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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금요일부터 전주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는 작은 촛불들이 저녁이 되면 모였다. 다가오는 12월 8일이면 파업 1년을 맞이하는 전북고속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이들의 촛불이다.

 

▲매일 저녁 6시에 촛불이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모여든다. 저녁 6시 30분에는 한 시민이 퇴근길에 이렇게 촛불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는 겨울이 다시 왔다. 1년 전 겨울, 차가운 아스팔트를 뜨겁게 달궜던 전주지역 버스노동자들이 부당한 임금체계와 어용노조를 바로잡고, 버스비리 등을 폭로하며 파업을 시작했을 때, 봄이면 다시 정든 일터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봄이 지나고, 뜨거운 여름을 도청 앞 광장에서 노숙을 하며 보냈지만 전북고속 버스노동자들이 머물 수 있었던 곳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이었다.

 

▲정홍근 전북고속 노동자. 애절한 목소리로 시민들에게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는 사측과 어용노조에서 벗어나려 했던 버스노동자에게는 가혹한 형벌과도 같았다. 이 나라에서는 정당한 권리와 잘못된 것에 대해 대항하는 것은 곧 차가운 거리로 내몰리는 것과 같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만큼 이들의 투쟁은 정당했다. 국정감사를 통해 문제로 제기되었던 보조금 문제, 수십년 일했던 노동자가 1년 가까이 거리에서 농성을 하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장과 사측, 침묵하는 전북도청. 정당한 투쟁이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전북고속 사측과 전북도청은 손을 놓고 있다. 그리고 점점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줄어가고 있다.

 

▲공공운수노동 택시노동자들도 빠지지 않고 이렇게 촛불에 동참한다.

 

그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작은 촛불을 들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동안 꾸준히 연대해왔던 이들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촛불은 모여야 꺼지지 않는다. 촛불은 모여야 소리가 난다. 전북고속 파업 1년이 다가오는 겨울, 첫눈 오기 전에는 전북고속 파업 해결을 꿈꾸는 이들의 작은 바람에 우리 이제 대답을 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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