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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학부모로써 자녀들의 인권과 공교육 실현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준비되고 있는 "(가칭)공교육과 학생들의 인권을 생각하는 노동자학부모들의 모임" (이하 노동자학부모회)이 바로 그것.


^nEIS의 학생, 교사, 학부모의 정보인권 침해라는 전사회적인 논란을 계기로 본격적인 결성에 나서게 된 노동자학부모회는 "공교육 강화와 참교육 실현, 정보의 주체가 객체로 전락된 상태에서의 학생인권 수호, 정규교육과정에 노동에 대한 신성함을 배울 수 있는 내용을 교과과정에 넣어 보다 강화된 노동교육으로 노동의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올 7월 중 정식창립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준비위원장을 맞고 있는 오형수 씨(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 전북본부장)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동자학부모회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세요.

노동자학부모회를 만든 동기는 아시다시피 교육개방으로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고, 네이스 문제로 인권침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노동자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인권에 대한 관심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자들이 교육에 관심을 갖고 학부모회 같은 모임을 만든 것은 처음이죠?

그렇지요. 노동자들의 개별적인 학교운영위원 참여는 있었지만 노동자 학부모회와 같은 모임을 만드는 것은 처음입니다.

학교와 학부모, 학생과 학교의 관계가 너무 수직적이잖아요.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싸움 이것이 곧 인권을 지켜나가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적으로는 수평적인 교육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주안점을 두고 문제를 접근해가려고 합니다.

모임 구성은 어떻게 하고, 구체적인 준비일정은 어떻게 되죠?

6월 초 민주노총 전북본부 운영위원회에서 노동자학부모회를 만들자는 결의가 있은 후에 현재는 사이버 상( http://nodongfm.icomn.net )에서 홈페이지 중심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고, 회원은 일차적으로 학교 운영위원인 노동자를 중심으로, 그리고 학교 운영위원이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을 순차적으로 모집해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공부는 못하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세자녀를 두고 있는 오형수 씨


물론 준비위원장님도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있겠네요.

네, 저도 자녀가 셋인데, 셋 중의 둘은 초등학생입니다. 그런데 일단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요.

제가 학교 운영위원이기도 합니다. 지난번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네이스 문제에 대해 제가 제안하기도 했었는데 네이스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효율성이나 합리성, 그리고 정보화라는 말을 아주 좋은 의미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엄청난 인권침해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우리가 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향후 일정 속에서 공개적인 토론회 등을 통해 스스로 인권문제를 인식하고 인권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가려고 합니다.


자녀분들을 보면서 NEIS 말고도 교육문제를 많이 고민하시게 될 것 같은데...

우리 아들은 뒤에서 2-3등 하거든요(웃음). 교육이 서열을 매기는 교육, 교육개방을 통한 신자유주의 물결들이 수치로 나타나는 교육 결과만 중요하게 여기는데 우리 교육이 질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가치 중심의 교육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딸이 자기 반에서 반장이 하고 싶었나봐요. 그런데 어떤 이야기를 하냐면 친구들에게 뭘 사줘야 한다 그래야 자기를 잘 소개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학교 구조 자체가 사회의 축소판처럼 느껴졌고, 이것이 공교육 자체가 많이 상실됐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고 이런 예들이 재밌기도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생각도 들어요.

또 제가 학교 다닐 때와는 다르게 학교교육 자체가 사교육이 지나치게 비중이 커져서, 요즘은 학교에서 가르칠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 학원에서 배우니까. 그래서 학교교육이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노동자 학부모회에서는 교육 내용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노동사회교육 교과과정이 들어가야 한다'고 얘기하신다구요?

알다시피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무조건 방송매체에서는 불법이고 국가경제를 말아먹는 이런 것들이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것은 근본적으로 출발자체가 노동의 존엄성에 대한 개념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노동의 가치, 소중함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정식 교과과정에 노동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이 포함돼야 합니다. 체계적으로 교육이 될 필요가 있고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되고 가치있는 사회로 바뀌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사회보험노조 본부장이라는 직책만으로도 많이 바쁠텐데, 또 하나의 모임을 운영하는게 많이 힘들지 않을까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뜻을 모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것은 없어요.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죠. 특히 지금 전교조에서 네이스나 교육개방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를 하고 함께 할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노동조합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을 하고 홈페이지를 이용해 사이버 상의 회원들을 모집해서 활동을 해나간다면 충분히 활동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자녀를 둔 학부모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학부모들이나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정치나 통일 문제는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정말 중요한 교육의 문제는 관심이 덜 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교육의 문제도 큰 사회적인 문제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것은 우리 미래의 문제고 우리 자녀들의 문제라고 봐요.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문제는 노동자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더욱 절실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자녀들의 학교성적도 중요하시만,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 행정들이 우리 자녀의 장래에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깊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겠습니다. 또 그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저희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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