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교육 수업결손, 전주에도 있다

최인( 1) 2003.10.01 00:21 추천:3

수업결손은 부안에만 있는게 아니다. 벌써 세달여째, 전주의 학생들도 제84회 전국체전때문에 수업을 빼먹고 있다. 단지 그 목적(?)만 다를 뿐이다.

부안은 부모들의 집단 이기주의(부안을 제외한 지역에서 그렇게 부른다) 때문에 타의적으로 수업을 빼먹고 있고, 전주에서는 대통령 오시는 전국체전 개막행사에서 마스게임을 펼쳐 보이기 위해 정정당당(?)하게 수업을 빼먹고 있다.

그 누구도 전주학생들의 수업결손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부모들의 반발을 샀었다. 그러나 체전이 목전에 다가온 지금 그 누구도 이들 학생들의 수업결손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고 있다. 교육당국 역시 부안에 대해서는 '전쟁중에도 교육은 계속됐다'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학부모들의 이기주의를 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 학부모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않는다. 오히려 수업결손을 주장하던 학부모들을 핀잔하면서 '요즘 아이들 너무나 책상앞에 앉아 있어서 허약하다, 그러니 체전같은 기회에 마스게임도 하고 체력도 단련하면 일석이조일 것이다'라고 설득했다.


이게 전주와 부안의 차이점이다

부안 학부모들에게 물어 봐라.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민주주의, 반핵,환경문제'등을 반핵 민주학교에서 아주 재미있게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일부 아이들은 40여일째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PC방을 전전하는 버릇(?)도 생겼다고 교육당국과 일부 언론은 땅이 꺼지게 걱정을 한다. 그런데 PC방은 전주에도 있고 대부분의 PC방에 주 고객이 부안이나 전주나 학생층이 아닌가?

▲전국체전 개막식 시연회 장면
체전 개막행사 시연회에 일반합창단으로 참여해서 보고 느낀 소회를 몇자 적어 보고 있다. 같이 합창단으로 옆에 있던 전주 W학교 Y선생은 "다시는 체전같은 행사 때 학생동원 없어야 한다"고 없어져야 할 구태를 성토한다.

체전 연습때문에 학교가 어수선한 것은 물론이고, 체전행사에 동원된 1학년 아이들이 몇달동안 체전행사 연습에만 몰두하다보니 공부는 관심이 없어졌고, 아침에 학교에 잠깐 얼굴 내밀었다가 체전연습가는게 이들 일과란다. 체전 끝난 후 걱정이 태산이란다.

누구를 위한 마스게임이고 개막행사인가? 대통령을 위한 개막행사인가? 지난 수십년동안 해왔으니 당연히 해야 하는 행사인가? 그 행사에 꼭 학생들을 동원해서 그렇게도 중요하게 여기는 수업결손시켜야 하겠는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학생들의 동선을 보면 정말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그러나 저들이 저렇게 움직일 정도면 지난 몇달동안 고생께나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담박에 든다.

지나가는 학부모나 선생, 아이들을 붙잡고 체전 행사에 학생동원해서 몇달이고 연습시킨다고 수업결손시켜도 좋냐고 물어 봐라. 저 아이들 여름 땡볕에 나와서 연습할때 다른 학교 아이들은 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 학습의 차이는 또 누가 좁혀 주려는가? 인생에 있어서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은 맞는 말인데..


공부보다 더 소중한 경험, 부안만 매도하지 마라

부안 학생들이 어쩌면 평생을 지고 가야 할 핵폐기장 문제때문에 교실을 나와서, 교실에서 배운 것을 뒤집는 정부와 군수의 비민주적 행위에 대해 얘기하면서 올바른 민주주의를 얘기하고 절차적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면 어쩔 것인가?

요즘 학교 교육은 죽었다고 말하기도하지 않는가? 어떻튼 어른들에 의한 수업결손은 전주에도 있다. 다만 부안처럼 학부모와 학생이 매도당하지만 않을 뿐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