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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한일노동자, "위안부 재협상, 역사왜곡 중단, 노동자 차별 철폐" 한 목소리

전북과 오사카, 고베지역 노동자들 '한일 노동자 공동선언 발표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6.01 16:12

전북지역 노동자들과 일본 오사카고베지역 노동자들이 노동자 차별 철폐, 위안부 문제 재협상, 사드 배치 반대 및 평화헌법 개정 반대, 핵에너지 개발 반대 등 동아시아 현안 문제에 대해 공동의 목소리를 발표했다. 


1일 오전 민주노총 전북본부 중회의실에서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일한민주노동자연대 소속 20명의 일본 노동자들이 '한일노동자 연대 20주년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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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공동선언문에 한국의 사드 배치,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한일 위안부 합의, 한일 정부의 역사 왜곡,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등 동아시아 현안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한일 노동자들의 연대와 노력을 강조했다.


지난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들은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는 양국 노동자·민중들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 있으며, 특히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의 민중들, 그 중에서도 여성들에게 더 큰 상흔을 남겼다"면서 "한일 정부는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 당사자의 동의 없이 위안부 문제를 합의했다. 우리는 이 협정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제로 한 재협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일 정부의 역사왜곡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계속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역사왜곡, 한국 정부의 친일 독재 미화와 교과서 국정화의 과정은 과거 제국주의 침략과 독재를 정당화시키는 책동"이라면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원칙 속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고 평화적인 우호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한국의 사드 배치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전쟁 수행이 가능한 국가로의 전환에 대해 "동북아 전쟁 위기를 고양시키고 있다"면서 "양국의 노동자들은 미군기지 문제 해결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 폐기에 대해서도 양국의 노동자가 입장을 같이 한다고 밝히면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핵에너지가 근본적으로 안전하지 않음을 명백히 보여줬다"면서 "핵에너지는 핵무장의 가능성으로 귀결되고, 평화적인 핵은 존재하지 않는다. 핵에너지 정책과 핵무장 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일 노동자들이 20년 이상 교류하면서 한 번도 빠지지 않았던 주제가 바로 전쟁"이라면서 "한일 노동자들은 전쟁이 안겨준 것은 오직 공포와 상처뿐이었다는 인식 아래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연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문은 "한일노동자 평등과 평화를 선언한다"는 제목으로 ▲노동기본권 강화 및 노동자 차별 철폐 ▲동북아시아 내의 군사적 대결 저지 및 평화 정착 ▲핵무기 폐기와 원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 전환 노력 ▲한일 종군위안부 합의 무효 및 일본 정부의 진정어린 사과 ▲한일 정부의 역사왜곡 등 우경화 시도 중단 등의 다섯 가지 주제의 내용을 담았다.


이날 공동선언에 참여한 카키누마 요우수케 일한노동자교류 20주년 방한단 단장은 “특히 반전과 평화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양국 정부는 전쟁을 향해 매진하고 있다. 한일 노동자들의 단결로 막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한일 노동자들이 더욱 단단하게 연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역 노동자들과 오사카.고베지역 노동자들의 교류는 26년간 지속되고 있다. 교류는 1989년 전북 익산의 수출자유구역에 위치한 ‘아세아스와니’라는 일본계 스키장갑 제조 공장에서 130여 명의 노동자들을 팩스 한 장으로 해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해 12월, 20대의 여성노동자 5명이 일본으로 건너가 원정 투쟁을 벌였고, 당시 오사카·고베지역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연대했다.


그 인연으로 시작된 교류는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1996년 창립하면서 정례화됐다. 현재는 일본에서 두 차례, 한국에서 한 차례 노동자들을 보내면서 서로의 문제의식을 나누고 공감하는 자리가 매년 빠짐없이 기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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