론조사
2014.03.14 12:52
여론조사하여 새 전북신문 폐간에 도민들이 찬성한다면 없어져야 할것이다? 한번 해 볼까? 이 엉터리
불쏘시게 잡지야 -
뭘?
2014.03.14 12:52
모하능교? 저런꼴통들이 말도 안돼는 소리 하는데 공격해야짐 -
서글픈교단
2014.03.14 12:52
" 아이들이 달라졌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책위는 아이들의 반핵 등교거부를 미화하고 있고 그것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크게 잘못되고 있다. 이제 아이들이 겁난다. 선생인 나에 대하여 이제 아이들은 반말은 커녕욕으로 대화하고 인사한다. 자기들이 싫어하는 선생들한테 끼리끼리 모여 00놈의 선생, 00자식, 니가 뭔데, 웃기지마, 왜, 등 아이들의 어투나 행동이 거칠어졌다. 반핵민주학교에서 아이들을 이렇게 변화시켜 놓은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들 다워야 하는데 그들의 생각이 한쪽으로만 치우쳐가는데 나는 그들을 교사라는 권위를 가지고 아무 대책없이 바라보고만 있다. 이제 아이들한테 내 목소리는 작기만 하다. 이런 내가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교단에 있어야하는지 슬퍼진다는 어느 친구교사의 말을 등교거부를 주도한 학부모와 반대자들은 자성해보아야한다. 등교거부를 미화하기에 앞서서 ... " -
서글픈교단님께
2014.03.14 12:52
" 네 예전에 비해 아이들이 선생님께 더 잘 대들수도 있겠죠.. 거칠어질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일까를, 아이들이 왜 그러는지를 잘 생각해보십시요. 교사의 권위에만 목을 매지 마시구요.
이제는 아이들이 선생을 대놓고 욕한다고 슬퍼하는 당신, 오늘의 선생님에게 이번 등교거부는 다만 계기가 됐을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목소리를 키우기에 목을 매기 보다 '들어주는데' 애써보세요. 그럼 보일겁니다. " -
서글픈 교단님께
2014.03.14 12:52
아이들이 변했죠. 그러니 당신도 변화하세요! -
구제불능
2014.03.14 12:52
교육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그 중에 중요한 것 한 가지를 들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어울려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안에서 운동권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자기들 생각만이 지고지선이다 다른 생각은 여지없이 왕따시켜버린다 부안여고 모 여학생이 방송인터뷰하는 것을 들었다 상경반핵투쟁하는데 서울시민들이 너무 냉소적이라는 것이었다 관심도 없고 쳐다도 안보는데 전남차 번호를 단 운전사만이 손을 흔들어주더라는 것이었다 그 학생은 왜 서울시민들이 자기들한테 냉소적인지 고민해봤는지 묻고싶었지만 아나운서는 더 이상 묻지않았다 학생을 탓하기에 앞서 교사자신을 반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옳다 김군수가 절차를 무시했다며 흥분하는 부안군민들이 알아야할 것이 있다 군수의 유치신청이후 운동권을 중심으로한 대책위는 반대의견 말고는 어떤 의견도 허용하지 않았다. 군수의 민주적절차를 이유로 가장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유린해갔다 그들에게 인간의 생명이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 법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이 진리였다 그들은 먼저 군중을 흥분시키고 흥분된 군중의 힘을 이용하여 그들의 세력을 쌓으며 지역의 맹주로 군림해가고 있다 한마디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철저히 짓밟고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해가고 있다 그렇게하려면 그들의 투쟁을 위대하게 미화해야한다 모든 것을 영웅시해야한다 북한이 스스러 위대한 국가라고하고 지도자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한 목소리로 외쳐대는 것과 차이날 것이 없다 그러고도 어떻게 민주니 절차니를 말할 수 있을까? -
어느 라디오 기자
2014.03.14 12:52
부안 군민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저는 사실을 보도하려 기자에 입문 했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는 없어요.보여 주기위한 민주주의~````
참으로 죄송스러울 맘입니다.내가 부안에 사복차림으로 취제를 나가면 있는 그대로를 써달라는 군민들...저도 언론인으로써 사실만을 보도 하려 했지만
위의 수뇌부들이 압력을 가합니다.
허나 어쩝니까? 저두 입에 풀칠은 해야 돼지 않습니까? 우리 언론은 이미 썩어 문드러졌습니다.
부안군민들의 권투를 빌며....
