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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 열린우리당 패배자초

6.5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승리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우선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띤 지역이 많았다. 두 번째는 경쟁 상대인 열리우리당의 무전략 무정견, 무색무취한 이미지 때문이다.

4.15총선에서야 탄핵을 추진한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으로 분명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탄핵이 마무리되고 나서, 열린우리당은 어떤 색깔과 이미지를 가진 정당인지 분명치 않게 되었다. 그저,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한 다수당이라는 이미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에 적재적소 인물이 들어가도 시행착오를 겪기 쉬운 정부부처 장관직을 두고 당내 인사들이 염치없는 싸움을 하고 있었으니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는 자명하다.

관심을 갈 레야 갈 수 없는 지방선거

우리 전북지역을 놓고 보자면 열린우리당은 선전했다. 임실군수 선거에서 패배했지만, 열린우리당과 비슷한 정치적 이력을 가진 3수 도전에 나선 김진억 후보의 승리는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 따라서 전주와 익산의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 등 4곳에서 당선 된 것은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성공한 선거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지방선거를 몇 차례 치렀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아주 낮았다. 6월5일 선거는 지방선거도 아니고 지방보궐 선거이니 투표율은 뻔했다. 전통적인 농촌지역이고, 고령자가 많은 임실군수 선거를 제외하고 투표율을 20% 내외다. 참담한 투표율이다. 심지어 당선된 사람들이 진정으로 주민의 대표자인지 정당성 시비까지 일 지경이다.

이처럼 지방선거에 관심이 낮은 것은 지방선거 선출직의 역할에 대한 회의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사람들이 지방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유권자의 판단이 선거에 무관심하게 했다는 생각이다. 정치, 경제, 사회, 복지, 교통, 보건의료, 교육, 경찰행정, 병무행정, 납세 등등 모두가 중앙정부와 관료, 국회의원 그리고 대통령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지방민은 대통령 선거와 총선 등에서는 높은 투표율과 관심을 보이고, 미래지향적 투표행위를 보인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그렇지 않다. 농촌지역은 여전히 지연, 혈연, 학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도심은 선거자체에 무관심에 ‘누가 되든 관심 없다’ 거나 ‘누가 되든 똑 같다’라는 생각에 투표를 하지 않는다. 결국에는 후보자 및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부 시민 및 차선이라도 선택하고자 하는 시민,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들만 투표하고 만다.

지방분권 없이 제대로 된 지방선거 없다

지방선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분권이 절실하다. 지역에 맞는 자치행정과 경찰행정, 교육행정, 사회복지서비스가 이루어진다면 지방민의 선거에 대한 관심은 증폭될 것이다. 아울러, 지방의회가 폭넓은 조례 제정권 및 시민생활에 영향력을 미치는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면 지방의원은 ‘누가 되어도 그만’이 아니라 ‘꼭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로 바꿀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의 당선과 선거에서의 수고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은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모습에서 지방자치의 그늘을 보았을 것이다. 지방분권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출발점이다. 무관심한 유권자가 하루아침에 돌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단순한 수준도 아니기에 낙관할 순 없다. 그러나 무늬만인 지방자치를 실질적인 지방분권화 한다면, 지방선거는 지역사회와 유권자 자신을 위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될 것이다.

-최두현 : 지방분권운동전북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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