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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기아특수강 해고노동자 2명은 지금 목숨을 건 고공 농성을하고 있다.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중 조성옥이라는 해고노동자는 십년전인 지난 94년 5월 3일에도 그 굴뚝위로 올라갔었다.

기자는 그때 그 사건을 취재한 기억이 새롭다. 그가, 십년이 지난 지금, 다시 그 굴뚝위에 올라간 것이다. 그는 십년전 그 날, 10시간에 걸친 고공농성을 하다가 회사측이 복직각서를 써주기에 내려왔지만, 사측은 이행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그는 십년동안 해고노동자 신분이다. 그와 함께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 역시 13년 경력의 해고노동자, 이재현 씨다.

11일은 비와 우박까지 내리고 기온마저 크게 떨어졌다. 이 추위속에 그들은 바람막이조차 없는 50미터 상공에서 굴뚝을 의지삼아 목숨을 건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공중에 있을 때 법정관리중인 기아특수강은 회사정리 계획안에따라, 채권단 관계인 집회에서 인가돼, 세아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복직할 회사마저 없어진 셈이다.

그들은 고공 농성을 시작하면서, 회사 매각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10년이 넘는 해고자 생활을 끝장 내고, 기아특수강 매각때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 보장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고공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었다.

기아특수강은 지난 98년 지난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중에 있다가지난해 애원에스티컨소시엄에 1차 매각이 추진됐으나, 매각 본계약 협상이 무산됐고, 이후에 세아컨소시엄에 2차 매각이 추진돼 지난 10일 관계인집회를 끝으로 매각 처리됐다.

하루도 아닌, 1년도 아닌 십년의 세월을 해고노동자 신분으로 끈질기게 복직투쟁을 벌여 오다가 이제는 최후 수단으로, 겨울의 시작과 함께 바닷바람이 매섭기만 한 곳에서 그것도 50미터 고공, 굴뚝위에서 끝을 알 수 없는 농성에 그들은 들어갔다.

기아특수강이 자리한 공단 그곳은, 더구나 군산앞바다를 매립해공장 터를 만든 곳으로 바닷바람이 매섭기만 한 곳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조성옥 그는, 사측의 노동조합 매수에 항의하는 선전물을 배포해 '불법 유인물 배포'로 이재현씨는 노동조합 활동중에 임금인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불법유인물 배포’로 각각 해고됐었다.

그리고 십년이 지나 그들은 자신들을 해고한 회사는 매각돼서 넘어간 그 공장 터에 우두커니 남아 있는 굴뚝위에 올라가 살을 에는 찬바람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벌써 일주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CBS전북방송 '생방송 사람과 사람' 제작진은 11일오후3시쯤, 겨우 그와 통화했다. 이틀후인 13일 오후 5시 쯤에 생방송에 참여해달라고,,, 그러면서 휴대폰 밧데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몇번 부탁했다. 그의 건강보다 휴대폰 밧데리가 생방송중에 바닥이 나서 방송이 끊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이다.

충전할 수 있겠지요?라고 되물으면서 말이다. 전화를 끊으면서 미안한 마음을 숨길 수 가 없었다. 그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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