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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교 체육 정상화 '빈말'

최인( 1) 2003.10.27 08:22

전국 체전 출전을 앞두고 숨진 김 모군의 사건을 계기로 학교체육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얘기가 잠시 공론화됐었지만, 한달도 지나지 않아 빈말이 되고 있다. 내년 전북에서 개최되는 소년체전을 앞두고 학생 선수들의 합동, 합숙훈련이 계획되고 있다.

고교 레슬링 선수인 김모군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은 일상 교과 과정에 충실하는 학교체육을 강조했었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은 "지금 학교체육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이 선수중심으로 학생선수를 중심으로 엘리트선수를 키우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었다. 그러다보니 이런 문제(김군 사건)도 생겼다면서, "앞으로 학교체육은 일상 교과과정에 충실하는 학교체육을 통해서 우수선수가 발굴되고 학업과 병행이 되는 이런 방향으로 앞으로 스포츠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체육교육 정상화대책은 어디가고...

전라북도 체육회장인 강현욱 지사도 전국 체전 폐막 다음날, 기자회견을 갖고 "엘리트체육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바 있다.

그러나 전주종합경기장에서는 28일부터 내년 소년체전을 앞두고 우수 선수 발굴을 위한 1차 선발전과 교육감기 지역교육청 대항 육상경기가 겸해서 벌어지고 있다. 도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는 '꿈나무선수 육성 훈련계획’과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등과 함께 협의를 갖고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나섰다.

올해 소년체전에서 사실상 최하위인 15위를 기록한 전북은 내년 전북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을 미리 준비하고 조기훈련에 들어간다는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11월 3일부터 연말까지 50일동안 1단계 합동훈련(다음달 3일∼12일), 2단계 합숙훈련(다음달 13일∼12월31일)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내년에 전북에서 개최되는 소년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위한 방편이다.

▲소년체전 선수선발 겸 교육감기 육상경기 플래카드

학교체육 관계자는 나름대로 애로 사항을 털어놓는다. 이 관계자는 "전국체전을 치르면 다음해에 당연히 소년체전을 치러야 하고, 또 올해 전국체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전북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는 적어도 한두단계는 성적이 올라가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다. 꿈나무 육성은 그동안 선수육성이 안된 전북이기 때문에 체육회 차원에서 최소한의 대책을 수립하는 것일 뿐이다. 이상과 현실속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내년 5월 소년체전 끝나면 그 뒤부터는 엘리트 체육 놓고 생활체육으로 가야되는 것 아니냐. 그런식으로 간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고민은 내년 체전 끝나고..."

김 군 사건 발생 직후에는 소년체전이 없어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시도교육감에게 소년체전 개최권을 넘겨줘야 한다는 분위기에 도교육청 관계자들 역시 공감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 되고 있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학교체육, 메달경쟁에 희생된 김모군이 숨진 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우수선수를 발굴해 합숙훈련을 시키겠다는 비정상적인 학교체육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전라북도 교육위원회 황민주 위원은 교육당국의 각성을 촉구한다. 황 위원은 "우수선수 몇사람 발굴해서 무리하게 훈련시켜서 좋은 성적 거두는 것이 무슨 장한일처럼 생각하는데 정말 그런 생각들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방향 갈피 못잡는 문용주 교육감

문용주 교육감은 지난 24일 도교육위 채수철 위원이 올해 소년체전 성적이 부진한 이유와 대책을 묻자 "부진한 소년체전 성적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체육 영재아 육성 차원에서 우리 도 선수들이 잘하는 종목을 전략종목으로 선정하고 도체육회와 함께 경기력 향상 대책을 수립해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답했다.

도민 누가 소년체전 성적이 부진하다며 교육감에게 책임을 물었는가? 학교 체육 정상화와는 전혀 동떨어진 답변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김모군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운동선수 육성방법을 시정 개선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김환철위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이런 대답을 했다.

"학교체육 기본방향의 지침에 의거, 교육과정의 정상 수업을 한 후 훈련을 실시하도록 했으나, 전국체전의 전북 개최로 인해 일부 과열 경쟁 현상이 초래됐었다며 모든 학생의 건강 체육을 위한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이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과열경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국소년체육대회의 개선 방향도 꾸준히 모색해서 학생 축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이다.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상이하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지 아니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불행한 일이 발생할때만 잠시 학교체육의 정상화를 얘기하다 잊어버리는 한, 불행한 일은 되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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