모 라디오 기자가!11111!!!! -
참사랑
2014.03.14 12:52
" □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이 치명적인 방사선을 내뿜는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에서 나올 수 있는 방사선은 연간 0.01밀리시버트가 채 안됩니다. 자연속 방사선량인 2.4밀리시버트의 240분의 1수준에 불과하여 인체에 해가 없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처분장의 방사선 영향 권고치를 연간 0.3밀리시버트로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원전국가 26개국 70여개 원전수거물 관리시설이 이러한 국제기준에 맞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원전수거물의 독성은 수만년 지속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전수거물에 있는 방사성 물질(예: 코발트, 세슘)은 방사선의 세기가 반으로 줄어드는 기간이 보통 30년 이하이기 때문에 처분장에서 약 300년이 지나면 방사선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은이나 비소 같은 물질은 독성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나 우리 생활에 필요하기 때문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전수거물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방사선이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관리시설을 통해 우리생활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 -
참사랑
2014.03.14 12:52
" □ 플루토늄 1그램이면 100만명이 암에 걸려 죽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핵무기 제조 물질인 플루토늄은 국제원자력기구의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될 수 없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플루토늄은핵연료 속에 갇혀 있기때문에 재처리 과정 등 특수한 화학적 공정을 거치지 않는 한 뽑아낼 수 없습니다. 또한 극단적으로 플루토늄이 우리 몸 속에 들어가더라도 몸밖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1그램으로 100만명이 암에 걸린다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원전수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전수거물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두꺼운 철판이나 콘크리트로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특수 코팅처리된 철제드럼에 넣은 후 다중 방벽의 두꺼운 콘크리트 구조물이나 암반 동굴 속에 넣고 입구를 완전히 밀폐시킵니다. 이러한 처분 방식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30년 40년간 사용된 안전성이 입증된 기술입니다.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시설은 핵 재처리시설로 전환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사용후연료 재처리시설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시설이고 건설 및 운영에도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핵 재처리에 관해 아직까지 국가정책이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만일 향후 건설된다 하더라도 대규모 화학공장으로서넓은 부지와 풍부한 전력기반 등 입지조건이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위도와 같은 환경의 도서지역에는 입지가 타당하지 않습니다.
□원전수거물의 해상운반 과정에서 방사능 누출사고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사용후 연료의 경우 무거운 중량 때문에 해상으로 운반하게 됩니다. 수송선박은 이중선체구조의 전용선으로 제작되며, 두께 30cm이상의 단조강 또는 스텐레스강으로 제작되어 어떠한 해난사고에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작됩니다. 또한 사용후 연료의 수용용기는 화재, 충돌, 해상침몰 등 가상 사고를 가정하여 시험을 거쳐 안전성이 완벽히 확보된 것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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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
2014.03.14 12:52
" 미국, 대만, 남아공 등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서도 사고가 많았다는데?
□ 외국의 반핵단체의 자료를 근거로 확대해석한 내용으로,
사실상 사고는 우리나라가 계획하고 있는 시설과
다른 형태의처분장에서 발생했거나 경미하고
조치가능한 사건들입니다.
ㅇ 미국의 반웰 처분장은 단순 매립방식의 초창기 시설의
문제로써, 공학적 방벽시설을 갖춘 우리나라 중저준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개념과는 다른 처분장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ㅇ 대만의 란위섬에 있는 시설은 과거 해양투기를 위한
임시저장 시설이였으며 런던협약(‘84)이후 해양투기가
불가능해지자 시설의 취약성이 드러난 것입니다.
※ 그 후 시설을 보완하여 현재 정상저장중
- 인근 지역주민의 암, 백혈병, 기형아 출산율이 높아졌다는
내용은 대만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이며 대만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내용은 아닙니다.
ㅇ 남아프리카 공화국 발부츠 처분장은 운영문제였으며,
주변지역피해와 무관합니다.
- '97년 기 정치된 폐기물 콘크리트 드럼 중 일부가 매설되지
못한 채로 장기간 대기 중에 노출되어 콘크리트 드럼의
미세한 균열 틈으로 방사능 유출
- 약 3개월 정도 처분장 운영이 중단된 적이 있으나,
방사성물질이 시설외부 주변환경에 영향이 미비함
ㅇ 프랑스 로브처분장에서는 정기적인 조사분석을 통해
연간 17,000 개의 환경시료를 분석하고 결과를
지역주민 및 홈페이지에 공개
- 지하수, 지표수 모니터링 결과, 처분장 건설 전에 분석된
자연방사능 수준과 차이가 없음
□경미한 사고가 발생한 외국의 처분장중 어느 한 곳도
폐쇄되거나 시설운영이 완전히 중단된 사례는
전혀 없습니다.
