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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노조 씨 말리겠다"...우체국시설관리단 중간 관리자의 폭언 논란

법정 교육시간에 노조 혐오 발언 및 탈퇴 종용... 사측, 조사 후 복귀 '인권 유린' 논란도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5.12 15:19

“전라북도에서 한 명도 없을거예요. 다 민주노총 씨를 말릴거라고. 전국의 민주노총 씨를 없애 버릴거예요. 농담 아니에요”


전국의 지방우정청과 우체국 등 우정사업 기반시설물을 관리하는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전북지역 현장 관리자가 직원 현장 교육 시간에 위와 같은 ‘노동조합 혐오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는 전북 우정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관리자에 해당하는 경비지도사 A씨가 업무에 필요한 교육을 하게 되어 있는 시간에 노동자들에게 한 말들을 공개했다.


사진KakaoTalk_20160512_153236709.jpg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경비지도사 A씨는 전북 고창에서 열린 현장직원 대상 법정 교육 시간에 “민주노총의 씨를 말려버리겠다”, “노동조합 와해시키려 한다”, “나에게 충성하게끔 만들겠다”는 등의 말을 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지회 관계자는 “6시간 가까이 조합원들을 붙자고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면서 “전북지역 조합원 70명 중 5명이 (종용과 탈퇴 작업 등으로) 탈퇴했다”고 말했다. 경비지도사 A씨가 교육한 현장 직원들은 우정사업 기반시설물의 미화 및 경비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작년 1월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하여 전국우편지부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를 설립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회는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이 사안의 사후 대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는 “노조의 거센 항의에 경비지도사 A씨는 1주일 대기발령을 통해 조사를 받았지만 그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에 복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업무 차질을 이유로 가해자인 경비지도사를 분리시키기는커녕 1주일 만에 돌려보낸 것은 엄연한 인권유린”이라면서 “이는 시설관리단이 노조를 탄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경영지원팀 관계자는 지난 4월 말 기자와의 통화에서 “핵심적인 주요 조사는 끝났고 A씨가 하는 업무가 경비원들을 교육하고 지도하는 것이라 긴 시간 대기발령을 시키는 것은 업무에 차질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전북본부는 이 사안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으로 보고 앞으로 적극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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