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진안초등학교 학부모 수십여명이 연명, 날인해, 자녀의 정보를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에서 삭제해줄 것을 학교측에 공식 민원으로 접수시켰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내용증명을 보내 자녀의 신상정보를 NEIS상에서 삭제해줄 것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처럼 학부모들이 연명, 날인해 학교측에 직접 민원으로 접수시킨 사례는 드물어 처리 결과가 주목된다.

진안군 진안읍에 사는 학부모 전창기 씨는 "온라인상인 NEIS에 무엇 때문에 개개인의 신상정보를 올리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의원을 경영하고 있는 전씨는 특히 "환자의 의료기록 카드의 경우 어느 누가 공개를 요구해도 당사자 입회나 위임장이 없이는 공개해서도 안 되고 공개할 수 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NEIS처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사람의 소중한 정보를 열어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보인권의 심각한 침해"라고 말했다. 더구나 "개인의 허락도 없이 수집한 정보를 정부기관이 공유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전자감시정부로 가는 길목이라며, 자녀의 정보를 그 같은 시스템에 버려 둘 수 없어 두자녀의 정보 삭제를 요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진안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같은 학부모 50여명과 함께, 이같은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으며, 이같은 방식으로라도 자녀의 정보를 지키자는데 뜻이 맞아 떨어져 14일 오후에 학교측에 민원을 접수시켰다고 말했다.

▲학교측에 접수시킨 학부모 연명날인 민원서

학부모들의 삭제 요구서와 연명 날인서를 접수한 진안초등학교 C모 교장은, 자신도 개인정보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학부모들이 원한다면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달말에 일부 삭제하도록 지침을 내려준 ‘삭제 대상 개인정보’외에 NEIS상에 올려진 학생 개인정보를 완전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단, 민원서에 연명 날인한 학부모들이 진심으로 NEIS에서 자녀의 정보를 삭제하기를 원하는지 담임 교사를 통해 모두 확인한 후에, 학부모의 입장이 변함이 없다면 삭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교장실을 찾은 학부모 성방헌씨는 자신은 한달여전에 두 자녀의 정보를 NEIS상에서 완전히 삭제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학교측에서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고 상기시키고, 학부모 확인 후에 자녀의 정보가 온라인상인 NEIS에서 완전히 삭제됐는지에 대해 학교측에서 분명하게 답변해달라고 주문했다.

진안초등학교는 교무학사 처리방식으로 NEIS를 선택했으며, 학생수는 5백여명 가량이다. 학교측이 이같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학부모가 원한다면, 교육부가 지침으로 내린 삭제대상 개인정보 외에 남아 있는 개인정보 모두를 삭제하겠다"고 밝힌만큼, 처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