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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목숨을 건 50미터 위의 복직투쟁

임재은( 1) 2003.11.09 17:33 추천:1

한진중공업의 김주익 열사 자결과 잇따른 노동자들의 분신과 투신의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속에서 다시 두 명의 노동자가 50m 위 목숨을 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군산 기아특수강의 장기해고자 이재현씨와 조성옥씨는 지난 6일, ‘해고자 복직, 회사 매각에 따른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며 회사 내 압연부 앞 50미터 높이의 굴뚝 위로 올라간 지 벌써 6일째다.

노동조합 활동 중 임금인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불법유인물 배포’로 해고된 이재현씨, 사측의 노동조합 매수에 항의하는 선전물을 배포해 ‘불법유인물 배포’로 해고된 조성옥씨의 해고자 생활은 각각 13년, 10년에 이른다.

오랜 시간 동안 해고자 생활을 해온 이들은 회사 매각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10년이 넘는 해고자 생활을 끝장내고, 기아특수강 매각시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보장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며 50미터 굴뚝 위 고공농성을 선택했다.

이에 지난 7일, 민주노총 군산시지부를 비롯한 10여개 단체가 모여 <노동탄압 분쇄 및 기아특수강 해고자 복직을 위한 전북지역 대책위>(위원장 문정현, 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8일, 기아특수강과 세아제강(매입사)을 비롯한 관계기관이 해고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속히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특수강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의 김정열씨는 “두 명의 노동자가 비가 오고 강풍이 부는 악조건에서도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어 불상사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대책위가 문제해결을 위해 기아특수강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회사가 이미 매각됐으므로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만 확인했고, 다시 세아제강 측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전북대책위는 이후 12일 회사 앞에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2차 집회를 갖는 한편 시청, 경찰서, 노동부 항의방문 등을 통해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도록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촉구해나갈 예정이다.

기아특수강은 지난 98년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중인 회사로 지난 2002년 애원에스티컨소시엄에 1차 매각이 추진됐으나 매각 본계약 협상이 무산됐고, 이후 세아컨소시엄에 2차 매각이 추진돼 지난 10일 관계인 집회를 끝으로 매각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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