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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장과 학생의 죽음의 경중

최인( 1) 2003.11.04 18:17 추천:1

이번 수능과 관련해서만 벌써 2명의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와 언론의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초 충남 모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 때는 전국이 떠들썩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로 인해 금방이라도 무너지는 것처럼 언론에서는 호들갑을 떨었다. 모 교원단체가 죽음을 사주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까지 마구 해댔다. 교장이라는 권위적, 사회적 위치를 지켜내려는 세력과 그러한 세력을 등에 업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 언론이 만들어낸 합작품였다.

지난해 역시, 수능 다음날 성적을 비관해 울산에서 재수생이 자살했고, 이번에는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시간에, 또 다음날 새벽에 잇따라 여고생들이 아파트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안타깝다는 말로는 그 심정을 도저히 표현하기 어렵다.

줄 세우기식 수능 제도 때문에 꽃다운 학생들이 목숨을 끊고 있지만, 언론에서는 성적을 비관해 숨진 것으로만 보도되면서 벌써 잊혀지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 이항근 지부장은 "충남 모 초등교 교장 자살 사건 당시, 개혁적 목소리 죽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수언론들이 호들갑을 떨었는데, 지금 그 정도 보도자세라면 전부 다 팔 걷어부치고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 안고 있잖느냐? 그게 언론의 보도행태다"고 지적했다.


교장의 죽음과 학생의 죽음에, 경중이 있을 수 없다

이 지부장은 "일반 언론도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에서도 선정적인 보도만 했지 근본적인 진단이나 전국민적 캠페인 벌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장과 학생의 죽음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면 그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한명의 학생이라도 소중한 생명이다. 학생들이 나약해서 그런다고 행여라도, 말하지 말자.

무엇이 문제인지, 모든 국민들이 '내 자식일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내 자식이, 내 조카가 내 동생이 다시 아파트 옥상에서 또 뛰어내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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