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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5총선이 끝났다. 민주노동당이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8석을 얻어 원내 제3당이 되었다. 언론들은 44년 만에 진보정당 원내진입의 결과를 놓고 호들갑이다. 원내진입 이후의 정치 전망을 저마다 제시하느라 분주하다.

요즘 민주노동당과 10명의 당선자들에게 당 안팎에서 요구가 봇물 쏟아지듯 하고 있다. 전북도당과 각 지구당 사무실에도 축하 격려전화와 더불어 민원성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원외정당과 원내정당의 차이를 실감케 하고 있다.


기쁨은 잠시, 선거평가와 부채청산 골머리

원내진입과 제3당 위상확보라는 감격이 가라앉으면서 새로운 중압감을 느낀다. 지역구 낙선의 슬픔보다는 득표율 15%를 넘기지 못하여 날린 선거비용이 아깝다. 원내정당진입이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 123곳에서 출마했던 지역구 후보들은 기쁨도 잠시, 선거평가와 부채청산에 골머리가 아프다. 다가오는 보궐선거를 어떻게 치러야할지 고민이다.

이런 와중에도 민주노동당의 위상은 변해있고 중앙당을 중심으로 당원과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준비는 더디지만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진보적인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원내진입이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대로 고민되고 준비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할 일은 많고 인력도 재정도 부족한 형편이다.


민주노동당에게 주어진 과제

민주노동당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선 당장 원내정당에 걸 맞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지도체계개편이후 미뤄 두었던 지도부 선출과 당선된 10명의 의원들에 대한 지도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체계정비에서 자칫 현장과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중앙 중심으로 의사 결정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정당들처럼 당의 활동이 원내활동 중심으로 흐를 개연성도 있다. 또 지도부선출과 정책보좌진 구성에서 정파간 주도권다툼이나 논공행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극복되어야 할 문제들이다.

둘째, 당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기 위해 노동자 중심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총선을 전후에서 당원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분명 기쁜 일이다. 하지만 간과해서 안될 지점은 사리사욕을 위해 입당을 하는 사람들을 가려내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입당시켰을 때 당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입당심사위원회 구성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사전에 옥석을 가려내어야 한다. 사후적으로 당기위원회등을 통해 조직내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셋째, 원내 소수를 극복하기 위해 원내보다는 원외에서 제단체간담회등을 통해 국민여론을 조성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여당을 압박해 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진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실천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더욱이 원내교두보 확보라는 목표를 실현하였지만 전체의석의 3%에 불과한 10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수적으로 절대적인 약세이다. 이 10석을 가지고는 의안발의를 통해 의제 제시 정도 밖에 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의정활동의 경험이 전무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생적 현실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면서 진보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적 조건에서 민주노동당은 모든 것을 원내에서 해결하려고 하며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말 것이다. 원내와 원외가 함께 논의하고 힘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 국민여론을 조성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기존 정당들을 압박해 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 사회단체와 정례적인 간담회를 가지고 의원들과 당직자간의 소통을 통해 당의 방침을 정하고 실천해 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넷째, 당의 각 지역조직들은 지역차원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지구당폐지에 따른 지역조직을 정비하고 당원확대와 조직강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제3당으로써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당의 이념적 지향과 정강에 동의할 수 있는 정책전문가들을 영입하여 정책위원회를 확대 개편하여야 한다. 도당은 중앙당의 결정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맞는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중앙에 제시하는 방향으로 정책활동을 해야 한다. 지방정부에 대한 개입력을 확대해 가야 한다. 또한 선거를 통해 형성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 세력들을 진성 당원 내지 후원회원으로 끌어 들여야 한다. 확대된 당원들을 교육과 홍보를 통해 의식을 제고하고 당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내야 한다. 또한 당원에 대한 기본교육과 소정의 소양교육을 이수한 자만이 당직과 공직 출마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진보정당의 성공, 노동자 농민 서민의 애정에 달려있다

이제 원내진입을 통해 제도정당으로 입문한 민주노동당은 한국정치사에서 5.16 쿠테타에 의해 좌절되었던 진보정당의 역사가 “21세기 한국에서 과연 진보정당은 성공할 수 있는 가?”라는 새로운 시험대위에 올려져 있다. 금번 4.15총선을 전후하여 다소 우려되는 지점도 없지 않지만 애정 어린 지적과 비판을 통해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비록 원내진입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극복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을 극복하고 자주 평등 평화세상을 펼쳐나가기 위한 민주노동당의 정치행태가 미숙하고 거칠고 부족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는 애정을 가지고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주기를 모든 노동자 농민 서민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 민주노동당 전북도지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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