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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절망의 거리에 분노의 불을 던지다

편집팀( 1) 2003.11.08 14:44 추천:2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 이후 2년반만에, 그리고 참여정부 9개월만에 노동자들은 다시 화염병과 쇠파이프로 무장했다. 이들의 손에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쥐어준것은 노동자들이 죽어가는데도 사용자 대항권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에 있는 것은 아닌지 정부는 되돌아 봐야한다[photo-참세상]

9일 서울, 경찰의 유혈폭력 진압(영상출처: 민주노총)



[2신 종합]민주노총 노무현 정부에 대정부 투쟁 선포

노무현 정권 9개월만에 노동자들이 파이프와 화염병을 들고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 선봉대 약 1000여명을 앞세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9일 오후 5시 30분경 노동자대회가 끝난 후 롯데 백화점 앞 사거리에 진출, 종로 1가를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진입을 시도해 6시 30분경 교보문고 앞에서 노동자들을 저지하는 경찰들과 격렬하게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교보문고 앞에서 투입된 서울 시경 1기동대가 전면에 나서면서 화염병과 파이프로 무장한 노동자들이 밀리면서 종로 1가까지 밀려났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방패와 진압봉에 부상을 입었다. 이과정에서 한 노동자는 경찰에 둘러쌓인채 방패에 맞아 얼굴에 피를 흘린채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됬으며 이를 말리는 시민들마저 경찰에 구타당하고 연행 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의 진압을 지켜본 시민들은 이미 경찰방패에 맞아 쓰러진 한 노동자를 기동대원들이 둘러싸 집단구타하는 장면을 보며 오히려 경찰과 몸싸움끝에 구해내는등 경찰의 과잉진압에 강력히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시위대와 기동대간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공방이 계속되면서 종로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으며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엎히거나 여러사람에 실려나가는등 부상자가 속출했고 연행자도 약 100여명에 이른것으로 알려졌다.

저녁 7시 10분경 시위대는 종각 사거리까지 밀린 종로방향과, 롯대 백화점 방향, 안국동 방향등 세곳으로 나뉘어 경찰들과 대치하며 산발적인 투석전을 진행했지만 더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노동자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분노한 노동자들은 영풍문고 부근 지하철 역사앞에서 1기동대와 격렬한 파이프 공방을 벌였으며, 롯데 백화점 방향으로 대치하고 있던 시위대들은 돌과 화염병으로 맞섰다. 노동자 대회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8시경 명동성당으로 이동해 정리집회를 가졌다.

노무현 정부 9개월만에 화염병등장, 참여정부 개혁 파탄 선고

이날 민주노총이 화염병과 파이프를 들고 거리에 나선것은 계속되는 노동자들의 자결과 분신이 이어지는데도 정부의 대응방안은 전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노 대통령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분신의 의미를 훼손하고 나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29일 집회와 11월6일 4시간 파업집회, 그리고 10월31일 사망한 고 이용석 본부장의 추모집회에 대한 경찰의 과잉 폭력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의 의미로 볼수 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는 지난 2001년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 정리해고 저지 투쟁이후 약 2년 반만에 등장했다.


특히 화염병과 쇠파이프는 지난 2001년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 정리해고 저지 투쟁이후 약 2년 반만에 등장한 것으로, 당시에도 김대중 정부의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더이상 물러설곳이 없는 노동자들이 김대중 정권과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며 화염병을 사용했던 것을 비추어 봤을때, 민주노총이 더 이상 노무현 정권을 개혁 정권으로 보지 않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오는 12일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이 다시 전면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참세상뉴스 김용욱 기자]

[1신]시청앞 10만 노동자모여
단위원장 "노정부의 9개월은 실망과 분노의 9개월"
"이제는 검은 머리띠말고 노동해방의 붉은 머리띠를 다시 맵시다"


10만여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에 모였다. 9일 노동자 대회가 열린 서울시청앞 광장은 을지로 방향 도로까지 노동자들로 가득 메워졌을 정도로 현 정세를 반영하고 있었다. 이날 노동자 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손배가압류·비정규차별'에 대한 정부대책을 촉구하고 하반기 투쟁을 선포하고 노무현 정권의 노동탄압 정책을 강력히 규탄했다.

▲9일 열린 노동자대회 10만여 노동자들이 서울시청에 모였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 개혁정부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바 있지만 불과 1년도 안되어 그 본질이 드러났다"며 "참여 개혁정부는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사기극 이었다. 경제특구법,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노동법개악, 그것도 부족해 사용자 대항권 운운하며 노동법을 더욱더 개악하려 하고 있다"고 강력히 노정권을 규탄했다.

단위원장은 또 "노정부의 9개월은 실망과 분노의 9개월이었다"며 "더 이상 노동자 민중의 참여 정부가 아니라 돈을 가진 자본가들과 수구보수의 참여정부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10만명을 조직했듯이, 6일 파업을 성사시켰듯이 12일은 더 크고 위력적인 전국방방곡곡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총파업을 조직하자"며 "조합원들의 터져 나오는 분노를 조직한다면 강력한 총파업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 정현백 파병반대 국민행동 공동대표와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각각 연대 발언을 통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했다. 특히 노동자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이어졌다.

