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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어느 교사의 교장실 앞 1인 시위

최인( 1) 2003.06.17 15:57 추천:6

19일 오후 1시 40분,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 화산 초등학교 6학년 장미반 담임 교사인 이 상견 교사는 고무판화 찍기 미술 시간이 끝나자마자, 피켓 한 장을 손에 들고 교장실 앞으로 향했다.

이 교사는 오늘 하루 동안 1교시 후부터 매 쉬는 시간마다 교장실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목에 건 피켓에는 'NEIS 철회, 아이들의 인권을 지키는 일 교사의 책무'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이들과 교사의 인권을 지켜내는 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이상견 교사는 또, 오늘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동료 교사들에게 A4 용지 한 장 내용의 ‘선생님께 드리는 글’ -교장실 앞 1인 시위를 시작하며-을 배포했다.

이상견 교사가 동료 교사들에게 배포한 글 가운데 일부 내용을 옮겨 본다.


"최근 우리 학교는 NEIS 운영에 관해 선생님들의 의사를 물어 압도적 지지속에 수기로 결정했으나, 지난 13일 갑자기 교육청에서 온 공문을 이유로 재조사를 실시해 NEIS로 번복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즉시 시교육청 담당자인 송모 장학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본 결과,우리학교에서 공문 해석을 잘못했다는 답변을 들었고, 이를 근거로 18일 교장선생님께 전후 사정을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당초 결정 사항인 수기로 환원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교장선생님은 교육청의 공문을 잘못 해석했다는 근거 공문이 오기전에는 결정 사항을 번복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 한가지 문제점은 2차 결정시에도 수기로 하면 5년치를 소급해서 선생님들이 기재해야 한다고 하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수기를 선택했던 선생님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 점도 분명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중략)

아이들과 교사의 인권을 지켜내는 일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게 저의 소신입니다. 중략.. 오늘 불가피하게 교장실 앞에서 1인 시위를 결심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근거와 원칙이 교육현장에서 바로 세워져야 한다는 저의 확고한 신념에 따른 것입니다.

(중략) ..교장선생님과 장시간 대화를 했으나 불행히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신중하게 내려졌던 결정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원칙이 세워지지 않는 현실을 앞에두고 이러한 방법으로나마 저의 뜻을 전달하고자하는 충정을 헤아려 주시고 선생님들께서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거듭 호소합니다.
화산초등학교 교사 이상견 드림."


▲쉬는 시간마다 교장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 교사
전주화산초등학교는 처음에는 41명의 교사 가운데, 네이스사용을 찬성한 교사는 7명뿐였고, C/S 3명, 그리고 나머지 교사는 모두 수기를 택했었다. 화산초등학교는 바로 교육청에 수기결정 보고를 했었다.

그랬던 것이 교육청에서 업무연락이 오고 난 후, 재 조사가 실시됐으며 결과는 NEIS 27명 수기가 9명으로 역전돼 결국 NEIS선택 학교로 뒤집어 졌다.

이상견 교사는 바로 전주시 교육청에 확인 전화를 했고, 재조사 과정이 잘못됐다는 시교육청 송 모 장학사의 얘기를 듣고 이 학교 C모교장에게 처음 결정한대로 수기 방식의 결정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교사는 그래서 1인 시위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제 심정도 굉장히 안타까워요, 글쎄요, 교육부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인권침해 문제가 제기된 NEIS를 고집하는 이유가 결국 성과급제에서 차등성과급제 연봉제로 가기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파악하고 강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NEIS 문제는 당연히 국가 인권위 권고대로 인권침해소지 있으니까, 교사들이 만에 하나라도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그래서 학교안 개인정보가 담장 밖으로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다른 교사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 교사는 "다른 선생님들이 여기 오셔서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는데, 좀 입장이 딱하다, 또는 내가 NEIS 번복한 것은 좀 압력이라든가 이런 부분 있었다, 그래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이런 말씀들을 해 주시고 갔다"고 얘기했다.

화산초등학교 C 모 교장은 이와 관련해, "처음 1차때는 수기를 원하는 교사가 많아 수기로 하겠다고 보고했는데, 교육청에서 업무연락이 왔다, 재조사하라는 업무연락이 와서 그 공문에 근거해서 재조사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북지부 집행부, 교육감실 앞에서 단식농성

▲교육감실에서 항의농성중인 전교조 전북지부 이항근 지부장 등 집행부 간부들
전교조 전북지부 이항근 지부장등 집행부 간부 4명은 오늘 오전부터 전라북도 교육청 교육감실 앞에서 전주 화산초등학교 사례 같은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며, 정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NEIS 선택 학교의 불법적 다수결 결정의 무효 조치와 재조사를요구하면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 이전에 전주 인후초등학교와 화산초등처럼 교사들의 의지로 수기방식이 결정된 학교에, 업무연락을 내려 보내 재조사하라고 지시하고, 결국 NEIS 결정을 이끌어 낸 것은 도교육청이 맹백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전주 D초등학교는 아무런 논의 과정없이 학교장이 자기가 책임지겠다며, NEIS를 선택한 학교가 있는가하면, P초등학교는 교사 다수가 수기를 선택했지만, 교장 맘대로 NEIS를 선택하는등 결정 과정에 숱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수기를 원칙으로 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어기고 NEIS를 선택한 학교의 불가피한 사유에 대해 조사할 것과 확증은 없으나 조사 과정에 눈에 띠지 않는 압력을 행사한 것이 분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도교육청 장모 담당 과장의 문책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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