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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 다시 복원해야"

민주노총 전북본부 창립 20주년 기념 좌담회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5.31 21:31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특별 좌담회를 전주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민주노총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초대 본부장을 지낸 염경석 사회보험노조 전북본부장과 조성훈 전 전북본부 수석부본부장, 김정훈 전교조 전 위원장, 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양희철 전북평등지부장이 패널로 나와 전북지역 노동운동에 대한 여러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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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지난 1996년 2월 10일 전북노련과 예수병원, 사회보험노조 등 업종회의, 대기업노동조합연합이 합심하여 출범했다. 8,400여 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한 전북본부는 20년이 지난 현재 36,000여명으로 성장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이들은 민주노총 전북본부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조성훈 초대 전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당시에는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으로 지역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연대를 했다. 전북지역은 이 정신을 가장 잘 지킨 곳 중 하나”라면서 “익산의 아세아스와니가 일본 원정투쟁을 벌이는 등 국제연대를 실천했고 썬전자 등 서로 업종을 다르지만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으로 연대하고 투쟁했다”고 20년 전을 회상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창립한 1996년 12월에는 이른바 ‘노동법 개악 날치기 통과’라고 불리는 국회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당시 신한국당 의원들은 12월 26일 새벽 버스를 타고 국회로 들어가서 안기부법과 정리해고법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법안들을 단 7분만에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


염경석 초대 전북본부장은 “당시 민주노총 총연맹 권영길 위원장이 즉각 총파업 투쟁을 선언했고 이듬해 2월말까지 투쟁했다”면서 “하루 많게는 30만에서 적게는 10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가두 투쟁을 벌였고, 결국 김영삼 정권이 날치기 법 통과를 무효화하기에 이르렀다”면서 민주노총 초기 강력한 투쟁성을 설명했다.


이처럼 노동운동이 성장하던 시기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IMF 외환위기. 염 전 본부장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신자유주의로 급속하게 편입되었다. 민주노총도 총파업을 철회하는 등 아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초기에 총파업으로 무력하게 만들었던 정리해고법 등이 이 당시 통과되었다. 염 전 본부장은 “노동운동은 외환위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당시 통과된 정리해고법과 비정규직법은 서로 깊은 관련을 맺은 법안이다”면서 “현대차의 경우, 장기 근속자와 기혼자에게 희망퇴직을 받으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습적으로 새벽에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했다. 대의원 등 노조 관계자들이 대상자였다. 그렇게 정리해고가 된 자리를 현대차는 비정규직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한 현대차는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아서 기아차를 인수했다”면서 "그래서 자본의 정리해고 이유를 신뢰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쌍용차 회계 조작 사건으로 이어졌고, 지금 현재 조선 산업까지 연결된다"고 말했다. 김정훈 전교조 전 위원장은 "조선 업종 등은 현재 구조조정을 요구받고 있는데, 생산성이 낮거나 노동자들의 문제로 발생한 것인지, 잘못된 투자 등 자본가의 잘못인 지 책임소재를 밝히는 문제도 현재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지금의 민주노총은 '노동자는 하나다'는 과거 8~90년대 전노협 정신을 복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 전 본부장은 "민주노총 합법화 이 전에는 사업장 간의 연대가 각별했다"면서 "그래서 민주노총이 불법단체였음에도 강력하게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종광 전북본부장은 "2003년 수 많은 열사가 있었을 당시에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강한 동지애가 있었다"면서 "당시에도 민주노조 운동이 위기라고 진단을 했는데, 이제는 이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훈 전 수석부본부장도 "산별이라는 합법적인 틀에 오히려 노동자들은 더욱 개별화되었다. 이는 정권과 자본이 원하는 것이고 그렇게 흐르고 있다"면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전노협 정신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방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양희철 전북평등지부장은 "비정규직은 처우와 해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면서 "비정규직은 스스로 인격을 상실하고 있는 상황까지 가고 있다. 지역에서도 비정규직 투쟁에 더욱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전교조 전 위원장은 "안기부법과 노동법 개악을 통과시키려던 96년과 테러방지법, 노동 개악안을 관철하려는 지금은 너무나 닮아있다"면서 "사업장 별로 투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노동 개악에 맞서 전면적인 연대 투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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