ㅇ이는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해당 처분장의 사고가 충분히
관리가능하고 치유가 가능한 사고였다는 것을 반증하며
ㅇ정부는 해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과학적, 공학적
안전 장치를 완벽하게 마련하여 처분장을 건설할 계획
" -
진달래
2014.03.14 12:52
" 처분장과 지역 농수산물의 판로
원자력시설이 들어서면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서는 지역의 농수산물은 방사성물질에 오염되어 판로가 막힌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한 처분장 때문에 관광객과 여름휴가철 해수욕객이 오지 않아 횟집 운영이 안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일반쓰레기처럼 더럽고 지저분한 곳이 아닙니다. 땅에 구덩이를 파서 폐기물을 묻어 버리는 그런 허술한 시설도아닙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건설하고 상주하면서 운영하는 안전한 시설입니다. 직원 가족들이 함께 거주하며 생활해 나가는 사람의 터전이 되는 곳입니다.
해외 사례
지난 1969년부터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운영되어 온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 셸부르 부근의 라 망쉬 마을은 바닷가재로 유명합니다. 처분장이 운영되면서부터는 관광객이 더 많아져서 바닷가재와 생선이 훨씬 잘 팔리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포스마크 처분장이 있는 발트해의 처분장 앞바다에서는 가자미가 많이 잡힐 뿐만 아니라 물개의 낙원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의 로브 처분장 주변마을은 포도주와 샴폐인의 명산지입니다.
일본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처분장 주변지역에서는 사과, 감자, 야채 등 농산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몇년 전 로카쇼무라가 후보부지로 발표되자 반핵단체들은 로카쇼무라 주민들이 처분장 건설을 반대하지 않을 경우, 이 지방 농산물에 대하여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은 반핵단체의 운동에 냉담했으며, 아오모리현의 농산물은 아직도 변함없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처분장을 오래전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여러 나라에서도 처분장 주변마을의 농산물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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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전북신문 창간3주년 도민 의식조사··
도민 가운데 갈등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부안 원전사태에 대해 백지화 보다는 ‘주민을 설득,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백지화’ 보다 우세했고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는 ‘방조제 완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새전북신문이 창간 3주년을 맞아 도민 1,007명을 대상으로 정치와 사업 등 도내 현안에 대해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안 원전센터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기왕 어렵게 결정됐으니 부안주민을 설득해 유치해야 한다’가 41.0%로 ‘완전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35.0%에 비해 6% 포인트 높았다.
설득방법으로는 ‘양성자 가속기 등 관련산업을 유치, 장기적인 발전효과를 노려야 한다’가 37.6%로 가장 많은데 이어 ‘부안지역 전체에 대한 직접보상’ 33.3%였으며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 대한 책임지우기’는 11.8%로 가장 적었다.
도민들의 여론은 4개월째 진통을 겪고 있는 정부의 부안 원전센터 문제에 대해 부안 주민들을 설득,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백지화해야 한다는 것 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지화와 주민 설득유치 등 두가지 주장에 대한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왕 어렵게 결정됐으니 부안주민을 설득 유치해야 한다’는 응답이 41%로 ‘완전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대답한 35%에 비해 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6% 포인트 높았다.
이는 도민 가운데 상당수가 원전센터 설치에 따른 지역개발을 상당수준 기대하고 있고 그 동안 원전센터에 대한 안전성과 지역발전에 대한 홍보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군별로는 지역개발 수준이 낮은 것으로 비교되거나 방사선 관련 사업에 대해 경험한 곳이 주민을 설득해 유치해야 된다는 의견이 크게 높은 경향을 보였다.
동부 산악권인 무주 75.0% 장수73.3%, 임실 52.9% 등으로 높았고 전주에 인접해 지역개발정도가 비교되는 완주가 58.7%, 첨단 방사선 연구이용센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정읍이 53.4%였으며 양성자 가속기 사업을 유치했던 익산이 47.3% 등이었다. 또한 김제가 47.2%, 남원 47.2%, 진안 47.1% 순으로 높았다.
(새전북신문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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