첫 번째 발언에 나온 쌍용자동차 이창근씨는 "우리들의 분노를 있는 그대로 정권과 자본에 보여야합니다. 저는 지도부들이 새로운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역 거점투쟁이 아니라 사람이 죽어 가는 현장으로 파업대오를 이끌어야 한다고 봅니다. 현장을 눈물과 땀으로 조직해야 하며 이 자리가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는 자리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언에 나선 세원테크 유철우 조합원은 "노조 한지 2년밖에 안됐습니다. 민주노조 하면 인간답게 살고 강제 특근안해도 된다고 해서 가입했더니 제가 좋아하는 형은 갈고리 맞아 구사대에 죽고, 지회장님은 그거 해결해 보겠다고 분신을 하셨습니다. 제 눈으로는 민주노조가 정말 사람답게 살기 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지회장님께서 면회 갔을때 힘내라고 더 투쟁해야 된다고 그랬습니다. 우리 민주노조투쟁 해야겠습니다. 우리 열사를 헛되게 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전면 총파업에 나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발 전면 총파업을 합시다. 제발 간곡히 부탁합니다. 투쟁합시다"라며 전면 총파업을 호소했다.


이제는 검은 머리띠말고 노동해방의 붉은 머리띠를 다시 맵시다.

부산역 광장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부산 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의 추도사는 다시 시청 앞 광장에 노동자들의 마음을 타고 울려 퍼졌다. 투도사가 이어지자 맨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던 한진중공업 지회에서 상복을 입고 나온 노동자들이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다.

"박창수와 11년, 김주익과 19년, 곽재규와 15년. 군사독재에 치를 떨며 숨죽여 오르내리던 용두산 공원이 있고, 민주노조 세워보자고 새우깡 안주를 놓고 밤을 새우던 다대포 바다가 있습니다. 밤새 등사기로 밀어낸 유인물을 테이프로 감은 채 정문을 통과해야 했던 안전화가 있고 화이바가 있습니다.

번갈아 가며 면회를 오고가던 감방이 있고, 한진노조 때문에 세배로 늘려야 했던 영도경찰서가 있습니다. 시장 아주머니들이 싸다준 김밥을 최루가스에 비벼먹던 6월 항쟁의 거리가 있고, 멸공의 횃불아래를 부르며 침묵의 공장을 해방의 광장으로 만들어가던 대투쟁이 있습니다." 한진 열사들과 민주화 투쟁을 해오던 지난 세월을 회상하던 목소리는 더이상 분신하는 시대가 아니라던 노무현 정권 규탄으로 이어졌다.

"비자금을 쌓아놓기 위해 빌라 한 채가 통째로 금고가 되는 시대에, 한푼 두푼 모았던 돼지저금통이 아직도 감개무량하십니까? 자본가에게서 나온 검은 돈으로 정권을 사는 대통령이 노동자 편이기를 바라셨습니까? 조중동의 입이 곧 정권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체제에서 민주주의를 갈망하셨습니까?"

추도사는 곧이어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총파업 투쟁에 대한 호소로 이어졌다.

"효리에게 알몸을 보여달라는 스포츠신문들을 돈 내고 사보면서 세상이 바뀌길 바라셨습니까?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도 라이온스를 응원하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울산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줄줄이 개죽음을 당해도 현대 호랑이 축구단이 이기는 날 축배를 드는 노동자가 있는 한 우리는 저들의 손바닥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하도 오래 싸워서 이제는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또다시 맨몸으로 이 시린 겨울을 맞설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 작은 노조라서 신문에 한 줄 안나고, 집회 한번 뽄때나게 안되던 수많은 투쟁사업장 동지들.

돈 없고 권력 없는 노동자들이 몸뚱이로 써내려 왔던 피눈물의 역사. 목숨으로 노동해방 횃불을 밝혀왔던 노동자들의 처절한 역사. 그 역사의 승리를 위해 이제는 검은 머리띠말고 노동해방의 붉은 머리띠를 다시 맵시다. 숨쉬는 것조차 죄스럽고, 지금은 죽을 만큼 힘들어도 기필코 살아서 단결 투쟁 노동해방으로 총진군합시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추도사가 끝나고 결의문을 낭독한 후 노동자 대회 공식행사는 모두 마무리되었다. 이날 노동자 대회는 단병호 위원장이 발언을 통해 참여정부에 대한 민주노총의 향후 입장을 드러내 주는 대회였다.

참가자들은 5시 30분부터 지도부를 선두로 광화문 촛불행사를 위해 광화문으로 행진을 시작했지만 광화문으로 가는 길은 경찰버스의 뒤꽁무니가 막고 있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었다.

지도부가 시청 청사 옆 도로에서 경찰에 막혀있는 동안 무대 맨앞에 있던 학생들과 금속연맹, 공공연맹 소속 조합원들은 롯데 백화점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지난 6일처럼 더는 해산 당할 수 없다며 선봉대를 만들고 파이프와 화염병을 들었다.

기사출처: 참세상 뉴스( http://news.jinbo.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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