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전북지역 최장의 장기투쟁사업장 개정병원노동조합의 천막을 찾았다. 햇수로는 5년째, 날짜로는 천막농성 1102일째, 정상화투쟁 1394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개정병원 이상용 이사장의 일방적인 휴업과 조합원의 부당징계 해고, 임금체불. 지난 해 말에야 이 건에 관한 항소심에서 이사장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오는 23일 확정판결이 되면 개정병원 노동자들이 그동안 외쳐왔던 '악질사업주 이상용 이사장 법정구속'이라는 외침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게 된다.
그러나 병원 재단이 다른 재단으로 넘겨지면서 37개월간 체불된 임금은 받을 길이 없게 됐고, 병원정상화는 새 재단의 노인복지병원 설립계획으로 일단락 됐으며,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도 새재단과 계속되는 협상을 치러야 한다.
5년을 부대끼며 살아온 대가족 공동체의 삶터 - 천막농성장
군산 시청 옆 공터에 자리잡은 천막농성장. 연초 폭설에도 튼튼히 버텨온 이 천막은 개정병원 노동자들이 오랜 농성으로 쌓인 기술로 만든 결과물이었다.
긴 시간을 투쟁하는 동안 생겼던 에피소드는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웃으며 말한다.
"5년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이제는 서로 모르는게 없을 정도예요. 좋은 것도 많이 보고 나쁜 점도 발견하게 되고... 함께 공동체 생활하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는 것도 과제이지요."
개정병원의 조합원은 약 30여명이지만 함께 모이면 대가족을 이룬다. 여성 조합원이 많은데다 투쟁을 시작하던 당시 뱃속에 있던 아이들이 이제 네다섯살이 되어 함께 천막에 나온다. 거기에 늦은 밤 돌아가며 천막을 지키는 날에는 남편이 함께 와서 숙박을 한다.
"요즘엔 천막 입구 안쪽에 여닫이 고리를 달을까 생각중입니다. 부부가 함께 천막에 있는데 누구라도 들어올라치면 화들짝 놀라게 되거든요."
힘겨운 싸움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개정병원 노동자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투쟁의 끝자락, 생활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한숨을 쉰다.
"새해에는 병원정상화 투쟁이 꼭 승리의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고, 남편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기게 됐지만 생활비 문제, 개정병원 투쟁 문제 등으로 떨어져서 생활하고 있는 한 여성조합원의 새해 소망이다.
개정병원에서 30년을 일하다 투쟁에 나섰던 한 나이든 조합원은 '개정병원' 이야기만 나와도 금새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식이 대학을 졸업하고 제자리를 찾아나간 것이 고맙기 그지 없다고 말한다.
도로의 얼음이 녹으면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며칠간 멈췄던 전주법원 앞 1인시위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올해도 변함없이 다른 노동자, 지역민들의 투쟁에도 항상 함께 할 거라고 당차게 말한다.
대들 줄 모르고 순하기만 했던 이들이 오랜 투쟁으로 투사로 단련된 5년이라는 기간. 다시 한번 투쟁을 결의하는 새해에 밝은 결실을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개정병원 이상용 이사장의 일방적인 휴업과 조합원의 부당징계 해고, 임금체불. 지난 해 말에야 이 건에 관한 항소심에서 이사장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오는 23일 확정판결이 되면 개정병원 노동자들이 그동안 외쳐왔던 '악질사업주 이상용 이사장 법정구속'이라는 외침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게 된다.
그러나 병원 재단이 다른 재단으로 넘겨지면서 37개월간 체불된 임금은 받을 길이 없게 됐고, 병원정상화는 새 재단의 노인복지병원 설립계획으로 일단락 됐으며, 개정병원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도 새재단과 계속되는 협상을 치러야 한다.
5년을 부대끼며 살아온 대가족 공동체의 삶터 - 천막농성장
1. 군산시청 옆에 자리잡은 농성천막 2. 조합원과 아이들이 함께 천막을 지킨다 3. 추위에도 끄덕없게 튼튼히 만든 천막 4. 천막앞에 세워놓은 눈사람 |
긴 시간을 투쟁하는 동안 생겼던 에피소드는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웃으며 말한다.
