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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북지부는 고교생 경찰 수사에 대해 성명을 내고 학생인권을 침해한 우석고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주장했다.

심모 고등학생이 수업 중 불려나가 경찰조사를 받게 된 사건에 대해 학교측이 학생의 인권을 보호에 앞장서야 했음에도 “경찰의 시녀가 되기를 자청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전교조전북지부는 “지도 감독권을 가진 전라북도교육청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권력이 학교와 청소년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함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인 오늘 “교사인 것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라며 이와 같은 학생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는 교육 현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오늘 발표한 전교조전북지부의 성명 전문이다.


[W학교 감사를 요구하는 전교조전북지부의 성명서 전문]

전북도교육청은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탄압에 앞장 선 W고등학교에 대해 즉각적인 감사에 착수하라.

-수업 중에 죄 없는 학생을 불러내 경찰 심문을 받도록 한 반인권적 학교 교육청이 책임져야


1. 지난 8일 전주시내 w고등학교에서 교육현장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인권탄압이 자행되어 지금 온 나라가 충격에 휩싸였다.

2. W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수업시간 중에 교사에 의해 불려나가 영문도 모르는 채 덕진경찰서 정보과 소속 이 모 형사에 의해 조사를 받게 되었다. 광우병쇠고기 반대 집회 신고를 위해 덕진경찰서에 다녀온 뒤 경찰은 이 학생에 대해 사찰을 벌여왔고, 급기야 범죄혐의가 전혀 없는 무고한 미성년자를 영장도 없고 부모에게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은 채 학업의 현장으로 찾아가 다짜고짜 학생을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3. 경찰의 불법적 수사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학교가 보여준 행태이다. 자기 학교학생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하고자 했을 때는 학교는 응당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입장에 섰어야 한다. 우선 영장 소지여부를 묻고, 만약 영장이 발부되었다 할지라도 부모에게 연락을 취해 미성년자인 학생에게 법적조력자를 확보해주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 조치를 취한 연후에도 학교는 당연히 학생의 학습권보장과 인권보호의 차원에서 경찰을 돌려보내고 방과 후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물며 학교가 현행범도 아니고 범죄 사실도 없으며 범죄의 가능성도 전혀 없는 학생에 대해 인권보호는커녕 학습권까지 박탈하면서 경찰의 시녀가 되기를 자청했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는 비애감마저 든다.

4. 더구나 언론 보도가 나간 이후에 이 W고등학교가 보여준 작태는 학교가 아니라 마치 부패한 정치집단을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파문이 번지자 학교는 학생을 불러 “사실대로 진술을 하면 학교가 피해를 보게 될 게 분명하니 쉬는 시간에 불려간 것이라고 거짓말을 해라. 그래야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라며 위증을 사주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학교와 전북교육청은 학생에게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준 것이다. 과연 이게 교육현장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5. 군사정권시대의 망령이 되살아난다고 해도 불가능할 것 같은 이번의 사건에 대해 지도 감독권을 가진 전라북도교육청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즉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W고등학교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야한다. 시시비비를 낱낱이 가려 학교장에 대한 문책을 단행하고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전북교육청의 담당자에 대한 인사조치도 단행해야 한다. 그리고 경찰권력이 학교와 청소년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6. 차제에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촛불문화제 참가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대해서도 전라북도교육청과 교육계, 시민사회단체, 도민들이 나서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만약 다시 한 번 전라북도 내에서 아이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인 촛불문화제 참여 학생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하려 든다면 전북도민들과 함께 이를 좌시 하지 않고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이다.

7. 무엇보다도 우리는 교육계가 자행한 폭거로 상처를 입게 된 피해 당사자인 이 학생에 대해서 무한한 죄책감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 학생이 어른들이 입힌 정신적 상처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8.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교사인 것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다. 성적과 경쟁만을 강조하다보니 제자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발밑에 깔려도 개의치 않게 된 교육현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라북도교육청의 신속한 대책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08. 5. 15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북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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