"5년을 부대끼며 살다보니 이제는 서로 모르는게 없을 정도예요. 좋은 것도 많이 보고 나쁜 점도 발견하게 되고... 함께 공동체 생활하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는 것도 과제이지요."
개정병원의 조합원은 약 30여명이지만 함께 모이면 대가족을 이룬다. 여성 조합원이 많은데다 투쟁을 시작하던 당시 뱃속에 있던 아이들이 이제 네다섯살이 되어 함께 천막에 나온다. 거기에 늦은 밤 돌아가며 천막을 지키는 날에는 남편이 함께 와서 숙박을 한다.
"요즘엔 천막 입구 안쪽에 여닫이 고리를 달을까 생각중입니다. 부부가 함께 천막에 있는데 누구라도 들어올라치면 화들짝 놀라게 되거든요."
힘겨운 싸움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개정병원 노동자들. 그러나 보이지 않는 투쟁의 끝자락, 생활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한숨을 쉰다.
"새해에는 병원정상화 투쟁이 꼭 승리의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고, 남편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어요"
남편이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기게 됐지만 생활비 문제, 개정병원 투쟁 문제 등으로 떨어져서 생활하고 있는 한 여성조합원의 새해 소망이다.
개정병원에서 30년을 일하다 투쟁에 나섰던 한 나이든 조합원은 '개정병원' 이야기만 나와도 금새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자식이 대학을 졸업하고 제자리를 찾아나간 것이 고맙기 그지 없다고 말한다.
▲개정병원의 투쟁은 햇수도 비슷한 군산미군기지 앞 수요집회와 함께다. |
대들 줄 모르고 순하기만 했던 이들이 오랜 투쟁으로 투사로 단련된 5년이라는 기간. 다시 한번 투쟁을 결의하는 새해에 밝은 결실을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개정병원노동조합 김은혜 지부장 인터뷰 투쟁을 시작하고 다섯번째 새해를 천막에서 맞았는데 소감은? 올해는 평소보다 마음이 더 무거운 출발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연대 집회다 뭐다 해서 여기저기 정신없이 다녔는데 올해는 고용안정이라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게 되니까 마음을 무겁게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올해만큼은 좋은 결과가 왔으면 좋겠어요. 오랜 투쟁으로 조합원들이 많이 힘들어 하지는 않나요? 재정의 문제가 크긴 한데...(웃음) 주위의 도움으로 살고 있고... 마음아픈 구석이 많은데 서로 위안 삼으며 한가지 승리한다는 일념하에 참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천막이 오랫동안 세워져 있었는데 자리를 옮겨야 한다거나 문제는 없습니까? 지난 해 4월에도 자리를 옮겨달라고 해서 한번 이사를 했었고, 이제 봄이 되니까 이 자리에 공사를 할 지 그것도 걱정입니다. 공사를 한다면 천막 문제를 또 얘기해봐야지요. 비워달라고 하더라도 있을 수 있는 장소를 계속 확보해서 천막농성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오는 23일 이상용 이사장에 대한 재판이 있는데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재판이 긴 시간 오긴 했지만 처음 시작부터 큰 기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이상용 씨는 빠져나갈 법망을 요리조리 만들어 놓고 있거든요. 하지만 악질 사업주이기 때문에 끝까지 법정구속하는 걸 목표로 싸울 예정입니다. 조합원들의 가장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그동안 악질 사업주가 행한 처사이고, 이런 부당함을 해결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예요. 개정병원 노동자들은 항상 다른 투쟁에도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2003년에는 어떤 투쟁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우리 투쟁의 목적은 계속 병원정상화, 고용안정, 이상용 구속이었고 올해도 주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싸움은 우리만의 투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과 연계되어 있는 투쟁이고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지 않으면 내일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내일을 위한 투자이지요. 올해도 열심히 내일을 위해 투자할 겁니다. 새해의 결의를 한마디 해주세요. 새 재단이 노인복지병원을 건설한다고 하니까 그동안 고생했던 우리 조합원들이 고용승계할 수 있도록 열심히 투쟁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 조합원들에게 4년동안 투쟁하면서 바라는게 있다면 주위의 현실과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조합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정에서도 엄마의 역할,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살았는데 집안도 신경쓰면서 올해도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